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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유공자 지식경제인=1990~2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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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09년 5월 29일 (사)한국발명기업총연합회와 발명이야기(이해남 발명이야기 발행-편집인)가 공동기획하고, 한국발명진흥회-대한변리사회-(사)한국청소년발명영재단-우주영재과학이 협찬하여 발명이야기가 발행한 ‘발명유공자 지식경영인(1990~2008년)’에 실린 글이다.
이 책을 발행 편집한 이해남 발명이야기 대표는 당시 중견 발명가이자 한국발명진흥회 홍보이사로서 우리나라 각종 발명진흥사업에 적극 참여하여 크게 기여했다.
이 책에 수기가 실린 주인공들은 금탑-은탑-동탑산업훈장, 포장, 대통령 표창, 국무총리 포창, 장관 표창, 특허청장 표창 등을 수상한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명기업인이다.
우선 고인이 되신 분의 글을 옮겨 싣는다. 세 번째는 한국입체조경 서건희 회장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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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가 출신 기업인으로서는 최초 금탑산업훈장 수훈
68년 음료 사업 진출 실패로 발명에 눈 돌리다
발명 관련 단체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발명유공자들의 발명이야기를 모아서 자서전 형태로 펴내려 한다며, 발명유공자의 한사람으로서 지금까지 국가경제와 산업발전에 기여한 업적과 발명인으로서의 삶과 애환 등을 직접 써 달라는 것이었다.
처음 그 제안을 받고 한참 고민했다. 과연 내가 발명유공자로서 자서전적 이야기를 쓸 만큼 국가산업발전에 이바지했는가, 공헌을 했다면 공적은 무엇인가?
나는 40년 동안 발명을 해 오면서 지금껏 한 번도 성공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고 딱히 내세울 만한 것도 그리 많지 않았다. 하지만 한국발명단체총연합회 회장으로서 미력하나마 후배 발명인들에게 신바람 나게 발명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발명인의 한사람으로서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있는 그들에게 정신적 멘토 역할을 했기에 모처럼 나를 돌이켜 보는 성찰의 시간을 갖고자 제안을 받아들였다.
내가 발명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41년 전인 1968년이었다. 그때 나는 건축자재 도매업을 하고 있었다.
당시 건설 경기가 무척 좋았다. 덕분에 내 사업도 순풍에 돛단 듯 나날이 번창하였다. 사업에 자신감을 얻은 나는 사업확장 계획을 세우고 음료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음료 사업은 그만 실패로 돌아갔고 본업이었던 건축자재 도매업마저 문을 닫아야만 했다.
참담한 사업의 실패로 쓴맛을 맛보고 벼랑 끝에 선 그때 나는 비로소 발명에 눈을 돌렸다.
나의 나무사랑 정신이 인조목재 개발을 발명 인생 최우선 목표로 되게 하다
산림은 지구의 허파이다. 산림자원이 인류에게 주는 혜택은 매우 값지고 소중한 것으로 생명의 근원인 맑은 물과 신선한 공기를 제공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물이나 공기의 고마움을 잊고 사는 것처럼 나무에 대한 고마움을 모르고 지낸다.
인간은 자연과 멀어질 때 불행해진다. 따라서 무절제한 벌목으로 지구를 병들게 해서는 안 된다. 이것이 평소 나의 지론이었다.
사실 목재는 자연스럽고 사람의 마을을 부드럽게 한다. 절삭 각도에 따라 무늬가 다양하고 자를 때마다 결코 같은 무늬가 나올 수 없는 오묘한 문양 때문에 목재의 용도와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고 이로 인해 무절제한 벌목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나의 나무사랑이 목재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갖게 하였다. 특히 대형화재를 몇 번 경험하고부터는 불에 타지 않는 대용목재 개발에 더욱 매달리게 되었다.
40년 넘게 건축자재 외길을 걸어온 내게는 산림자원을 보존하기 위한 목재 대용품 개발이 발명 인생의 최우선 목표가 되었던 것이다.
사업 실패로 모든 빚을 청산하고 나니 남은 것은 달랑 자재창고 하나뿐이었다. 이때부터 나는 창고 안에 틀어박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인조목재 개발에 전념하였다. 낮에는 재료를 구입하고 자료를 수집하여 밤새 실험을 하고 또 했다. 물론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그때나 지금이나 단 한 번도 좌절해 본 적이 없다.
