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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크의 적색염료 발명
“마치, 자네의 아버님은 어찌되셨나?”
“그만 돌아가셨네. 크라레르!”
“뭐라고? 자네 아버님도...”
“그렇다네. 저 무서운 패혈병이...”
지금으로부터 약 50여 년 전 , 독일의 한 모퉁이에서 젊은이 둘이 울고 있었다.
“이 나쁜 패혈병, 내 기어코 잡아내고 말겠어.”
패혈병에 똑같이 아버지를 잃게 된 그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패혈병은 연쇄상구균이라는 세균이 피 속에 들어가 염증을 일으켜 생기는 병으로, 당시 이 병에 걸리기만 하면 대부분 죽고 말았다.
“여보게, 크라레르! 이 기회에 저 유명한 세균학자 도마크에게 가서 함께 연구하도록 하면 어떻겠나?”
“마치, 좋은 생각이야!”
이리하여 두 젊은 화학자는 이 케파르벤이라는 염료회사의 약품연구실에서 도마크를 도와 패혈병을 치료하기 위한 새로운 약을 만들기 위해,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나 약은 그리 쉽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도마크는 크리소이진이라는 노란색의 물감이 연쇄상구균을 죽여 버린다는 것을 잡지를 통해 읽었다.
그러나 크리소이진은 시험관 속에서만 이런 효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졌고, 동물의 몸속에 들어간 균에 대해서는 아무런 효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이 물감을 치료제로 사용할 수 없을까?”
도마크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로부터 얼마가 지난 후, 도마크의 연구실에서는 소리 없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들은 크리소이진과 설폰아미드라는 화합물을 반응시켜 새로운 붉은색 물감을 만들었는데, 이 물감은 시험관 속에 담긴 구균을 죽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쥐에게 연쇄상구균을 주사했다.
“자, 흰 쥐들은 두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럼, 이 쪽 쥐들에게 붉은색 물감을 먹여 봅시다.”
그들은 무서운 연쇄상구균에 의해 거의 죽어가고 있는 흰쥐들의 한 그룹에 붉은 물감을 먹이고, 다른 그룹의 쥐는 그대로 내버려 둔 채 아침까지 기다렸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붉은색 물감을 먹인 쥐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힘차게 뛰어다녔고, 다른 그룹의 흰쥐들은 모두 죽어있었다.
“이럴 수가?”
“마치, 성공이야. 성공!”
마침내 새로운 화학치료제를 만들게 세 과학자는 서로 부둥켜안았다.
그러나 문제는 지금부터였다. 도마크 일행은 약의 효력을 관찰했지만, 만일 사람에게 주사했을 때 어떤 결과가 올 것이냐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고심하고 있던 어느 날, 도마크의 연구실 전화벨이 급하게 울렸다.
“뭐? 아이가 중태라고?”
부인의 전화를 받고, 도마크가 집으로 달려갔을 때 아이는 거의 실신상태였다. 왕진을 와있던 의사가 그에게 말했다.
“안됐습니다만 패혈병입니다. 살아날 가망이 없습니다.
도마크는 실의에 차서, 고열에 신음하는 아이를 지켜보다가 곧 비장한 각오를 했다.
‘어차피 살아나지 못한다면 마지막으로 새로운 약을 써보자’
그는 떨리는 손으로 아이의 입에 새로운 약을 떠 넣었다.
불안과 초조에 가득 찬 기나긴 밤을 그는 소리 없이 기도하며 기다려야 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아이의 고열은 내려갔고, 맥박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오 마이 갓”
도마크는 자신이 발명한 약으로 아이를 살린 것이다.
이로써 그들이 만든 붉은 물감은 염증과 폐렴 등에 특효가 있음이 밝혀졌다.
도마크는 이 새로운 치료제를 발견한 공적으로 1939년 노벨 의학상을 받았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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