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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코오믹의 수확기 발명
미국이나 중국 혹은 캐나다의 넓은 들판을 보면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고 한다. 끝없이 펼쳐져 출렁이는 밀밭에서 그 나라의 번영과 풍요로움을 짐작케 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그 넓은 풍요의 상징은 저절로 생겨난 것은 아니다. 농업의 기계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 넓은 들은 잡초가 무성한 말 그대로의 초원으로 그쳤을 것이다.
농업의 기계화는 싸이러스 홀 멕코오믹의 수확기계 발명으로 현실화 되었으며, 그로 인해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뛰어넘는 넓은 경작지를 갖게 된 것이다.
“싸이러스 홀 멕코오믹! 우리는 지금 농업에 가장 지대한 공헌을 한 사람을 만나고 있습니다.”
우뇌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러자 단상에서 호리호리한 몸매의 한 신사가 일어나 청중의 환호에 정중히 답했다. 그의 얼굴은 벌겋게 상기되어 있고, 입가에는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조금 전 금상의 수상자로 발표된 탓인지, 그는 약간 긴장하고 있는 듯 했다.
“감사합니다. 이런 영예의 상을 받게 되어...”
멕코오믹은 감격에 겨워 채 말을 잇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의 인상적인 출품작을 기억하고 있는 청중은 또 한번 우뇌와 같은 박수를 그에게 보냈다.
1855년 파리 국제 박람회는 이렇게 하나의 기억할만한 장면을 남기며 막을 내리고 있었다.
산업혁명의 결과로 인구는 도시로 몰려들고 있었다. 유럽이나 미 대륙이나 할 것 없이 도시의 하늘은 공장에서 내뿜은 연기로 까맣게 변해있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도시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막 세계를 점령하기 시작한 새로운 생산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저 많은 사람들을 다 무엇으로 먹여 살릴 것인가?’
갈수록 인구가 줄어가는 농촌의 현실과 비교할 때, 도시의 확대 속도는 너무 빨랐다. 젊은 멕코오믹의 눈에 이것은 너무나 위험스럽게만 보였다.
‘농사를 질 수 있는 인구는 줄어만 가는데, 먹고 살 인구는 늘어난다. 이 불균형을 극복하려면 농업의 기업화가 절실한데.’
1800년대 당시 미 대륙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농지가 확보되어 있는 상태였다.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광활한 대지가 끝도 없이 펼쳐져 있었으나, 그것을 관리할 노동력이 절대로 부족하였다.
탈곡이나 경작방식은 대체로 기계화가 이루어져 노동력에 비해 효율 높은 결과를 얻었으나, 추수 즉 수확에 있어선 전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 인간은 말 그대로 큰 낫을 휘둘러 추수할 수 있는 공간만을 활용하였고, 이것은 식량공급에는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것이었다.
멕코오믹은 바로 이런 점을 직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수확기야 말로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야. 수확기계가 있다면 우리는 더 많은 식량을 얻을 수 있을 거야.’
그는 18C후반부터 시작되었던 일련의 움직임, 즉 자신의 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기술자들이 수확기 개발에 힘을 쏟았던 것에 뒤를 이어 뛰어 들었다.
그리고 1831년 멕코오믹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최초의 수확기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이와 같은 해, 버지니아의 스틸스태번에서는 역사에 길이 남을만한 장면이 연출되고 있었다.
“우와! 대단하군!”
“눈 깜짝할 사이에 저만큼이나 베어냈어!”
많은 사람들의 놀라움 섞인 환호 속에 건강해 보이는 말 한마리가 거대한 농기구를 끌고 힘차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움직임에 따라 황금빛으로 여문 밀포기가 착착 베어져나갔다. 장정 열 명이 매달려서 일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단숨에 일이 이루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정말 멋지군! 신기해 이 넓은 밭이 단숨에 깎이다니! 마치 작은 양 한 마리의 털을 깎아내는 것 같아!”
구경꾼들의 놀라움 섞인 탄성은 삽시간에 이웃마을로 또 그 이웃마을로 옮겨져 이내 미국 전역으로 들불처럼 번져 나갔다.
드디어 농사의 개념이 바뀌어 낫과 자잘한 농기구가 집집에서 사라지고, 최소한의 노동력으로 최대한의 경작지를 활용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이전의 넓게만 보였던 농지도 이제 경제적 규모의 알맞은 땅이 되었고, 유럽 및 미 대륙은 안정적인 식량공급을 보장받게 되었다.
그야말로 농업에 있어 새로운 변혁의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멕코오믹의 농업에 대한 업적은 전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 국제박람회의 금상을 비롯하여, 나폴레옹 3세가 직업 수여하는 프랑스 훈장 등 수많은 상을 받았다.
버지니아의 한 농부에게서 실현된 이 농업기계화의 열망은 지금은 아주 당연한 것이 되었으며, 더 확대될 많은 가능성을 안고 있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그림 : 김 민 재(만화가, http : //www.coolmorning.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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