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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기의 발명
우리나라의 놀이에는 놀이 모습을 노래나 시로 묘사된 것들이 많아 눈길을 끈다. 널뛰기도 그중의 하나다.
각 지방마다 특유의 아리랑이라는 노래가 있듯 널뛰는 노래도 지방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만들어져 흥을 돋고 있다. 특히 함흥지방에서 전해오는 ‘널뛰기 노래’는 노래만 듣고 있어도 옛 여인들의 널뛰는 모습이 그림처럼 떠오를 정도로 상세하고 흥겹게 묘사되어 있다.
예를 들면 ‘..../허누자 척실루/뉘당기 팔 랑/내치마 랑 럭/허누자 척실루/늬눈이 휘 휘/내발이 알 알/....’라는 노래를 듣고 있으면 처녀 둘이 널빤지 위에 마주 서서 어느 한쪽이 먼저 철썩하고 널을 굴러 뛰는 모양과 그때 댕기와 치마의 팔랑거림 그리고 높게 뛰어 눈이 아찔하고 발이 얼얼한 모습이 그림처럼 떠오른다는 것이다.
서양에서 발명된 시소와 비슷한 원리의 널뛰기는 초판희(超板戱)·판무(板舞)·도판희(跳板戱)’라고도 하며, 주로 설날이나 단오 그리고 추석 등 명절날에 즐기던 여자들의 대표적인 놀이로서 조상들의 슬기와 얼도 담겨있다.
즉, 두툼하고 긴 널빤지 한복판의 밑을 괴어 중심을 잡은 다음 널빤지 양쪽 끝에 한 사람씩 올라서서 뛰어올랐다가 발을 구르면 상대방은 그 반동으로 뛰어오른다. 이것을 반복하며 즐기므로 옛 여인들의 한적한 규중 생활로 인한 운동 부족을 해소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
널뛰기에 대한 발명 당시의 구체적인 기록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초판희에 대한 기록이 “경도잡지”의 ‘세시 원일조’에 설날 풍습으로 조금 기록되어 있고, 이밖에는 노래와 시로 전해질 뿐이다. 그러나 여러 연구결과와 정황으로 미루어보아 고려시대에 발명되어 일본 오키나와현 류큐(琉球)에도 전파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널뛰기에 사용되는 기구는 길이 2~4m, 너비 30cm 내외, 두께 5~10cm의 널 판지로 시소처럼 한가운데에 짚단이나 가마니로 밑을 괴고 양 끝에 한 사람씩 올라서서 마주보고 번갈아 뛰면서 즐기도록 만들어졌다. 지방에 따라서 널 양쪽 끝부분의 땅을 파기도 하고, 널이 움직이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널 가운데 사람이 앉기도 했다.
널뛰기에는 몇 가지 설도 있다. 즉, 여인들이 외부출입이 어려웠던 시절 널을 뛰면서 담장 밖의 세상을 구경했다는 설, 담장 넘어 옥에 갇힌 남편의 얼굴을 보기위해 뛰었다는 설, 처녀 때 널뛰기를 개을리 하면 시집가서 아기를 못 낳는다는 설, 정초에 널뛰기를 하면 1년 내내 가시에 찔리지 않고 건강하다는 설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를 두고 어떤 민속학자는 운동량이 부족한 여인들의 심신 연마를 위해 널뛰기를 권장하려고 일부러 만든 설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둘이서 즐길 수도 있고, 단체로 게임을 할 수도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글 : 왕 연 중
(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학과 겸임교수)
(이메일 : wangyj39@dreamwiz.com 전화 : 011-890-857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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