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쇠뇌의 발명
우리나라에서는 낙랑유적에서 발굴
‘활에 쇠로 된 발사장치가 있어 그 기계적인 힘에 의해 화살을 쏘는 무기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고대 전사들은 누구보다도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이 같은 엉뚱한 이야기를 자주 주고받았다. 그런데 이 꿈같은 내용을 현실로 바꿔놓은 발명가가 있었다. 누구인지는 모르나 청동기시대 사람이었다. 당시 유물 발굴을 통해 모습을 드러낸 쇠뇌의 발사장치인 뇌기가 이를 확인해주고 있다.
처음 사용한 것은 중국 전국시대 사람이었다. 이는 활보다 멀리 쏠 수 있는 장거리 공격용 무기인 쇠뇌는 중국 전국시대부터 쓰였는데, '무려 600걸음 밖을 쏠 수 있었다'는 기록이 대변해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낙랑유적에서 발굴되었으나 쇠뇌의 상세한 구조를 파악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쇠뇌의 부분 등은 낙랑무덤인 왕광 묘, 왕근 묘, 평양 석암리 제212호 무덤, 정백리 제356호무덤 등에서 발굴된 바 있다.
사용한 흔적은 삼국시대부터 보이고 있다. ‘삼국사기’의 기록에 따르면 신라 진흥왕 때 ‘나마 득신이 쇠뇌를 만들어 성 위에 들어 올렸다.’고 한다. 이는 신라시대에 쇠뇌를 사용한 부대가 있었고, 이를 제작한 기술자가 이었음을 의미한다.
고려시대에는 국방상 중요한 지역인 북계에 쇠뇌부대를 배치할 정도로 중요하게 운용되었다. 또 조선시대에는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인 행주대첩에서도 비격진천뢰 등과 함께 쇠뇌를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어 조선시대 후기에는 연속발사가 가능한 수노기로 개선 발명되기에 이르렀다.
유효 사정거리는 약 300m 정도
쇠뇌는 ‘노(弩)’라고도 하며, 나무로 된 활틀과 활틀의 뒤끝에 구멍을 파고 끼워 넣어 2개의 못으로 고정시킨 청동제의 발사장치로 구성된다.
활은 활 틀의 앞쪽에 뚫린 네모난 구멍에 직각으로 끼운 것으로 보인다. 발사 장치는 시위걸개와 시위걸개를 꽉 물고 있는 방아쇠 멈추개, 그리고 방아쇠로 구성되어 있다. 화살을 발사시킬 때에는 먼저 시위를 당겨 시위걸개에 걸고 화살을 활 틀 윗면의 홈에 놓는다.
시위는 손만으로 당기거나 활을 발로 밟고 손으로 당기는 법 등이 있다. 유효 사정거리는 약 300m 정도 되었다.
쇠뇌의 장점은 훈련이나 숙련 없이도 운용이 가능하고, 엄폐된 시설에서 방어에 유리하며, 짧은 거리에서 최고도의 정확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활보다 무거운 화살을 발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활의 화살보다 느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 운용함으로써 쇠뇌와 활이 공존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쇠뇌에 관한 유물은 전쟁기념관에 전시되어 있다.
=글:왕연중=
|
왕연중의 발명이야기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