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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배기의 발명
우리나라의 토속적인 그릇, 장맛은 뚝배기
‘장맛은 뚝배기’
천년도 더 오래된 말이지만 요즘도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이 말로 미루어보아도 뚝배기는 우리의 식생활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뚝배기는 우리나라의 토속적인 그릇의 하나로서 오늘날까지 이어오는 전통 그릇으로 그 이름에서부터 정감이 느껴진다. 이렇듯 지금도 우리 곁에서 우리 민족의 정서를 대변해 주는 대표적인 식기로 남아 있다.
뚝배기는 그 자체에 열을 가하여 조리할 수 있고, 뜨거운 음식물을 담아도 그릇의 표면이 그다지 뜨겁지 않아 쓰기에 편리하다. 또한 냄비처럼 빨리 끓지 않는 단점이 있지만 일단 뜨거워진 것은 쉽게 식지 않으므로 된장찌개나 곰탕 등과 같은 탕류 음식을 다는데 적합하다.
뚝배기는 오지뚝배기와 질뚝배기로 분류할 수 있다. 오지뚝배기는 붉은 진흙으로 만들어 볕에 말리거나 약간 구운 다음 다흑색의 잿물을 입혀 다시 구워 만든 것으로 검붉은 윤이 나고 질긴 것이 그 특징이고, 질뚝배기는 오지뚝배기처럼 만드나 잿물을 입히지 않은 것으로 겉면이 태석 태석하고 윤기가 없다. 크기는 대 ·중 ·소와 물이 1/2~1컵 들어가는 알뚝배기 등 다양하다.
담가두면 부패가 되지 않고 벌레도 생기지 않아
그렇다면 뚝배기는 언제 누가 발명했을까? 오지뚝배기는 고대토기에서 한 단계 발전한 김해토기를 거쳐 8세기를 전후한 통일신라기에 토기에다 유약을 바르는 수법이 이어진 것이며, 질뚝배기는 신석기인들이 만들어 쓰던 즐문토기에서 청동기시대의 무문토기로 이어지던 고대의 토기 공정이 거의 그대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뚝배기는 삼국시대는 물론 고려시대 그리고 이조시대에서도 널리 사용되었으며, 지금도 우리나라 식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고려시대 인물인 이달충의 시(詩)에는 ‘질뚝배기에 들고 오는 허연 막걸리’라는 구절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질뚝배기가 막걸리를 마시는 그릇으로 사용되었음도 말해주고 있다. 뚝배기는 아가리가 넓고 속이 약간 깊어 다용도로 쓰였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뚝배기는 과학적으로 매우 제작되었음을 엿볼 수 있다. 섭씨 1,200도 이상의 고온에서 구워 그릇의 내부에 있던 결정수가 증발되어 그 증발 통로나 자리가 그릇 내부에 존재함으로써 그릇 밖의 공기와 내부의 공기가 순환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된장 등과 같은 음식을 담가두어도 부패가 되지 않고 벌레도 생기지 않는다. 더 놀라운 것은 물이나 음식 속에 들어 있는 각종 오염 물질 등을 흡수한다는 것이다. 현대과학으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글 : 왕 연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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