그렇게 날이 가면서 자재창고는 화공약품들로 가득 쌓였고 어느새 실험실로 변해 있었다. 사람들은 나를 미친 사람으로 취급했고, 친구들은 ‘징글 랜드’라는 별명까지 지어 주었다.
우리나라 발명가라면 대부분이 그렇듯 집안의 가장이 생업을 중단하고 연구실에 파묻혀 개발에 몰두하다 보면 생활이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지사. 가족들의 고생이 미만 저만이 아니었다. 다행히 건축자재 도매업을 하면서 주변에 인심을 잃지 않았던 덕분에 옛 거래처에서 직접 나를 찾아와 공사를 맡기는 등 많은 도움을 주었고 이들의 호의에 용기를 갖고 연구에 전념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나는 신의와 성실이 기업의 밑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다.
73년 인조목재 개발로 수천만 그루의 나무가 보호되고 있다
드디어 1973년 주택건설에 필수인 목재 문틀 및 창틀을 PC콘크리트제품으로 대체하는데 성공하여 세게 최초로 불연성 인조목재를 개발하였다.
이는 ‘발명에 실패하는 것은 없다. 아직 방법을 못 찾은 것뿐이다’라는 집념의 결과였다. 그러나 특허법을 잘 몰랐던 나는 건축에 사용되는 벽, 창틀, 천정 등 모든 부품을 1건의 특허로 출원하는 우를 범했고 결국 부품별로 다시 출원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나는 ‘나뭇결무늬를 현출시킨 성형체의 제조방법’등 국제특허를 포함한 50여 건의 특허와 36건의 실용신안, 그리고 75건의 의장등록 등 150여 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게 되었고 모두가 건축자재에 관한 것이다.
나뭇결 콘크리트 문틀은 천연의 목재 질감을 내면서도 불연성, 정밀성, 부드러움, 견고성, 뒤틀림이 없고 물에 썩지 않는 내식성, 시멘트벽과의 결착성 등으로 목재의 단점을 보완하여 기능 면에서 우월하였다.
입체조경 울타리는 세계 최초로 찬합식 조립공정으로 간편하게 시공할 수 있고 ‘아파트 단지둘레’를 장식하여 마치 진주목걸이를 두른 듯한 아름다움을 갖고 있어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두고 전국에 급속히 보급되었다.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나뭇결 문틀은 주택공사가 지은 아파트 약 100만 세대에 1,000만 세트가 시공되었다. 또한 1981년 5월 뉴욕발명전에서 SUPER WOOD로 금메달을 받았다.
나뭇결 콘크리트 문틀은 전용 실시권을 설정한 천안에 있는 4만 평 규모의 ㈜주일 대용목재 공장에서 생산되어 매잉 수십 대의 차량에 실려 전국 아파트 현장으로 출하되었다.
나뭇잎 콘크리트 문틀은 1982년 서울국제무역박람회(SITRA ’82)에 출품되어 국제적인 상품으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그 후 1984년 5월 뉴욕발명전에서는 조립식 입체조경 울타리가 금상을 수상하였다. 이어서 10월에는 스위스 제네바 국제발명전에서 금상을 수상하였다.
1984년 라지브 간디 수상의 500만호 건설계획이 발표되고 인도의 건설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인도의 건축자재 회사인 SUPRIYA WONDERWOOD와 500만 호 아파트 시공을 위한 나뭇결 콘크리트 문틀 생산 플랜트 수출계약을 체결하였다.
또한 조립식 업체조경 울타리 생산기술도 수출하였다.
인도는 그 당시 약 8역 인구의 광활한 대륙이었지만 3개월간 비가 오는 우기 외에는 먼지를 일으키는 건기가 계속되기 때문에 농산물과 산림자원이 빈약하여 목재를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루에도 수천 그루의 목재를 대체할 수 있는 나뭇결 문틀, 정교하게 가공되어 아파트 500만 호에 조달할 봄베이의 첫 공장 준공식에서 우리를 환영하는 열기가 대단하였다.
그때 우리나라 주택공사가 짓던 20평 이하 아파트에 전량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에 인도정부는 제품의 품질을 인정하면서도 일정한 아파트에 3년간 샘플로 설치하여 제품력을 확인하도록 하였다.
