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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 집념의 승리-발명으로 성공한 사람들-(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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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83년 10월 18일 한국발명진흥회(現 한국발명진흥회)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발간한 우리나라 최초 발명가 성공사례 책‘외길 집념의 승리-발명으로 성공한 사람들-’에 실린 것이다. 이 책에는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명가 35명, 발명기업 6사, 특허관리기업 14사의 사례가 실려있다. (참고로 한국발명진흥회는 올해 창립 50주년이다.)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명가는 누구이고, 발명품은 무엇이었는지 당시 글을 옮겨 싣는다. 스물일곱 번째 글은 40년 전 당시 삼성화성공업(주) 진원호 대표(당시 41세)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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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표용 PVC 수축 필름의 발명
벤처 비지니스의 모델을 제시
일본-서독 이은 세계 3번째의 성공
PVC는 수축 필름 레이블(상표)은 생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지만 보통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는 제품이다. 수축된 얇은 PVC 필름에 레이블이 인쇄된 이 제품은 식품-의약품-농약의 병이나 플라스틱 용기 등에 부착돼 사용되고 있다.
한번 쓰고 버리는 청량음료나 농약병 등 위생용 병에 많이 이용되는 이 PVC 수축 필름 레이블은 병 파손 때 유리가 튀는 현상을 막아주고 병의 제조원가를 줄일 수 있는 한편 가열처리를 통해 일반 병이나 용기에 부착되면 절대로 떨어지거나 지워지지 않으므로 시각적으로 우수한 장점을 갖고 있다.
일본에서는 위험물 용기인 농약병의 경우 PVC 수축 필름 레이블을 부착이 법률로 의무화되어 있다.
우리 회사가 PVC 수축 필름 레이블을 국산화시켰다. 1백 70명의 종업원과 20억 원의 매출액(1982년)을 기록한 전형적인 중소기업인 우리회사가 방대한 생산시설과 거액의 자본 동원 능력을 갖춘 국내 대기업을 물리치고 일본과 서독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이 제품 개발에 성공, 실용화시킨 이유는 이 제품이 고도의 전문기술을 필요로 하는 기술집약형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 제품의 국산화는 필자의 집념의 결정이다. 지난 1966년 인하공대 화공과를 졸업한 필자는 플라스틱 제품 메이커에서 전문적인 생산현장 기술을 습득한 다음 지난 1970년 삼성화성공업사를 설립, PVC 수축 필름 생산에 착수했다.
외국의 선진기술 정보를 입수, 순조롭게 성장해가던 우리 회사는 1972년 납품한 기업의 부도로 문울 닫아야만 하는 쓰라림을 겪기도 했다. 이듬해인 1973년 다시 법인체인 삼성화성공업(주)를 세우고 그동안 PVC 수축 필름 생산을 통해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PVC 수축 필름 레이블 개발에 도전했다.
이 제품은 일반 비닐을 가열해 사방으로 후처리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 노하우가 필요하므로 의욕만으로 손쉽게 이뤄질 수는 없었다. 여러 차례의 실패에도 불구, 포기하지 않고 끈질긴 연구를 계속한 끝에 마침내 올해 초 이 제품의 국내 개발에 성공, 지난 4월부터 본격 생산하고 있다.
국산 신기술 제품으로 지정
정부(과기처)는 지난 5월 이 PVC 수축 필름 레이블을 국산 신기술 제품으로 지정, 2년간 수입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우리 회사는 1984년 약 30억 원의 PVC 수축 필름 레이블을 생산, 판매할 계획인데 앞으로 4~5년간 이 제품의 연평균 판매 성장률이 40~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미 서독의 세계적 병 제조업체인 하이에글라스사와 3천 만장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 제품 개발에는 한국기술개발주식회사의 벤처캐피틀 1억 원을 포함 플랜트 제조-설치비 등 총 5억 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우리 회사는 PVC 수축 필름 레이블외 무독성 프라스틱화 기술을 이용, 1회용 주사기 등 무독성 의료기기를 생산하고 있는데 지난해 12월 국제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일본 JP 규격을 취득했다. 이 JP 규격을 취득한 국내 기업은 우리 회사와 럭키 등 2개사에 불과하다.
PVC 수축 필름 레이블을 만들려면 가로와 세로의 수축 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일반 PVC 제품으로 일정한 수축 비율을 유지할 수 없으므로 우리 회사에서는 특수 PVC 제조기술을 이용, 정밀한 PVC 수축 필름 레이블을 생산하고 있다.
일본-서독 세계 시장 독점에 제동
우리 회사는 성남 공장 내 특수 PVC 생산시설은 물론 5도 인쇄기 1대와 3도 인쇄기 2대 등 3대의 인쇄기를 보유, 자가 생산한 PVC 수축 필름에 레이블을 직접 인쇄해 국내 주요 병 공장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 PVC 수축 필름 레이블 개발을 통해 우리 회사는 특허 1건과 실용신안 3건 등 4건의 공업소유권을 등록했는데 전체 공업소유권은 특ㅎ 4건, 실용신안 6건, 의장 6건 등 총 16건에 이르고 있으며 현재 특허 2건은 출원 중에 있다.
다른 기업들이 감히 접근할 수 없는 고도의 PVC 제조 전문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해 온 전형적인 기술 주도형 벤처 비즈니스인 우리 회사는 전체 매출액의 15%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입,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이 같은 높은 연구개발투자 비율은 기술과 연구개발 자체가 기업 발전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이는 필자의 확고한 경영방침의 구체적 표현이다.
우리 회사에서는 과장 대리급 이상의 기술계 간부 사원들을 일본과 미국 등 선진국에 연수 파견, 선진기술을 시찰-습득시키고 있다. 그리고 한국발명특허협회 이사인 필자는 철저한 공업소유권 관리를 통해 완벽한 자체개발 기술 보호 및 신속한 선진특허기술 도입 체계를 확립, 운영해 나가고 있다.
플라스틱 중에서도 특수기술 품목을 개발할 경우 우리나라도 국제시장에서 선진국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뤄 승리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개발된 기술의 개량과 함께 새로운 품목의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우리 회사는 지난 5월 과학기술원을 통해 동남아와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PVC 제조 플랜트 수출을 위한 기술 조사를 실시하는 등 앞으로 기술 및 플랜트 수출에도 나설 예정이다.
우리 회사가 PVC 수축 필름 레이블을 개발하자 일본 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의 자신들의 독점지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흑색선전을 강화하고 있다. 그들은 한국제품의 품질이 형편없이 나쁘다는 등 온갖 모략 선전을 자행하고 있다.
이 같은 모략 선전의 근절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 협력도 중요하지만 외국산 제품에 대한 국내 일부 기업들의 무비판적 선호도의 시정이 더욱 절실한 과제라고 본다.
본 제품은 지난 9월 한국발명특허협회가 주관한 ’83전국우수발명품전시회에 출품되어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당시 한국발명특허협회 홍보담당이었던 필자는 ’83전국우수발명품전시회의 보도자료를 제작하기 위해 진원호 대표님을 인터뷰하기도 했고, 모든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직접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어느덧 4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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