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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의 나사 발명
‘기계에 인생을 건 사나이.’
진짜 기계장이 죠셉 위트워드를 이렇게 단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일평생을 공구와 씨름하며 그 정밀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데 공헌했다.
그에게 있어 투박한 절삭기나 드릴도 모두 하나의 예술품으로 비쳐졌음이 틀림없다.
‘너무 조잡스럽고 허술해!’
죠셉은 양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의 눈에는 모든 것이 어설프게 보였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기계들이 이렇게 제멋대로 되어 있으니, 어떻게 좋은 제품이 나올 수 있겠어? 게다가 고장이 너무 잦아 일도 중단되어 버리니.’
그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기계들에게 불만을 터뜨렸다.
죠셉이 삼촌의 면직 공장에서 견습생으로 일한지도 5년이 넘어서고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기계에 대해선 전혀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묵묵히 주어진 일에만 열중했다. 그러나 이제 제법 기술도 쌓이고 기계를 다루는 데 능숙해지자, 그의 눈도 서서히 뜨이기 시작했다. 거대하고 무섭게만 보이던 기계들도 서서히 눈에 익기 시작하고, 그것들의 장단점이 분명하게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 성의 없게 만들어진 기계들뿐이야. 나라면 좀더 성의 있게, 좀더 정밀하게 만들 텐데.’
죠셉은 틈만 나면 기계들 옆에 붙어 기름을 칠하고 나사를 조이며, 기계의 성능을 높이려고 애써 보기도 했다.
그러나 애당초 잘못 만들어진 기계를 보완한다는 것은 어림도 없는 일이었다. 그가 그 사실을 깨닫게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름이 5cm쯤 되게 해달라고 했잖아. 그런데 이게 뭐야? 7cm도 넘겠어.”
“하지만 그게 최선을 다한 것인걸요. 이 기계로는 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소용없어요.”
기계의 결함으로 인해 번번이 낭패를 보게 되자 죠셉의 자제심은 바닥이 나고 말았다. 그리고 그 특유의 끈끈한 오기가 솟아올랐다.
‘좋아! 내가 이 기계들을 모조리 쓸모 있도록 만들겠어. 좀더 정밀하고 수준 높게. 그렇게만 한다면 생산율도 몇 곱절씩 늘어나게 될 거야.’
죠셉의 오기에 찬 다짐은 헛된 망상이 아니었다. 그는 정말 기계에다 인생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1825년 죠셉은 유명한 기계공학자 헨리 모우즈레이의 수하로 들어가 기계에 대한 연구를 하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그가 처음 목표로 세운 것은 바로 금속 표면에 관한 것이었다.
‘어떻게 하면 금속 표면을 좀더 매끈하게 가공할 수 있을까?’
그는 표면이 매끄러울수록 기계 사이에 저항이 적어, 마모율이나 고장 율이 낮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내곤 금속의 평활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유리의 표면처럼 매끄럽게 가공하는 데 성공하였다.
그리고 이 뛰어난 기술을 바탕으로 1833년에 자기 자신의 공장을 설립하게 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기계에 있어 정밀도는 생명과 같은 것이므로, 치밀하고 1000분의 1인치까지 정확성을 기해 만들어진 그의 기계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되었다.
‘앞으로 모든 생산의 전반을 이끌어갈 기계는 어느 곳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나삿니를 표준화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 사회적 성공을 거두었을 무렵, 죠셉은 또 다른 문제에 골몰하게 되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나사에 대한 특별한 표준 규정이 없었으므로 기계마다 제멋대로였고, 그 결과 기계를 수리할 때나 조립할 때 효율성이 매우 낮았다. 죠셉은 바로 이런 점에 착안하여 모든 나삿니를 일정한 각도와 크기, 고저의 규격에 맞추고자 한 것이다.
죠셉의 노력은 곧 결실을 맺어, 그의 주장대로 평균 각도가 55인 나사가 영국 내에서 규격품으로 통용되게 되었다.
죠셉의 기계에 대한 열정은 이에서 끝나지 않았다. 절삭 날을 견고히 하여 절삭기계의 효율을 높이고, 편물기와 가두 청소기를 제작하기도 하였다.
또한 그의 천재성은 전쟁무기의 고안에까지 이어져 45구경의 소총을 개발하고, 중야전포를 제작하기도 하였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그는 나폴레옹 3세로부터 훈장을 받았고, 같은 해에 빅토리아 여왕으로부터 작위를 수여받았다.
죠셉이 평생 동안 기계와 더불어 살며 고안해낸 기계는 수십 종이 이른다.
수평 혹은 수직으로 움직이는 자동 천공기와, 평삭기, 나사 절삭기, 선반 기계 등이 모두 그의 작품이다.
사람은 무엇인가에 열중하고 몰두할 때에 가장 아름다운 법이다. 이에 일평생을 조금도 굽히지 않고, 오로지 한길로만 걸어온 죠셉의 일생도 아름답게 보이는 것임에 틀림없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그림 : 김 민 재(만화가, http : //www.coolmorning.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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