지금은 인도 정부가 나뭇결 콘크리트 문틀을 인정하고 수입 목재를 대체시켜 전량 사용하고 있다. 콘크리트 입체조경 울타리도 보급되어 8억 인구가 거주할 주택건설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산림자원에서 건축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재목을 얻기 위해서는 30년이란 장구한 세월이 소요된다. 그런데 인조목재의 개발로 수천만 그루의 나무를 키우는 것과 같은 역할을 한 셈이었다.
나는 이러한 독자기술 수출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제25회 발명의 날에 발명가 출신 기업인으로는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게 되는 영예를 안게 되었다.
중국대륙이 나에게 준 절호의 기회를 놓치다
88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10월 국제수상발명가협회 회장이었던 나는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WIPO 세계발명가대회에 한국 발명가 대표로 선발되었다.
나를 포함한 발명가와 옵서버인 특허청 관계자 및 대한변리사회 원로분 등 10여 명이 참가했다. 우리 일행을 마중 나온 중국발명협회 요원이 마이크를 들고 환영하던 말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여러분, 환영합니다. 지금까지 한국은 중국의 꼬마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올림픽 실황을 중계하는 TV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국은 독립된 고유문화를 가진 아름다운 나라였습니다. 축하합니다.”
과연 88올림픽은 세계 방방곡곡에 대한민국의 국위를 선양했다는 자부심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 당시 우리나라와 국교가 없었던 중국 베이징공항은 여객들이 들어오고 나오는 공항 출입문이 하나였고, 베이징공항으로 가는 도로 또한 1차선일 정도로 열악했다.
우리 일행은 세계발명가대회에 참석한 세계 각국의 발명가 대표들과 함께 발명을 주제로 토의하고 발표하는 세미나에 참석하였다. 또한, 별도로 4년마다 개최되는 베이징 국제발명전람회에 참관하였는데 인민대회당 단상 위에 중국 정부 장관 모두도 참석하여 시상할 정도로 국가적인 행사였다.
나는 4년 후인 2002년 베이징국제발명전람회에 5명의 한국팀을 구성하여 출품하였다.
베이징발명전람회는 3년간 지방정부인 각 성 단위로 발명대회를 개최하여 수상한 발명품들을 모아서 4년마다 여는 중앙정부 행사이다.
외국 발명품을 포함하여 출품 수가 정확히 1,303점에 이를 정도로 세계에서 유례가 없는 방대한 규모였으며, 중국의 뿌리 깊은 기초과학을 느낄 수 있었다.
매일 모여드는 인파 속에서 나무의 무늬를 콘크리트 표면에 현출한 나뭇결 콘크리트 문틀의 인기는 대단했다.
나뭇결 콘크리트 문틀 전시장을 중국 장관들과 함께 참관한 중국발명협회 회장(전 과학부 장관)은 제품을 한참 요리조리 보더니 껄껄 웃으면서 “야, 이거 꼭 나무 같네! 침목과 전신주는 콘크리트로 대체되었는데, 왜 원목을 재단해서 만드는 그 많은 양의 문틀을 콘크리트로 대체하는 생각을 못했을까”라고 말했다.
나는 베이징국제발명전람회에서 금상을 수상하였고 외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북경시장 특별장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를 계기로 중국의 각 성에서 참가한 국영기업들이 나뭇결 콘크리트 문틀 제조공장 설립을 줄기차게 요청하는 바랍에 전시장에서 매일 의향서를 작성하였다.
공장을 세워달라는 각 성의 초대를 받고 내륙지방까지 몇 개의 성을 방문한 나는 중국의 산업이 너무나 낙후되어 있어 그렇게 조급하게 서두를 일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나는 이미 인도대륙에 나뭇결 콘크리트 문틀 공장 설비를 위한 플랜트 수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즉시 시행할 수 있었으나 공장을 세운다 해도 낙후된 도로망이나 차량 문제와 운송 등 아직은 여러 가지 여건이 이르다고 생각한 것이다. 또 그 당시 나는 가볍고 기능이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대용 목재를 개발하고 있었으므로 특허로 등록된 나뭇결 대용목재 문틀은 물론 문짝까지 함께 세트로 중국에 상륙시키리라는 거대한 포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을 표본모델로 모방한 아파트건립이 급진적으로 이루어지자 나의 계획을 그만 앞질러 버렸던 것이다. 아니, 신제품 개발이 늦어 때를 맞추지 못한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니 때를 맞추어 개발된 것이 이미 92년 베이징국제발명전람회에 전시한 바로 나뭇결 콘크리트 문틀이었던 것이었다.
