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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나스미스의 증기 해머 발명
대규모의 공업개발에 이용되는 증기 해머는 스코틀랜드의 엔지니어 제임스 나스미스의 발명품이다.
마치 성경에 나오는 골리앗이란 거인을 연상시키는 이 발명품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수많은 철판 구조물을 만들며 근대 중공업을 이끌어 왔다.
증기의 힘으로 움직이는 이 거대한 기계에 의해 제임스는 한 엔지니어의 이름이 우리의 기억에 깊게 새겨진 것이다.
제임스는 상당한 재주꾼이었다. 알만한 사람은 그가 벌써 17살 무렵에 증기기관 모형을 만들었고 19살에는 썩 잘 만들어진 증기 동차를 제작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가 ‘기계 공구 실업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헨리 모우즈레이의 제자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굳이 밝히지 않아도, 인정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이런 그의 실력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이잠바아드 킹덤 브루넬이 주도한 대영국호의 제작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이다.
브루넬의 의뢰를 받은 후부터 줄곧 제임스의 마음은 널뛰는 처녀모양 쿵덕거렸다.
‘어쩌면 내 일생에 가장 중요한 전기가 될지도 몰라.’
그는 대영국호라는 거대한 철선에 자신의 운명을 거는 사람처럼 몹시 비장했다. 그 규모나 중요성을 보더라도, 자신이 여지 것 맡아왔던 어떤 일보다 웅대했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사용하던 소규모의 해머로는 이 거대한 철선을 제작할 수 없다. 제작규모에 맞는 크기와 힘의 기구가 절대 필요해.’
그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규모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것은 아마도 아버지 알렉산더 나스미스로 부터 물려받은 예술가적 기질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었다.
어찌됐든 제임스는 사람들의 표현을 빌려 그야말로 무지막지하게 큰 해머 만들기에 매달리기 시작했다.
‘증기의 힘은 무한정이다. 그것을 최대한으로 이용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야. 그 거대한 힘을 이용하면 수십 톤의 철물도 금 새 납작한 판으로 만들 수 있는데, 왜 모른 척 할까?’
그는 소년시절부터 이용해온 증기의 힘과, 그의 예술가적 상상력을 실제적 필요에 접목시킨 구상을 한데 모아 새로운 기구를 만드는 데 쏟아 부었다.
영국의 도시 외곽에 있는 그의 공장 브리지워터 주철공장은 새로운 작업으로 밤낮없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움직였고, 제임스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활기 있고 바쁘게 일했다.
그리하여 1839년, 드디어 경이적인 규모의 증기 해머가 완성되었다. 그것은 사람의 크기의 열배가 넘는 엄청난 크기였다.
이 해머가 완성되었을 때, 제임스의 기쁨은 더 말할 나위 없는 것이었다.
증기의 힘에 의해 거대한 해머를 움직이는 퍼스 톤이 오르락내리락하며, 고막을 찢는 듯한 굉음을 낼 때마다 제임스는 형용할 수 없는 기쁨에 사로잡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초대형 해머. 그것만으로도 제임스를 만족하게 할 이유가 충분했던 것이다.
그러나 이 거대한 기계는 애당초 계획했던 대로 대영국호의 건조작업에는 참여하지 못하였다. 브루넬이 이 계획을 취소하고 스크루 프로펠러 추진기를 채택하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의외의 결과였다. 자칫하면 제임스의 거대한 해머는 공중에서 분해 될 위기에 처하고 만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제임스의 반응은 담담하기만 했다. 그는 브루넬의 취소 통보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오히려 빙긋이 웃어 보였다.
“비록 나의 해머가 대영국호 건조를 시점으로 시작되었다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지. 오히려 더 많은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네. 두고 보게. 이제 여기저기에서 나의 기계를 찾게 될 테니까.”
제임스가 친구에게 자신 있게 쏟아 부은 이 말은 곧장 현실화되었다. 마치 그 자신이 앞날을 예언한 꼴이 되었다고나할까?
때를 맞추어 활기를 띄게 된 중공업부분에선 제임스의 해머를 필수품으로 사용하게 되었고, 그에 따라 그의 해머도 크기와 용도를 달리하여 아주 다양해졌다.
작은 마을 대장간에서부터 거대한 기계 공장에까지 그의 해머는 손쉽게 볼 수 있었고, 그 자체가 마치 공업의 표상처럼 떠올랐다.
“이 해머로 전율을 느낄 만큼 무시무시한 힘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동시에 계란 껍질을 살짝 깰 정도의 약간 힘도 얻을 수 있다.”
우리는 당시의 이 표현에서 그 해머의 다양성과 그 효용성을 엿볼 수 있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그림 : 김 민 재(만화가, http : //www.coolmorning.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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