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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 집념의 승리 발명으로 성공한 사람들-(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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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83년 10월 18일 한국발명진흥회(現 한국발명진흥회)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발간한 우리나라 최초 발명가 성공사례 책‘외길 집념의 승리-발명으로 성공한 사람들-’에 실린 것이다. 이 책에는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명가 35명, 발명기업 6사, 특허관리기업 14사의 사례가 실려있다.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명가는 누구이고, 발명품은 무엇이었는지 당시 글을 옮겨 싣는다. 열세 번째 글은 1983년 당시 아신전기㈜ 김기태 대표이사(당시 48세)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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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늄 드럼 국내 첫 생산
세계에서도 5번째 성공
71년 정부 부름받고 美서 귀국
복사기를 비롯 팩시밀리-컴퓨터-시스템의 프린터에 내장되는 핵심부품인 셀레늄 드럼을 개발했다. 어려운 개발과제를 가지고 보기 드문 큰 성공을 이룩했다는 점에서 긍지를 느끼고 있다.
그것은 이 기술이 개발뿐만 아니라 시험생산단계에서도 엄청난 설비투자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셀레늄 드럼 생산기술은 세계에서도 미국-영국-서독-일본에 이어 다섯 번째로 개발된 독자기술이다.
셀레늄 드럼은 복사기의 건판 역할을 하는 광반도체. 그러나 반도체에서도 IC(집적회로) 부분은 모델의 변화가 심하고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은 반면 셀레늄 드럼의 경우는 복사기를 대체할만한 사무자동화 기기가 아직 연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으므로 핵심부품이자 최첨단 기술에 의한 제품의 하나로 기술의 수명은 거의 반영구적이다.
그만큼 기술이전도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전 세계가 사무자동화 시대를 맞고 있으며 정보기술의 장치에 필수적인 세레늄 드럼의 수요는 무한정하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성공을 확신하고 온갖 어려움을 견뎌냈다.
필자는 세레늄 드럼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자신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 문리대 물리학과 2학년에 재학 중이던 지난 56년 도미, 네브래스카대학에서 고체물리학을 전공하고 기술지도 전문 업체인 GTI사에서 연구개발 책임자로 근무하면서 셀레늄 드럼에 관한 고도기술을 습득했다.
그 후 71년 정부의 재미 과학자 유치계획에 따라 귀국, 국내의 한 민간업체에 몸담고 있다가 첨단기술개발을 독자적으로 이룩하겠다는 일념으로 79년 9월 아신전기를 설립하고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실패 거듭... 10년 만에 성공
그러나 이론적인 전문지식만으로는 기업화가 불가능했다. 당시 셀레늄 드럼의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 중 미국과 영국, 서독은 비소를 사용함으로써 제작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하고 성능이 낮은 단점이 있어 이 같은 단점을 해소한 것이 일본이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던 텔리륨 사용기술이었다.
특히 복사기는 기종마다 모두 전기적 특성이 달라 드럼의 특성도 전혀 호환성을 갖지 못했다. 이 같은 기종에 따른 다양한 진공 훈착기술과 텔리륨 사용방법만은 독자적인 개발이 거의 불가능한 노우하우였다. 따라서 전 재산을 털어 극히 기초적인 생산기술을 일본으로부터 도입하고 설비를 갖추었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후 결국 시제품을 생산하는데 성공한 것이 80년 11월이었다.
새로 개발된 세레늄 드럼의 품질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밝혀졌다. 드럼의 품질을 결정하는 척도가 되는 텔리륨 함량이 미국-영국-독일 제품은 15%, 일본 제품은 22%인데 비해 아신전기 제품은 25%나 되는 것으로 분석결과 입증된 것이다.
품질 인정받아 27개국에 수출
그러나 시제품이 생산되고 첨단기술에 의한 제품의 우수성이 입증됐지만 고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필요한 생산실적을 갖지 못해 은행 측은 공장 가동에 따르는 막대한 자금 제공을 거부했을 뿐만아니라 국내의 판매처도 없었다.
수출의 길을 모색했으나 외국에서는 아무도 한국에서 이 같은 첨단기술 제품을 생산한다는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품질에 대한 의구심도 뛰어넘기 어려운 장벽이었다.
그래서 직접 판매 전선에 나섰다. 세계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제품의 우수성을 직접 확인시켜 주었다. 마침 산업경제기술연구원에서 기술의 기업화에 대한 평가결과 셀레늄 드럼이 고가의 소모성 부품으로 3백만 달러의 수입대체 효과와 더불어 기술집약적이고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제품이며 우리 제품이 기술적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을 인증해 주었다.
그때서야 은행이 자본 참여 형식으로 금융지원을 해주었으며 수출의 길도 점차 뚫리기 시작했다. 결국 시제품생산 1년 반 만인 82년 중반께야 공장의 가동률이 30%선에 이르렀다.
이어 미국 및 영국이 검사기관에 제품 품질에 대한 검사를 의뢰한 결과 최우수의 판정을 받았다. 그다음부터는 순조롭게 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서독 등 셀레늄 드럼의 원산지에서도 수출주문이 쇄도하고 수출국은 27개국으로 늘어났다.
인도의 경우는 1백만 달러에 제조기술 판매를 요청했으며 캐나다와 동독은 플랜트 도입을 의뢰했다.
더욱이 세계 굴지의 기업인 서독의 시멘스, 미국의 ITT사는 컴퓨터 시스템용 드럼의 개발 공급을 요청했다.
매출액도 82년의 18억 원에서 금년도는 5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복사기 드럼 ... 다양하게 개발할 터
세계의 드럼 수요는 연간 1천 2백 만개이며 전 세계를 통틀어 드럼 생산업체는 14~15개에 불과함으로 최소한 세계 시장의 5%, 연간 3천 5백만 달러 정도는 점유할 수 있다.
앞으로의 과제는 50~60종에 달하는 복사기의 기종에 따른 다양한 드럼을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 7명의 연구개발 전담팀이 구체적인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첨단기술의 앞날은 언제나 매우 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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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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