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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 집념의 승리-발명으로 성공한 사람들-(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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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83년 10월 18일 한국발명진흥회(現 한국발명진흥회)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발간한 우리나라 최초 발명가 성공사례 책‘외길 집념의 승리-발명으로 성공한 사람들-’에 실린 것이다. 이 책에는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명가 35명, 발명기업 6사, 특허관리기업 14사의 사례가 실려있다. (참고로 한국발명진흥회는 올해 창립 50주년이다.)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명가는 누구이고, 발명품은 무엇이었는지 당시 글을 옮겨 싣는다. 스무 번째 글은 40년 전 당시 개인발명가 윤유택 님 (당시 66세)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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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열 집광체의 자동 가변조정 장치의 발명
숱한 발명에 생애를 바치고
하루 15시간 지하실서 연구
올해 예순여섯이다. 남들 같으면 바둑도 두고 낚시도 다닐 때입니다만 지하실에서 시커먼 기름 뭉치와 싸우다 보면 왜 이렇게 사는가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지난 연말에는 내 문제로 가족회의가 있었다. 큰아이들과 집사람이 발명은 집어치우고 좀 편히 살라고 공박을 했다.
집안 살림을 축내고 있다는 이유에서가 아니라 나를 위한 충고였겠지만 고맙다는 생각보다 이해를 못해주는 집 식구들이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30여 년간을 온갖 정열과 정성을 다해 쌓아 올린 탑을 일순에 무너뜨리라는 건 생명을 포기하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내가 자신을 위하는데 관심이 있었다면 이미 오래전에 발명을 포기해 버렸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출원할 돈 몇 푼이 없어 헤매는 거리의 발명인들이 얼마든지 있다. 이중에는 나만큼 나이가 든 사람도 상당수일 것이다. 이들을 생각해서라도 도중에 이 길을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이들에게 희망도 주고 싶고 가능하다면 물질적 도움도 주고 싶다. 이것이 최대의 꿈이다.
자동 개폐 장치 등 77건 고안
돌이켜보면 16세에 고향을 떠나 일본 동경전기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는 말할 수 없는 고생을 겪었다,
발명과 인연을 맺은 것은 1956년도. 당시 삼랑진과 오산에서 큰 열차사고가 발생했다. 무인 건널목에서의 관리 소홀이 대형 사고를 유발시킨 것이다.
이때 착상한 것이 자동 개폐 장치이다. 전기를 공부하기는 했으나 이 장치를 고안해 내기까지는 족히 3년이 걸렸다.
창안한 개폐 장치는 요즘과 같은 전자식이 아니라 열차의 하중으로 개폐가 가능한 좀 특이한 것이었다.
3년간 열차를 타고 다니면서 거지와 비슷한 생활을 하면서 연구를 계속했다.
이런 집념이 결국 착상 3년만인 1959년에 자동 개폐 장치를 고안해 냈고 이에 자신을 얻어 별륜 자동차량 함유료-차량 급유기-전선용 득자 등을 계속 발명해 냈다.
4.19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기업화에 성공하여 재미를 보기도 했다. 철도청 납품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돈도 꽤 많이 모을 수 있었다. 아마 4.19가 5년 뒤에만 있었더라도 엄청난 돈을 모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4.19로 납품이 중단됐고 생산도 불가능하게 됐다.
사업은 못하게 됐지만 연구를 계속할 어느 정도의 돈이 마련됐다는 것이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연구 활동은 계속됐다. 권연 흡입 필터-압력용 병마개-해태 망 개폐 장치-포켓용 성냥-백묵 지우개-형광등 유색 조명장치-개량 오징어 낚시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고안들이 이때 만들어진 것들이다.
신념 하나로 30여 년을 발명과 함께
1978년도에는 플라스틱 조립상자를 개발하여 기업화했다가 3천 5백만 원이라는 큰돈을 날려버렸다. 이런 실패를 서너 차례 하다보니 그동안 모았던 돈이 바닥 날 수 밖에 없었다.
1978년부터는 태양열 집열체의 자동 가변조정 장치에 몰입,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2여 년을 청계천 바닥을 누비며 필요한 부품과 공구를 모아들여 시제품을 제작해 성능시험에도 성공했고 특허권도 획득했다.
이 발명은 종래의 태양열 집열판이 직사광선을 이용하고 있는데 반해 반사경을 이용, 집열 시간과 온도를 최고 120도까지 끌어 올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발명의 자재 모두를 국산으로 쓸 수 있고 고가인 동재 소요를 극소화시켜 원가 절감의 효과를 높였다.
땜질도 하고 부속품이 필요하면 청계천으로 뛰어가 이곳저곳을 누비며 겨우 제품을 완성하는데 성공하기는 했으나 기업화할 자금이 없다.
이제까지 단돈 100원의 소득도 없이 투자만 계속했으니 뭐 하나 남은게 있겠는가.
정말 답답하다. 그렇다고 여기서 좌절할 수는 없다. 이 발명만큼은 국가를 위해서도 꼭 햇빛을 보아야 할 텐데 뜻과 같이 일이 되지 않는다. 재력이 없기 때문에 이 권리의 독점권을 주장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
국익이 선행되고 그동안의 제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게만 된다면 기꺼이 내 권리를 남에게 그냥 주어야겠다는 각오도 되어 있다. 세상에 꼭 내놓고 싶다.
