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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크필드의 쿠키 발명
당신의 손에 들린 그 달콤한 쿠키는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이 이야기는 쿠키를 발명한 웨이크필드의 톨 하우스가 있는 작은 시골마을에서 시작한다.
“아직도 아무 변함이 없으시군요.”
깔끔한 벨벳 모자를 쓴 건장한 청년이 톨 하우스 안으로 불쑥 들어섰다.
“어머나! 월리엄이로구나. 어쩐 일이야. 10여 년 동안 보이지 않아서 걱정했었어.”
웨이크필드는 청년의 손을 덥석 잡으며 반가워했다.
“예. 좀 멀리 떠나 있었지요. 하지만 아주머니가 만드시는 쿠키 맛은 잊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그 쿠키를 얻어먹으려고 이렇게 달려 왔어요.”
청년은 넉살 좋게 웃으며 그녀의 손을 맞잡았다.
“하하하 잊질 않으셨군요. 벌써 10년도 넘은 일인데요.”
그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의자에 깊숙이 몸을 기댔다.
“저는 도시에서도 많은 쵸코칩 쿠키를 먹어보았지만, 모두 아주머니의 이슬방울 쿠키를 따를 순 없었어요. 하여간 쿠키는 이 톨 하우스의 것이 최고라니까요.”
그는 주위를 한번 돌아본 뒤 말을 이어나갔다.
“기억나요. 아주머니께서 처음으로 쵸코칩 쿠키를 만드시던 날이요. 아마 그 새로운 쵸
코칩 쿠키는 이슬방울 쿠키의 실패작이었죠?”
청년은 살며시 눈을 감았다. 자신의 어린 시절이 그대로 떠올랐다.
“너...너무 바쁘군. 챨리네. 다과회 시간까지 꼭 마쳐야 하는데... 어쩜 좋아. 쵸콜릿을 녹일 시간도 없네!”
톨 하우스의 주인 웨이크필드 여사는 그날도 어김없이 오븐 앞에서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늘 바쁜 그녀였지만 그때는 특별했다.
“어떡하지? 익지도 않은 쿠키를 보낼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녀는 벽에 걸린 시계를 초조히 바라보았다. 늘 하던 방법대로 하면 도저히 제 시간에 맞출 수가 없을 것이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그녀는 곱게 채를 쳐놓은 밀가루와 쵸콜릿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쵸컬릿을 녹이고 쿠키마다 일일이 바른다고 생각하니 앞이 깜깜했다. 그 작업만 생략해도 제 시간 안에 일을 충분히 끝마칠 것 같았다.
‘그래! 아예 밀가루 반죽에다 쵸컬릿을 넣자. 그러면 오븐에서 구워지는 동안 쵸컬릿이 녹아서 근사하게 되겠지?’
그녀는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에 스스로 만족해했다. 약간 편법이긴 했지만, 쿠키의 맛이나 모양에는 별 차이가 없을 듯싶었다.
그녀는 흥겹게 콧노래를 부르며 반죽을 시작했다. 밀가루를 소금과 함께 곱게 채를 치고, 버터와 쵸컬릿을 잘게 썬 것을 넣어 단숨에 근사한 쿠키 반죽을 만들어 내었다.
‘호호호 이제 굽기만 하면 된다.’
그녀는 시간을 단축하게 된 것을 기뻐하였다. 이제 잠시 후면 톨 하우스가 자랑하는 최고의 쿠키가 나올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기대는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이럴 수가! 쵸컬릿이 전혀 녹지도 않았잖아.”
그녀의 얼굴은 새파랗게 질려 버렸다. 쿠키 안에서 부드럽게 녹아 보기 좋게 퍼졌을 줄 알았던 쵸컬릿이 처음의 모습 그대로 쿠키 안에 총총 박혀 있었던 것이다.
“챨리의 집으로 쵸코 쿠키를 가져오셨을 때의 그 표정이란... 정말 잊혀지질 않아요. 새하얗게 질려서 말도 제대로 못하셨죠. 꼭 땅으로 꺼져버리실 것 같았어요.”
“호호호. 그랬었지. 그땐 얼마나 당황했었는지... 정말 하늘이 노랗더라.”
“참 아주머니도... 다들 그 쿠키를 얼마나 좋아했는데요. 쿠키 속에 박힌 쵸컬릿을 얼마나 신기해했다고요. 요즘은 도시에서도 인기여요. 모두들 그것만 먹으려 해요.”
“정말?”
“네! 아주머니가 발명한 그 쵸컬릿 쿠키는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어요. 오죽하면 쵸컬릿 회사에서 쿠키용으로 쵸코 알갱이를 생산하겠어요?”
어느덧 반백이 된 웨이크필드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기쁘구나. 내가 만든 쿠키가 많은 이에게 즐거움을 주다니...”
모두에게서 사랑받는 쵸코칩 쿠키. 그것은 웨이크필드의 실수에서 탄생한 발명이었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그림 : 김 민 재(만화가, http : //www.coolmorning.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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