나는 중국에서 제품의 보증서로 통한다는 북경시장 특별장(特別獎)의 후광을 내세워 그들이 간절하게 원하던 나뭇결 콘크리트 문틀 공장 설비를 과감하게 제공하여 중국대륙의 여러 단지에 세워지는 아파트건설에 동참했어야 했다.
중국 인민들이 나의 대용 목재를 극찬하며 크게 기대하였던 뜻에 부응하지 못하고 완벽하게 모든 조건들이 맞아떨어지기를 기다리다가 그만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 지금도 회한으로 남는다. 그 회한 속에는 뉘우침과 냉철한 기획으로 다음 기회를 노리는 야심 찬 뜻도 서려있다.
81년 뉴욕전시회 제패를 계기로 특허소득세 전액 면제되다
나는 1975년부터 국내기업에 특허 전용 실시권을 주고 특허사용료(일명 로얄티)를 받았는데 전액 세금이 부과되고 있었다. 그래서 국세청 소득과장을 어렵게 찾아가 특허소득에 대한 면세 문제를 문의했다.
특허소득은 당연히 면세되는 것으로 착각했던 소득과장은 도리어 특허소득이 면세대상이 아니라는 사실에 의아해하며 발명가들이 힘을 합쳐 특허소득의 감면을 청원하라는 격려의 말까지 아끼지 않았다.
그 이후 특허소득 면세를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1981년 이전부터 현행법상 특허소득은 기타소득으로 분류되어 산업재산권이 광업권이나 문예 창작, 복권당첨 등과 같은 분류로 간주하여 면세대상에서 제외되어 있었다. 다만 특허권을 가진 사람이 외국에 특허권을 양도하거나 실시권을 주는 경우에는 특허소득의 50%를 감면받았지만, 이 또한 국내기업을 대상으로 양도하거나 국내기업에 실시권을 주는 경우에는 감면대상에서 빠져 있었다.
우리 발명계는 특허소득면세를 지속적으로 주장하였다. 특허양도에 따른 로열티를 받더라도 세금을 내고 나면 또 다른 기술개발을 위한 재투자는 엄두도 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차에 우리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1981년 5월 뉴욕발명전시회에서 한국이 금상 5개를 획득하며 전시회를 제패하였다. 이 쾌거에 고무된 정부는 한 달 후인 6월 15일 청와대에서 산업포장을 수여하기로 한 것이다.
그 자리에서 나는 당시 전두환 대통령께 우리 발명계에 숙원이었던 특허소득에 대한 전액 면세를 요청하였다. 이를 계기로 마침내 그해 12월 31일 특허소득 전액면제가 공포되었고 이듬해인 1982년 1월 1일부터 발효되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특허를 양도할 때나 대여할 때의 ’대여‘라는 두 글자가 세법 조항에서 누락되는 바람에 세금을 다시 내야 했고 1988년도에 들어서야 비로소 특허소득 전액 면세를 받게 되었다.
그때의 감회란 잊을 수가 없다. 고난 속애서 밤을 지새우면서 연구하던 보람을 느꼈으며 연구에 더욱 전념할 것을 다짐하면서 특허소득 면세야말로 으뜸가는 발명 장려책이라고 생각하며 감사하였다.
발명장려가 국가의 지침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1997년 국민의 정부 시절 특허소득이 전액 면제에서 50% 감면으로 다시 축소되었다. 참여정부에서는 아예 기술이전 소득에 대해 세액감면제도를 폐지한다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던 것이다.
정부의 논리는 이랬다. 수혜자가 소수이고 연구비용을 감면해 주기 때문에 기술이전 소득까지 감면해주는 것은 이중지원이라는 것이다.
2003년 11월 17일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심의할 국회 소위원회가 개최되던 날 아침, 나는 한국발명단체총연합회 회장으로서 개정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글을 신문에 기고하였고, 발명계의 반발 또한 거세어지자 결국 그 개정안은 기각되고 50%감면 유지로 일단락되었다.
여기서 우리가 꼭 알아두어야 할 것이 있다. 특허 1건이 개발되어 상품으로 출시되기까지 짧게는 몇 년, 길게는 평생을 바쳐야 한다.
때문에 기술개발에 성공하여 특허권을 획득하고 상품화시켜 신상품 출시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하더라도 제도적으로 노력과 투자에 대한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발명인들의 기술개발 의욕 고취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범국민적 발명 분위기 확산 또한 요원할 수밖에 없다.
