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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지어의 발명
19세기까지만 하더라도 브래지어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착용했던 여성용품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코르셋이 브래지어 역할을 했다. 브래지어라는 단어를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한 매체는 1907년 미국의 보그(Vogue)지였다. 이 말은 원래 프랑스어의 ‘브르쉬르(brassiere)’에서 유래된 말로, 아기에게 젖을 물릴 때 가슴부위를 쉽게 여닫을 수 있게 만든 옷을 가리켰다.
그렇다면 19세기 이전의 여성들은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단 말인가? 아니다. 기원전 2,500년경 크레타 섬의 미노아 여성들도 드러낸 가슴을 치켜 올려 옷밖에 드러내는 브래지어를 하고 있었다. 한편 고대 남성 중심의 세계에서 그리스와 로마 여성들은 가슴에 천을 감아 가슴 크기를 작게 보이려 했다. 실제로 그리스에서 4,500년 전에 고안된 브래지어 즉, 코르셋은 남자들이 여성의 몸을 자신들이 좋아하는 형으로 보이게 할 목적으로 만든 것이었다.
광고에 최초로 팔시(유방패드)가 선보인 것은 19세기 파리였다. 이 팔시는 가슴을 크게 보이기 위해 고안된 패드로 고래수염을 넣어 편 코르셋 속에 넣게 되어 있었다. 그 후 프랑스 여성들은 그 모양과 크기에서 '레몬가슴' 이라 불렸던 최초의 고무 가슴 패드를 사용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 브래지어는 어떻게 생겨나게 됐을까. 현대적인 브래지어를 고안하여 처음 착용한 사람은 1910년대 초반 미국의 메리 야콥스였다.
어느 날 그녀는 새로 산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파티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설레었다. 그런데 막상 새 옷을 입고 보니 장미꽃 자수로 장식한 드레스 속으로 코르셋이 훤히 비쳤다. 궁리 끝에 손수건 두 장을 묶어 짧은 브래지어를 만들었다.
파티장소에 모인 사람들은 그녀가 만든 이 브래지어를 보고 저마다 자신들에게도 만들어달라고 조르거나, 팔 수 없느냐는 문의가 쇄도했다. 이에 그녀는 즉시 그 디자인을 미국 특허청에 출원했다. 1914년 11월 뒤가 없는 브래지어라는 명칭의 디자인으로 등록되었다. 그러나 장사 경험이 없던 그녀는 쉽게 돈을 벌지 못했고, 그 후 코네티컷주 브리지포트에 있는 워너 브러더스 코르셋 회사에 1,500달러에 디자인권 권리를 팔았다.
메어리 야콥스의 브래지어 디자인 고안은 이후에도 계속되었다. 1920년에는 신축성이 있는 천이, 1930년대에는 끈 없는 브래지어가 고안되었다.
사이즈별 브래지어를 고안한 사람은 아이더 로젠탈이다. 그녀는 메이딘폼을 창설했다. 1920년대 까지만 해도 가슴을 작게 하는 브래지어가 유행이었으나 아이더 로젠탈은 이 유행을 받아들이지 않고 반대로 가슴을 강조하는 브래지어를 고안했다.
자신의 디자인 경험을 살려 미국 여성들을 가슴 크기별로 분류하여 브래지어를 고안했다.
1921년에는 미국에서 코르셋식의 콤비네이션 브래지어가 고안되었고, 1932년부터 그 길이가 점차 짧아져서 1937년에 비로소 현재와 같은 브래지어가 고안되었다. 브래지어의 단축형인 ‘브라’라는 말은 이때 생겨났다.
한편, 1935년 워너는 브래지어의 사이즈를 A(작은 사이즈)에서 D(큰 사이즈)까지 구분해서 자신에게 맞는 브래지어를 선택할 수 있도록 고안하였는데, 이 브래지어는 제2차 세계대전과 함께 가슴을 꼭 맞도록 감싸기 위해 면, 고무제품, 실크, 철 등 신축성 있는 소재를 사용했다.
우리나라에 브래지어가 들어온 것은 1960년대였다. 그 전까지 우리나라 여성들에게는 제대로 된 브래지어가 없었다. 한복 저고리를 작게 만들어 속에 한 겹 더 입는 속적삼을 입거나 그도 아니면 옥양목이나 명주로 가슴을 둘둘 말아 가렸다. 일명 ‘가슴 가리개’였다.
그 이전 1950년부터 국내에서 브래지어가 소량으로 생산되기는 했으나 처음 메리 야콥스가 고안한 ‘손수건 두 장’처럼 단순했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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