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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네보 사의 페로몬 향수 발명
자연이 암과 수라는 두 가지 서의 조화로 운영된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리이다. 때문에 여성이 남성을 그리워하고 남성이 여성에게 끌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어쩌면 자연계의 아름다움은 이성의 조화에서 나오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이 자연의 이치를 상품에 이용하는 사례가 있어 새삼 놀라게 하고 있다. 이른바 이성을 유인하는 물질로 알려진 페로몬 상품이 바로 그것이다. 이 상품의 성공 비결은 무엇일까? 정말 이성을 유혹하는 명약일까?
페로몬은 원래 동물들이 그들끼리 정보를 주고받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이다. 먹이가 있는 곳에 대한 정보를 즉시 공유하고 개미들이 모여드는 것이나, 바퀴벌레들이 회의하듯 한 곳에 모여드는 것 따위는 모두 이 페로몬 때문이라고 한다.
페로몬이라 하는 것도 바로 이 가운데 하나로서, 발정기에 있는 동물이 이성을 끌기 위해 발산하는 물질이다. 이른바 사랑의 묘약인 셈이다.
그러나 이제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인간의 페로몬 기능은 퇴화한 것으로 되어 있다. 여러 가지 감각의 발달로 차원이 낮은 기능이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 페로몬 향수가 개발될 수 있었을까? 이에 대해서 상품의 개발자인 가네보 화장품 연구소 실장은 “사실 사람에게는 아직 페로몬 기능이 남아 있다.” 고 말한다.
 같은 기숙사 여성들의 생리주기가 같아지는 도미트리 효과나 여성이 남성의 품에 안길 때 얻게 되는 심리적 안정 현상들이 그 증거라는 것이다. 어쨌든 이 페로몬이라는 물질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열광적이었다.
처음 가네보 사가 페로모나라는 물질을 합성해서‘섹상글’이란 남성용 향수를 내놓았을 때, 그 성공은 미지수였다. 과연‘이성의 관심을 끌게 될지도 모른다.’는 주제가 얼마나 먹혀 들 것인가 내심 불안했던 것이다.
그러나 사실 그들의 신상품은 인간에게 숨어 있는 본성의 핵심을 꿰뚫는 멋진 아이디어였다. 편하고 즐거운 것을 찾는 인간의 본성과 함께 이성을 그리워하는 동물의 본성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 상품이 시장에 나오자마자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히트 상품이 되었다. 이에 힘입어 가네보 사는 페로모나 효과를 섬유에도 도입했다. 마이크로 캡슐에 페로모나를 넣어 옷감에 부착한 것이다. 이른바‘향기가 나는 옷감’이 바로 그것이다.
이 밖에 일본의 다른 화장품 회사도 페로몬 성분이 들어 있는 여성용 향수와 화장품을 개발, 이 대열에 합류하고 있으며, 중소기업들도 앞 다투어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페로몬이 정말 이성의 관심을 끄는 작용을 하는지는 의문이다. 이에 대
해서 가네보 섬유 상품개발실장은 “페로몬 효과로 이성이 몰려들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편안한 느낌을 갖게 하는 등 향수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설명한다. 아마도 페로몬효과가 나타난다는 확증이 없음을 의식하여 한 말이리라.
어쨌든 페로몬 향수가 가진 기능이나 다른 논란을 제쳐놓더라도, 일본에서 불었던 페로몬 열풍이 보여주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성공적인 아이디어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인간 공통의 관심사사가 무엇인지 정확히 꿰뚫어 볼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것은 왜일까? 인간의 소중한 본성까지 상품화하는 상혼에 실망했기 때문일까? 아니면 이 상혼에 우우 몰려가는 대중 심리에 실망한 탓일까?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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