발명은 미개척의 새 영역을 여는 것이며 과학은 바로 발명이 열어놓은 기성의 영역인 것이다. 이와 같이 발명 없이 과학 문명이 존재할 수 없으며 발명이 바로 인류문명의 기본임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우수한 발명을 창출시켜 특허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나라가 부강한 선진국이라는 것은 역사와 현실이 잘 증명하고 있다. 신기술을 경제 무기화하는 냉엄한 글로벌 특허 전쟁 속에서 이제 우리는 두뇌자원을 활용한 기술개발에 총력을 기울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제안 하나를 하고자 한다.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우리 국민들에게 발명의 동기를 부여하는 발명 장려정책의 하나로 현재 기술이전에 따른 특허소득의 50%를 세금으로 부과하고 있는 것을 전액 면제해 주어야 한다고.
발명이 상품화되면 이에 따라 고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등의 새로운 세원도 발굴하게 되는 셈이다.
우리는 상품화에 성공한 발명품에 한하여 특허소득 전액 면제를 바라는 것이다. 만약 특허권을 많이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상품화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특허소득 전액 면제의 혜택은 전혀 누리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발명인들은 다시 특허 소득세 전액 면제를 원한다
1996년 6월 4일 오전 8시 코리아나호텔 로얄룸. 내가 명예회장으로 있던 국제수상발명가협회 고문 조찬 상견례에 당시 고문으로 이명박 현 대통령께서 참석하셨다.
그날 고문 조찬상견례에서 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우리나라는 자원이 부족하지만 두뇌가 뛰어난 국민이기 때문에 발명을 장려해서 기술선진국을 만들어야 한다”며 발명 장려의 중요성을 무척 강조하셨다.
‘발명입국’은 평소 이 대통령의 소신이었고 발명가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 발명인들은 지금 정부가 국민들의 기술개발 의욕을 고취시켜 줄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다.
그때도 이 대통령은 살기 좋은 나라 만들려는 구상들로 가득 차 있었다. “제주도는 비바람과 기후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지하도시를 만들어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육성해야 한다. 날씨가 좋을 때는 빼어난 자연경관을 감상하고 비바람 부는 궂은날에는 지하시설에서 다양한 취미와 오락을 즐길 수 있게 하여 다시 찾고 싶은 관광도시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여러 가지 복안을 말씀하셨다.
이 대통령의 생각은 논리적으로 한발 앞서 있을 뿐 아니라 숱한 역경과 고난 속에서도 남이 하지 못하는 일을 보란 듯이 해내시는 분으로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
1920년대 미국 대공황 이후 80여 년 만에 미국에서 촉발된 경제위기로 세계 경제가 큰 어려움에 처한 이때 잘못된 것은 과감하게 바로 잡고 국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화합 속에서 꼭 경제를 살리고 나라 살림을 잘하실 거라 우리 발명인들을 믿고 있다.
신기술 이전소득에 대한 세액전면폐지는 신기술 개발의 장려책이면서, 새로운 상품화를 촉진하고, 세수를 창출하는 일석삼조의 정책이다.
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파격적인 세제지원만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히트상품을 만들어내고 경제대국으로 가는 길임을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대통령께서 강조하신 발명장려를 위해서는 특허 소득세부터 전액 면제해야 하며, 우리 발명인들은 이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히트상품 하나가 3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세계지도에서 손톱 크기만한 작은 한국이 특허출원 건수로만 세계 4위를 차지할 만큼 당당한 특허선진국이다. 특허소득 전액 면제는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세계적인 히트상품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발명은 경제의 원동력이다
나는 지금도 화재 시 질식의 염려가 없는 무독성의 불연 판재를 개발해 놓고 더욱 빠른 양산방법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다.
이 새로운 대용 목재는 세계시장을 겨냥한 나의 야심 찬 프로젝트이다. 융점이 2,850℃로 고온에서 타지 않고 인체에 무해한 산화마그네슘 분말을 주재료로 한 광물성 분말과 식물성 분말을 물과 혼합하여 가공한 무해하고 독성이 없는 환경친화적인 제품이다.
