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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 집념의 승리-발명으로 성공한 사람들-(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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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83년 10월 18일 한국발명진흥회(現 한국발명진흥회)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발간한 우리나라 최초 발명가 성공사례 책‘외길 집념의 승리-발명으로 성공한 사람들-’에 실린 것이다. 이 책에는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명가 35명, 발명기업 6사, 특허관리기업 14사의 사례가 실려있다.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명가는 누구이고, 발명품은 무엇이었는지 당시 글을 옮겨 싣는다. 열한 번째 글은 1983년 당시 대진기계 강태욱 대표(당시 42세)의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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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전등사기 인쇄면 위치 조절장치의 발명
성공은 신용과 끈기의 결정
사무 기계와 함께 15년
한마디로 오늘의 성공은 신용과 끈기의 결정이었다. 또 신용 하나만을 믿고 부품생산을 도와주신 선배와 끈기를 믿고 기술적으로 도와준 후배 그리고 아내의 눈물겨운 내조도 성공의 원동력이었다.
정치외교학을 전공, 기계와는 거리가 먼 필자가 사무 기계인 등사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62년. 美 7보병 사단에 취업하여 미군들에게 수공예를 지도하면서 부터이다.
과학 문명의 혜택을 최대한으로 누리는 미군들 속에서 필자는 사무 기계에 깊은 관심을 갖고 각종 자료를 구입하여 탐독했다. 이것이 계기기 되어 68년 복사기 제조 판매업체인 S기업에 스카우트되었고, 복사기 생산 분야와 판매 분야에서 각각 2년씩 일할 수 있었다. S기업에서 생산과 판매업무를 익힌 필자는 72년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내 회사를 갖게 되었다.
한국전자복사기주식회사. 주요업무는 L산업 전자복사기 전국 총판이었다. 그러나 회사는 3년이 채 못되어 문을 닫아야 했다. 제품의 품질이 좋지 않아 판로가 좁아지고 끝내는 전 재산을 날리고 삭월세방 신세가 되고 말았다.
국내기술만으로 개발
“일어서자. 지금 쓰러지면 나의 인생은 끝장이다.”
전자복사기에서 윤전등사기로 전환한 이유는 간단했다. 우선 같은 사무기꼐라는데 자신이 생겼고 또 당시만 해도 전자복사기 제조기술은 외국에 의존한데 비해 윤전등사기는 국내기술만으로도 외국을 능가하는 제품개발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도 가능하다는 판단에서였다. 특히 당시 등사기가 극히 원시적인 것을 보고 필자는 기계화가 시급함을 피부로 느끼고 서둘러 연구에 착수했다. 그러나 모든 일은 생각대로 만은 되지 않았다. 사업실패로 연구비는커녕 생계조차 잇기 어려웠다.
당시 아내의 격려가 없었다면 끈기가 있기로 정평이 나있는 필자로서도 좌절하고 끝내는 포기해버리고 말았을 것이다.
필자를 자신처럼 아껴주는 선배는 필자의 신용 하나만 담보로 하고 돈은 얼마든지 빌려줄 수 있으나 등사기 개발만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국내에는 필자가 구상하는 윤전 등사기 제조회사가 2개나 있었으나 성능이 좋지 않아 크게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배의 승낙은 1년 만에야 떨어졌다. 필자의 끈질긴 설득에 선배는 연구에 필요한 부품생산은 자신의 공장에서 해줄 테니 기술개발을 서둘러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윤전 등사기
처음에는 외국제품 모방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외국제품은 우리나라 실정에는 맞지 않았다. 윤전 등사기는 급지가 잘되어야 하는데 외국제품은 외국처럼 질좋은 종이만을 사용하면 별문제가 없는데 갱지 등 질이 비교적 좋지 않은 종이는 급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필자는 여기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으면서도 외제보다 좋은 제품개발을 결심했다.
필자가 여기서 구상한 윤전식 등사기는 첫째, 지종에 관계없이 급지가 잘되고 둘째, 전기가 없어도 가능하고 셋째, 타자 원지를 비롯 어떤 원지도 사용이 가능하고 넷째, 엽서 크기에서 8절 크기까지 등사가 가능하고 다섯째, 어떤 잉크를 사용해도 선명한 등사가 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정치외교학을 전공, 기계설계도 등의 작성에 미숙한 필자는 H대 공대를 졸업한 후배를 찾았다. 필자의 끈기를 믿은 후배는 좋은 직장을 마다하고 선뜻 필자와 함께 일하겠다며 따라나섰다.
77년 회사 설립, 관납도 순조
필자의 연구는 친구 사무실 구석에서 진행되었지만 화려한 연구실보다도 활기가 넘쳤다. 필자가 구상한 아이디어는 후배에 의해 지면에 옮겨지고 도면의 내용은 선배에 의해 기계(등사기)가 되어 나오니 더 바랄 것이 없었다.
77년 5월 드디어 대진기계공업사가 탄생하였다. 손으로 잉크를 공급하던 것을 실린더에 뚫은 2천 6백여개의 구멍을 통해 잉크가 자동으로 고르게 흐르고, 가압조절 롤러를 설치해 용지를 원하는 위치에 원하는 장수만큼만 흘러 내도록 하는 등 필자가 구상했던 내용 그대로의 조건을 갖춘 등사기는 세상에 태어나자마자 만인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었다.
이 등사기의 일부 품인 인쇄면 조절장치가 78년 실용신안 제16316호로 등록된 외에도 3개의 의장(현, 디자인)이 등록되었고 3건의 실용신안이 출원되었다.
품질의 우수성은 육군-서울시청-조달청 납품이 입증해주고 있다. 또한 지난 9월 한국발명특허협회가 주관한 ’전국우수발명품전시회에서는 대기업의 각종 발명품과 겨뤄 당당히 WIPO(세계지식재산권기구)상을 수상하여 그 우수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직접 외국나가 시장 개척할 계획
금년 판매는 4천 대를 계획하고 있다. 필자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믿고 오늘도 열심히 뛰고 있다. 내년에는 필자가 직접 외국에 나가 시장을 개척할 계획도 마련해 놓고 있다. 아직 실현 여부는 미정이지만 아프리카와 동남아 몇 나라의 바이어가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돌아가기도 했다.
필자의 바램은 정부에서 영세발명가를 위해 자금지원도 중요하지만 판로개척 제공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다. 필자의 윤전 등사기는 각급 학교, 그것도 인쇄시설이 뒤떨어진 산간벽지가 가장 큰 판로이다. 지방 교육구청 등에서 보다 싼값으로 일괄 구입하여 주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간절한 바램이고 또 당국에 부탁드리고 싶은 것이다.
발명기업인의 자세
발명기업인은 기존 기업인과는 다른 일면이 있어야 한다. 당국의 지원 요청에 앞서 자신이 해야할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 당국의 지원도 뒤따른다는 평범한 진리부터 터득해야 한다.
필자는 필자에게 주어진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음을 자부한다. 그동안 수만대의 제품이 팔려나갔지만 단 한건의 고장수리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 만약 고장이 발생하면 산간 벽지에 경우 왕복 우송료를 본사 부담으로 전액 무료 수리해줄 계획이다.
또 필자는 지금까지 아무리 어려워도 발명기업인으로서의 자세를 흩트리지 않았다. 금년 조세의 날 모범 납세자로 재무부장관 표창을 받은 것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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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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