발명인들의 꿈이 무엇이겠는가. 심혈에 대한 발명이 햇빛을 볼 수 있을 때 그간의 고통을 잊을 수 있을 것이다.
당국에 바라고 싶은 점이 있다면 거리의 발명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정책적 배려가 아쉽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이것은 한 사람의 요구가 아니라 발명의 길을 걷고 있는 대다수의 의견일 것이다.
신념 하나로 30여 년을 발명과 함께 살아온 나의 강인한 의지가 젊은 발명인들에게 많은 교훈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참고로 윤유택 님은 우리나라 최초 공업소유권(現 산업재산권) 관련 책인 ‘특허-실용신안-의장-상표 수속의 실제’를 편저한 분이기도 하다.*****
난 81년 5월 미국 뉴욕에서 개최된 국제신제품발명전시회에서 금상을 획득한 에너지 절약형 열대류성 실키 블라인드는 극히 기초적인 과학원리를 남보다 먼저 실생활에 응용한 것이라는 점에서 발명의 의미를 깨닫게 해 준다.
원래부터 나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블라인드 커튼을 전문적으로 생산, 공급해왔다. 오늘날 대부분의 건축물에 사용되고 있는 금속제나 플라스틱재 블라인드 커튼은 섬유재 커튼과 함께 커튼의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이들 커튼은 단순히 태양광 등 외부로부터의 빛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2차에 걸친 오일쇼크로 인해 에너지 절약 효과를 얻도록 한 것이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오늘날 모든 건축물의 시공에는 단열 보온재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건축물에는 결코 없어서는 안 될 창문을 통해 발산되어 버리는 실내열을 막을 방법이 없어 에너지 절약 효과를 감소시켰던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고심하던 중 블라인드 커튼에 흡열 색과 열전도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창문을 에너지 흡수구로 활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즉 블라인드 커튼의 외부로 향하는 면에 실리콘 블랙 등 흡열성이 우수하면서도 미관이 좋은 동(銅)색 도료를 도장하고 재료는 열전도율이 높은 알루미늄으로, 또 내부로 향하는 면에는 열의 확산 효과가 큰 알루미늄 미립자 분말을 반사색으로 도장함으로써 외부에서 태양열을 효과적으로 흡수하는 동시에 내부로 열을 집중 확산시키고 내부에서는 열이 바깥으로 발산하는 것을 막아 겨울철 난방에 필요한 에너지의 소비를 상당량 절감토록 했다.
해외 주문늘어... 제품 다양화
또 여름철에는 이것의 반대 원리를 응용, 블라인드 커튼의 면을 겨울철과 반대가 되도록 조절하면 실내의 열기를 흡수해 외부로 발산하도록 하고 외부에서의 태양열을 반사케 함으로써 자동적인 에너지 조절 효과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매우 간단한 원리에 의하면서도 고도의 기술적인 기능을 갖는 새로운 블라인드 커튼의 발명으로 지난 80년에 과학기술처가 주관한 전국 신기술 및 발명품 경진대회에서 동상을 획득한 데 이어 81년 6월 산업포장을 받기도 했다.
다양한 색의 집열 도료를 개발하는 것이 기술적인 과제이다. 현재는 실리콘 블랙 65%와 소량의 마그네슘-알루미늄-철-규소-망간-주석-티타늄-동-칼슘을 혼합해서 동색을 현출시키고 있으나 블라인드 커튼에 도장되는 도료는 에너지 절약 효과외에도 미관이 아름다워야 하는 것이 필수조건이므로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에 맞는 색들이 개발되지 않으면 실용성이 크게 저하된다는 것이다.
현재의 제품에 대해서도 세계 각국에서 이미 구입에 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나 설비 투자액이 부담액을 이기지 못해 공급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어느 발명품이든지 수출 및 외화 획득의 가능성이 높은 신개발 제품은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정부 차원에서 각종 지원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전문 발명인의 경우 신제품의 개발에만 모든 능력을 쏟아 발명에 성공한 이후에는 본격적인 기업화의 여력이 없을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투시 형 블라인드 커튼도 개발 중
에너지 절약형 열대류성 실키 블라인드 커튼의 실용성은 그 효과를 정확히 수치화하기가 곤란한 단점은 있지만 실험결과 일반 블라인드 커튼의 면이 받는 태양열에 비해 2~3배나 강한 태양열을 집열, 전달하는 것으로 밝혀져 매우 진보된 발명품임이 입증되었다.
이외에도 태양광을 차단하면서도 통풍이나 내부에서의 조망도 가능한 투시형 블라인드 커튼을 개발, 효용 실험을 추진하고 있다.
투시형 블라인드 커튼은 종래의 블라인드 커튼과는 전혀 달리 블라인드 커튼의 날개에 망사식으로 특수한 구멍을 형성시켜 방충효과도 겸할 뿐만 아니라 커튼을 친 상태에서도 조망에는 거의 관계가 없다.
애써 만들어낸 제품이 여러 사람 앞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자기 스스로 무엇인가를 이루었다는 성취감으로 인해 발명에의 집념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그 대문에 많은 발명인들에게 있어서 정신적 고통뿐만 아니라 생계까지 곤란을 받을 경우가 허다하다. 그 실패를 극복하는 발명인들의 높은 의지에 보상은 대부분 보잘 것 없는 것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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