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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못의 발명
영화와 드라마에 주연과 조연이 있듯이 각종 도구에도 주연과 조연이 있다. 대부분의 도구는 눈에 잘 띠는 역할을 하는 주연이다. 그러나 못은 눈에 잘 띠지도 않는 조연에 불과하면서 그 역할은 지대하다 할 수 있다. 하나의 못이 때로는 집 한 채 또는 큰 가구 하나를 견고하게 지켜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이지 청동기시대나 철기시대에 발명된 못은 한 마디로 도구 중에 가장 귀하신 몸이었고, 그 값이 엄청나게 비싸 헌집은 불에 태워 못을 수거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 못이 진화하여 나사못이 되었고, 나사못의 발명가들은 하나같이 세계적인 발명가로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쥐었으며, 최초의 못 못지않게 귀하신 몸의 예우를 받으며 산업에 혁명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나사못 발명에는 17세기 이후부터 수많은 발명가들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그러나 나사못 발명으로 세계적인 명사가 된 캐나다의 피터 로버트슨은 빼놓을 수 없는 인물로 나사못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때는 19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날카로운 나사못 드라이버에 찔러 고생을 한 로버트슨은 안전한 나사못 발명을 결심했고, 많은 고생 끝에 보다 안전하고, 보다 편리하고, 보다 성능이 뛰어난 사각 나사못을 발명하게 되었다. 이 사각 나사못은 사각의 홈이 있어 드라이버를 사용하기 좋게 하여 별로 힘을 들이지 않고도 보다 빨리 박을 수 있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나사못하면 또 한사람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 십자나사못 발명으로 세계적인 발명가 중의 발명가로 알려진 오리건 주 포틀랜드 출신의 헨리 필립스다. 필립스의 십자나사못 발명이야기는 우리나라에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또 필자가 수집한 세계 각국의 발명도서에도 어김없이 소개되어 있다.
이는 간단한 발명이지만 특허를 받았고, 기계공업 발전에 엄청나게 큰 기여를 했기 때문 인 것으로 생각된다. 따지고 보면 십자나사못은 일자(I)나사못에 일자(ㅡ)를 하나 더한 것이 전부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필립스는 십자나사못의 무서운 인기에 힘입어 1933년 필립스 스크루사(社)를 설립하였고, 1934년과 1936년 사이에 다섯 개의 미국 특허를 등록받았다.
필립스의 십자나사못은 아주 작은 시계에서 자동차와 탱크는 물론 전투기에까지 쓰였고, 그 결과 필립스가 세계 제일의 발명가로 명성을 떨친 것은 시간문제였다. 한편, 나사못은 대체적으로 연강제 및 황동제가 많으나 이 밖에도 형상에 따라 둥근 머리 ·접시머리 ·둥근 접시머리 등 스테인리스강제나 알루미늄제도 있다. 또한 특수나사못으로는 콘크리트의 사용부위에 작은 구멍을 뚫어 나사못의 집을 삽입하여 놓고, 거기에 나사못을 비틀어 박으면 집이 벌어져서 둘레의 벽을 밀어붙여 접합되는 스크루 앵커도 있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겸임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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