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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너의 종두법 발명
“엄마, 머리가 아프고 더워요!”
“뭐? 아니 이런 몸이 불덩이 같네.”
200여 년 전 , 영국의 베커레이라는 마을에서의 일이다.
“열이 불덩이 같아도? 어서 병원으로 갑시다.”
드디어 아이의 부모는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아갔다.
“제너 선생님. 이 애 좀 봐 주세요.”
잠시 후, 아이를 진찰한 의사 에드워드 제너는 어두운 표정으로 아이의 부모에게 말했다.
“아이를 따로 격리시켜야겠어요.”
“그럼, 혹시?”
“그렇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안됩니다. 제너 선생님, 우리 아이를 살려주세요. 하나 밖에 없는 아들입니다.”
“글쎄, 아이의 생명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하면 당신들도 위험하고, 온 마을에 이 병이 퍼질지도 모릅니다. 어서 손을 써야 해요.”
“그렇다고 아이가 이대로 죽도록 내버려둬야 한단 말입니까?”
“현재로서는......”
제너는 쓸쓸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숙였다.
별 수없다는 듯 그 부부는 아이를 안고 병원을 나갔다.
‘아, 이렇게 안타까울 수가....’
병원을 개업하자마자 병을 잘 고친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서 유명한 의사가 된 제너조차 손을 대지 못하는 이 무서운 병은 무엇일까?
천연두! 마마라고도 하고, 두창이라고도 하는 이 무서운 전염병은 한 번 걸렸다 하면 앓다가 죽고 마는 난치병으로 다행히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얼굴이 보기 흉한 곰보가 되는 고약한 병이었다.
아무런 손도 써 보지 못하고, 결국 죽게 될 아이의 얼굴을 생각하며 제너는 마음이 몹시 괴로웠다.
‘어서 빨리 이 천연두의 예방법을 찾아야 하겠어.’
그런데 떠도는 소문으로는 소도 사람처럼 천연두에 걸린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소의 천연두가 사람에게 전염되면 약간 붉은 상처가 생길뿐 곧 나아지고, 그 후에 그 사람은 천연두에 전혀 걸리지 않게 된다는 것이었다. 즉, 소에게도 사람의 천연두와 비슷한 우두가 있었는데 이것이 사람에게 전염되면 손이나 목에 약간의 발진이 생길 뿐 죽는 일은 없었던 것이다.
“소의 천연두에 걸린 일이 있는 사람은 천연두에 걸리지 않아요.”
우유를 짜는 여자들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제너는 그 말에 매우 흥미를 느끼게 되었다.
‘음, 우선 우두에 걸린 경험이 있는 사람을 조사해봐야겠어!’
그는 여러 사람을 상대로 조사하고, 우두 예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몇 년이고 노력했다. 그리고 이것을 실험으로 입증하려고 했다.
그러나 실험에 응하겠다는 사람은 좀체 나서지 않았다.
“내가 우유를 짜다가 우두에 걸렸던 일은 있지만, 어떻게 스스로 천연두에 걸리란 말입니까? 그러다가 실험이 잘못되어 죽는다면 누가 책임질 거요.”
설득과 간청에 지친 제너가 실망에 차있던 어느 날, 그 마을에 사는 농부 존 필립이라는 62세의 노인이 찾아왔다.
“제너, 내가 실험에 응하겠습니다. 나는 9세 때 우두에 걸렸었지요.”
제너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며 천연두의 병균을 노인에게 주사했다.
결과는 주사 부분에 약간의 발진이 있었으나, 5일쯤 지난 후 곧 완쾌되었다.
“됐습니다. 한 번 우두에 걸리고 나면 50년이 지나도 천연두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제너는 이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예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8세의 어린이에게 우두를 접종했다.
소년은 약간의 열이 났고, 팔에 상처가 몇 개 생겼으나 얼마 후 나았다. 그리고 그 소년에게 천연두 균을 주사했으나 천연두의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같은 실험을 여러 사람에게 되풀이 했으나 결과는 같았다.
드디어 1798년 종두법을 발표했다.
인간이 무서운 전염병에 도전하여 승리를 얻어낸 최초의 쾌거였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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