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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사우드의 버섯을 찾아내는 장치 발명
컴퓨터로 소를 키우고, 한 겨울에도 딸기를 먹는 이 풍요와 과학의 시대에도 여전히 먹을 것을 찾아 산을 헤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의 움직임은 배고픔이나 빈곤 때문만은 아닌 듯하다. 오히려 풍요 속에서도 변치 않는 원시적인 입맛에 부응하기 위한 다소 사치스런 노력의 일환이다.
인공 수정이니, 인공 재배니 하며 생명에 대한 도전이 거듭되고 있는 이때에 자연산 식품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부쩍 늘고 있다. 자연 그대로의 생태 환경에서 생장한 식물이나 동물이 영양상으로나 미각적으로 인간에게 가장 유익하다는 인식에 의한 것이다.
이 자연 식품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송이버섯 등의 버섯류이다.
버섯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도 그 인기가 높아 채취 방법에 수많은 아이디어가 동원될 정도라 한다. 거기에다 요즈음엔 자연버섯을 찾아내는 첨단장치까지 등장하여 산을 누비며 한 몫 단단히 한다고 하니 정말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다.
산골의 아침은 빨리 시작되었다. 흰 린넨 커텐을 비집고 들어오는 아침 햇살은 맑은 공기만큼이나 새로 왔다.
멀리 개 짖는 소리가 들려오고, 수선스레 움직이는 기척이 얇은 마루바닥 틈새로 삐걱거리며 올라올 때가 되어서야 퍼사우드는 부시시 침대에서 빠져 나왔다.
“일찍 일어나셨군요? 아직 식사 준비가 안 되었을텐데..
짙은 수염을 기른 사람 좋게 생긴 집주인이 손을 흔들며 웃어 보였다. 그의 표정에는 이 낯선, 흰 얼굴의 도시 손님에 대한 호기심이 거짓없이 드러나 있었다.
오래간만에 느껴보는 여유. 맨체스터 대학의 과학기술 연구소에서 근무한 이래 처음 맞는 자유롭고 한가한 시간이었다. 퍼사우드는 짙푸른 냄새를 품어내는 나무들이나 집주인의 악의없는 웃음이 더없이 마음에 들어 기분이 날아갈듯 했다.
“좋군요. 정말 속이 시원합니다.”
“예에... 좋은 곳이지요. 공기 맑고.. 여기에서 나는 버섯 또한 일품이지요. 맛을 보셨나모르겠네요.”
“그럼요! 정말 좋더군요. 향긋하고 쫄깃거리는 것이 말로 표현 할 수가 없을 정도이던데요.”
퍼사우드의 맞장구에 신이 난듯 남자는 싱글거리며 더욱 목소리를 높여 떠들었다.
“하하하! 정말 멋진 손님이 오셨군요. 우리 고장의 버섯은 영국, 아닌 유럽에서 최고랍니다. 향긋하기로 소문이 났어요. 참, 말이 나온 김에 버섯따는 데 같이 가시겠어요?”
“오늘 버섯을 따시나요?”
“네, 우리 동네 사람들은 전부 갈 예정이죠. 저 앞산인데, 지금 한참 버섯이 많을 거여요.”
“사람들이 돌아다니면서 찾나요? 그걸 일일이 눈으로 훑어면서요?”
“웬걸요. 돼지나 개를 데리고 가지요. 이 녀석이 우리 동네에선 제일 가는 버섯 찾기 도사지요.”
남자가 돼지의 머리를 툭툭 치며 웃었다.
‘돼지가 버섯을 찾는다니!’
남자의 설명에 퍼사우드는 눈을 둥그렇게 떴다.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이 돼지가 버섯을 찾아요?”
퍼사우드는 핑크빛이 도는 커다란 돼지를 가리키며 되물었다.
“그럼요. 잘 찾아요. 이웃집 챨리는 커다란 셰퍼드를 끌고 다니지만 이녀석만 못하지요. 냄새맡는 데는 이녀석을 따라올 수 없어요!”
남자의 약간 오만한 말끝에서 퍼사우드는 다시 한번 충격을 입었다.
‘냄새...’
냄새와 인공 후각기관이야말로 그가 젊을을 바치며 연구하는 분야였던 것이다.
‘버섯이 내는 독특한 냄새를 통해서 버섯을 찾아낸다고?’
순간 퍼사우드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곤 빙그레 웃었다.
‘바로 그거야! 내가 연구하는 인공후각 장치를 이용하면 버섯 찾는 기계를 만들 수 있을거야!’
그는 돼지나 개의 예민한 후각을 이용하는 데에 착안하여 순간적으로 버섯 탐지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찾아낸 것이다. 재미있고 참신한 착상이었다.
‘일을 잊으러 휴가를 왔다가 새로운 일거리를 발견했군. 그러나 기분이 나쁘지 않는데...’
퍼사우드는 바로 자신의 연구실로 돌아와 새로운 장치를 개발하는데 힘을 쏟았다. 그리고 서너달 후엔 버섯 탐지기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다.
퍼사우드의 버섯탐지기의 비밀은 버섯의 독특한 향취, 즉 버섯이 내뿜는 가스의 조합을 찾는 20여개의 센서에 담겨있다. 그 센서들은 숲에서 내뿜어져 나오는 많은 가스들 중 버섯의 가스에 반응하여 바로 장치에 부착되어 있는 발신기로 신호를 보낸다는 것이다. 신호를 받은 발신기는 금속탐지기의 원리처럼 버섯의 근처에서 큰 소리를 내게된다.
이 장치는 벌써 프랑스와 영국의 유명한 버섯마을에 널이 알려져 인기를 얻고 있다 한다. 한마디로 자연을 찾는 인간의 의지와 첨단 과학이 절묘하게 결합된 멋진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약초나 산삼, 송이버섯 등 세계 각국으로부터 인정받은 것들이 깊은 산 나무등걸에 숨어 자라나고 있다. 만약 우리 발명가들이 크리슈나 퍼사우드처럼 이런 분야에 관심을 기울이고 정부나 기업에서 지원을 가한다면 더 좋은 작품이 탄생될 수도 있을 것이다.
전적으로 사람의 후각이나 노력에 의존하는 영세한 우리 농촌을 생각할때, 이런 참신한 아이디어의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는 바이다.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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