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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하르트 메넨의 파우더 발명
발명가들은 보통 동물보다 귀가 두세 배나 길고, 억척스런 인내심을 가진 당나귀에 비유될 만하다. 남들이 그저 지나치는 말로 하는 것들도 그들에게는 모두 훌륭한 아이디어의 바탕이 되고, 남들이 모두 지쳐 쓰러질 때에도 결코 포기하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유아용 파우더의 발명으로 성공적인 삶을 살았던 게르하르트 메넨. 그는 자신의 고객들이 터뜨리는 불평·불만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성공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저번에도 말했지만 분이 영 신통치 않아요.”
동네에서 말이 많기로 소문난 바이슨 부인이 또 한 번 심통을 부렸다. 그러자 그녀 옆에 서 있던 다른 부인도 덩달아 맞장구를 치기 시작했다.
“맞아요. 우리 애는 발진 때문에 늘 고생인데 한 번도 효과를 본적이 없어요.”
이렇게 시작된 그들의 불평은 한참 동안 계속되었다. 특히 바이슨 부인의 경우는 할 수만 있다면 이 약국에서 잔소리를 하며 하루해를 넘길 기세였다. 모두들 혀를 내두를 만큼 지독한 잔소리꾼 들이었다.
“아, 그렇군요. 하지만 다른 상품은 없는걸요.”
그러나 이상하게도 약국 주인 메넨은 전혀 귀찮아하거나 소홀히 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의 질문에 대꾸하고 되묻는 등 적극적이었다.
그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그의 커다란 야망 때문이었다.
“성공을 하려면 뭐니 뭐니 해도 내 사업을 해야 해. 가게에 앉아 장사를 하는 것으로는 크게 될 수가 없어.”
그는 늘 사업 구상을 하고 있었기에 소비자인 부인들의 의견을 조금이라도 소홀히 할 수 없었던 것이다.
부인들이 오랫동안 잔소리 연설을 끝내고 돌아간 뒤, 메넨은 홀로 앉아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는 막 중대한 결심을 하려는 참이었다.
“품질 좋은 아기 파우더를 개발하기만 하면 크게 성공할거야. 이 세상의 어느 부모가 자기 자식이 발진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만 있겠어? 효과만 좋다면 팔리는 것은 따 놓은 당상이지!”
잠깐 생각을 정리한 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토록 갈망하던 새 사업 구상이 드디어 결정된 것이다.
“부드러운 탄산 활석이라면 훌륭한 유아용 파우더가 될 거야!”
그는 오랜 약사 생활에서 얻은 경험이 있기에 두려울 것이 없었다. 그것은 그가 가진 무기였다.
메넨은 약국에서 얻은 많은 재료들과 탄산 활석을 가지고 연구를 거듭했다. 마침 새로운 파우더를 만드는 것만이 그의 유일한 삶의 낙이요 희망인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이렇게 수천 번의 실험을 하며 여러 해가 지난 후, 그는 마침내 붕산과 이탈리아제 활석을 섞은 새로운 파우더의 합성에 성공하게 되었다. 그는 여기에다 좋은 냄새가 나게 장미기름가지 넣어 상품의 질을 높이는 일 또한 잊지 않았다.
이 새로운 파우더에 대한 인기는 메넨 자신도 놀랄 정도였다. 약국의 고객들에게 샘플을 나누어 주며 결과를 기다릴 때만 하더라도, 그는 좋은 소식을 듣게 될 확률이 50퍼센트 정도라고 여기고 있었다.
“정말 좋아요. 우리 아기의 발진이 쏙 들어갔다니까요.”
“피부가 보송보송해졌어요. 정말 좋은 약이네요. 더 살 수 없을까요?”
잇달아 들어오는 주문에 메넨을 즐거운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그러나 그것은 서곡에 지나지 않았다. 메넨은 더 큰 성공을 위해 대량판매의 길을 찾기 시작했다.
바로 이 과정에서 메넨은 다시 한번 변신을 하게 되었다. 즉 사업가의 기질을 유감없이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다.
“넓은 시장에 유통시키려면 무엇보다도 포장법이 중요해. 포장이 허술하면 파우더에 습기가 배어들어서 상품을 버리게 되거든.”
그는 당시 마분지 포장뿐이었던 파우더 포장의 잘못된 점을 제대로 꿰뚫어 보고, 새로운 포장 법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아주 새로운 형태로 나타났다.
“튼튼한 용기로는 깡통을 따를 것이 없지!”
그는 당시 포장 용기의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뜨리고, 자신의 파우더를 깡통에 넣어 팔기 시작했다. 그것은 단순히 보관의 기능을 넘어, 깡통에 작은 구멍을 뚫어 파우더가 솔솔 뿌려지도록 특별한 기능까지 덧붙인 아이디어 상품이었다.
이러한 포장 덕분인지 메넨의 파우더는 인기가 날로 높아 갔다.
더군다나 파우더가 아기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져 판매 확대까지 이루어졌다.
그리고 파우더 용기에 대한 메넨의 아이디어는 끝없이 이어졌다. 여성의 화장대에 어울리도록 오렌지색 햇살 무늬를 그려 넣기도 하고, 용기 라벨에 아기의 웃는 모습을 넣기도 하였다. 그리고 제품을 좀 더 완벽하게 보존하고자 공기를 덜 통하게 하는 이중 이음매의 깡통을 고안하기도 했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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