종전에는 산화마그네슘 분말을 경화시키기 위해 염화물인 염화마그네슘을 경화재로 첨가하였다. 그런데 염화물이 공기 중의 습기에 녹아 제품표면이 끈적이는 조해성(潮解性)과 화재 시 염소가스를 발산시켜 질식시키는 독성 때문에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이 발명은 경화제인 염화마그네슘을 근본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성형하는 방법으로, 조해성과 염소가스의 독성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가볍고 부드러운 자연적인 무독성의 불연 판재이다.
우리나라는 물론 러시아와 호주 등에 이미 국제특허 등록이 되어 있다.
나는 개인 연구소로 송원건재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나는 내가 개발한 발명 특허를 국내기업들에 실시권을 주고 특허사용료를 받았고 외국에 신기술 플랜트를 수출하여 기술료를 받았다.
신기술 유망 중소기업으로 한국업체조경을 창업하여 경영을 한 세 가지 경험을 가지고 있다.
나는 이러한 오랜 경험을 통해서 발명의 세계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발명을 하면서 고난을 겪어 보았고, 밤을 지새운 연구 끝에 해답을 찾았을 때는 가슴 벅차오르는 희열도 느꼈으며, 발명을 상품화시켜 국내외의 주택건설에 기여도 했다.
그러면서 겪어온 40년 발명 인생을 돌이켜보니 발명은 경제와 맥을 같이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발명을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 발명가 육성이 우리 모두 잘 사는 길임을 인식해야 한다.
경제의 원동력인 발명을 생활화하여 발명가가 육성될 수 있는 기반조성, 즉 발명풍도 개선이 시급하다.
발명풍토는 나라마다 전통적으로 다르다. 구미 선진국에서는 손잡고 인사를 나누다가도 발명가라는 것을 알게 되면 목을 껴안고 반가워한다. 중국은 발명가에게 박사 칭호를 주며 예우하는 나라이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손잡고 반갑게 인사하다가도 발명가라고 하면 시큰둥해진다. 상공(商工)을 천시하던 그 옛날 풍습 탓일 게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경제대국이 되고부터는 발명을 보는 인식이 달라졌다고 느낀다.
왜 그럴까? 우리나라가 세계 10위의 경제강국이 되는 시기에 특허출원 세계 4위의 특허선진국이 된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경제가 부강한 나라는 반드시 발명을 많이 하는 나라이다.
나는 발명이야말로 경제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발명장려가 국가의 지침이 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나는 40년 동안 발명을 해 오면서 지금껏 한 번도 성공했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고 좌절해 본 적도 없다. 항상 지금부터라는 마음가짐으로 발명에 임해 왔다. 그러면서 깨달은 몇 가지가 있다. 후배 발명인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적어 본다.
첫째, 발명은 상품화를 전제로 개발되어야 하고 특허등록도 상품화를 전제로 출원되어야 한다. 상품화될 수 없는 발명은 시간과 비용에 따른 자기 소모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그 시간을 상품화에 자신 있는 발명에 우선하여 활용하는 것이 지혜로운 일이다.
둘째, 직업도 자기 적성에 맞는 분야에서 성공할 확률이 높듯이 발명도 자기가 잘 아는 분야에서 가장 불편하고 가장 필요한 것을 찾아내어 개선하는 방법에서 찾아야 한다.
셋째, 발명품이 양산될 수 있고 대량 소모되는 제품인가를 따지라는 것이다. 이것은 사업성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요약하면 가장 필요한 것을, 가장 간단한 기계로, 가장 쉽게, 가장 좋게, 가장 값싸게 만들 수 있는 것이 가장 첨단기술이다. 그러므로 자기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면 그것이 바로 첨단기술이며 가장 우수한 발명으로서 우리 발명가들이 이뤄내야 하는 목표이자 소망이다.
발명은 영적인 작업이며, 진리며, 진실한 두뇌에서만 창출된다. 과욕으로 자기를 내세우려는 자, 성실하지 못한 자에게는 좋은 착상과 영감이 떠오를 수 없다. 항상 겸손해야 한다.
나는 발명이야말로 인류의 복지를 위한 영적인 숭고한 작업이며, 그 속에서 진정한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본다.
끝으로, 나는 지구를 병들게 하는 무절제한 벌목을 막는 대안은 환경친화적인 대용목재의 출현 뿐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나는 산림자원을 보호하는 청정 대용목재 발명으로 건축자재 분야에서 첨단을 가는 녹색혁명의 선두주자가 되고자 한다. 이것이 발명가인 나의 목표이자 소명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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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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