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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 집념의 승리-발명으로 성공한 사람들-(34-마지막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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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83년 10월 18일 한국발명진흥회(現 한국발명진흥회)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발간한 우리나라 최초 발명가 성공사례 책‘외길 집념의 승리-발명으로 성공한 사람들-’에 실린 것이다. 이 책에는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명가 35명, 발명기업 6사, 특허관리기업 14사의 사례가 실려있다. (참고로 한국발명진흥회는 올해 창립 50주년이다.)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명가는 누구이고, 발명품은 무엇이었는지 당시 글을 옮겨 싣는다. 서른 네번 째(마지막 회) 글은 40년 전 당시 ㈜큐닉스 이범천 대표(당시 33세)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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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및 그 주변 기기의 발명
두뇌를 밑천으로 V-B에 성공
5인의 두뇌가 하나로
컴퓨터 관련 학문을 전공한 불과 5명의 청년들이 컴퓨터에 관한 전문지식과 젊은 혈기만으로 기업을 설립한 지 겨우 2년 만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벤처비즈니스로 성장한 ㈜큐닉스가 이제 태동기에 접어든 국내 벤처비즈니스계에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그것은 매출 규모와 관련 제품의 국내시장 점유율에서뿐만 아니라 개발하고 있는 제품이 국내에서는 기술기반이 거의 조성되어있지 않은 현대문명의 총아로서 선진각국이 연구개발에 총력을 경주하고 있는 컴퓨터 및 그 주변 기기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창업자는 현재 대표이사인 필자. 1973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후 과학기술원의 전신인 한국과학원에서 공학박사를 취득했다.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굴지의 민간연구소인 와튼 연구소에서 미국의 컴퓨터 산업에 관한 전반적인 실태를 보고 현장을 체험한 후 귀국, 과학기술원 전산학과 조교수로 근무하다가 젊은 후배 4명과 힘을 함쳐 기업을 설립했다.
첫 제품 3국어 혼용 워드 프로세싱
창업계기는 컴퓨터 산업을 중시해온 평소의 소신 그것이었다. 세계 각국에 컴퓨터가 급속한 속도로 보급되고 사회 전체가 컴퓨터화됨에 따라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실현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컴퓨터 산업을 육성, 발전시켜야 했으나 수년 전만 해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방법론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정부는 물론 기업도 아무런 대책을 갖지 못한 극히 낙후된 상태였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의 실정으로서는 오직 인간의 두뇌만이 핵심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컴퓨터 산업의 육성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었고 외국의 경우에도 컴퓨터 부분은 벤처비즈니스로서 부단한 기술개발과 기동성 있는 경영, 모험과 의지로 성공한 기업이 많이 있다는데에 용기를 얻었다.
1981년 9월 1일 창업하여 피나는 노력을 쏟은 결과 1년 2개월 만인 1982년 11월 최초의 개발품으로 한글-한자 혼용 워드 프로세싱 시스템을 선보였다. 때마침 불어닥친 사무자동화의 선풍과 정부의 사무자동화 추진계획에 힘입어 이해에만 4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국내 최초로 개발된 이 워드 프로세싱 시스템의 특징은 워드 프로세싱의 첫째 조건인 미려한 자체이다. 이것은 평범한 특징처럼 보이나 실생활에 응용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다. 또 문자의 규격과 종류가 다양해 문서 작성이 편리하고 입력 부분에서의 문장 작성 및 변경 보관 검색이 매우 간단하게 이뤄진다.
출력 속도도 종래 타자기의 경우 분당 300자에 불과한 데 비해 한글 및 한자는 5천 4백 자, 영문은 1만 4천 4백 자로 사무 능력의 획기적인 향상에 기여할 수 있게 되었다.
두뇌를 밑천으로 V-B에 성공한 것이다.
국내시장 점유율 100%
결국 사무자동화는 사람의 시간을 활용하자는 것이 목적인데 현재 통계적으로 사무실에서 사람이 문서와 씨름하는 시간이 하루 작업의 60%나 차지한다. 여기에 워드 프로세싱을 도입하면 생산성을 30%나 항상시킬 수 있는 어마어마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워드프로세싱 시스템의 개발 성공을 바탕으로 컴퓨터 본체 및 주변 기기 개발에도 착수, 이미 3종의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를 개발해 냈을 뿐만 아니라 터미너프린터 5종을 개발해 국내 판매액 규모만 20억 원, 수출 계약고는 80만 달러에 달하고 있다.
국내시장 점유율도 워드 프로세싱의 경우는 1백%, 터미널 30%, 프린터 30~40%로 판매량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일반 응용 프로그램이 아닌 고도의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개발에도 주력, 10여 종을 완성했다.
이같이 성공을 이루게 된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두뇌만이 자본이라는 신념과 젊은 도전 의지로 기업 자체를 기술개발 전문 연구소화하고 기술개발 규모를 매출액 대비 12.5%(6억 원)로 높여 자체 기술진이 신제품의 설계와 응용기술개발에 주력, 첨단기술에 대한 노하우를 독자적으로 축적했다.
또한 개발제품을 판매하는 세일즈맨의 위치를 극히 중시, 상품의 전반적인 사항을 깊이 인식해 일단 전문지식을 보유하고 기동성 있게 시장 개척에 나서도록 함으로써 판매 활동을 전문화한 것이 성공의 견인차였다.
이것은 세일즈맨을 세일즈엔지니어라고 호칭하는 데서 쉽게 드러났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도 개발할 터
계획하고 있는 앞으로의 과제는 하드웨어와 동시에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이 늘고 있기 때문에 그 호환성을 제고하고 표준화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실정이다. 또 세계시장에서 소형 컴퓨터 부분만은 우리나라가 큰 비중을 갖도록 해외진출을 위한 시장 개척과 경쟁력 확보, 컴퓨터 기술과 통신기술을 복합시킨 첨단기술 개발도 중요한 과제이다.
세계시장 진출만은 반드시 ‘큐닉스’의 브랜드로 이룩하겠다는 것이 확고 부동한 신념이기도 하다.
컴퓨터의 생산기술 분야는 우리나라도 그동안 가전제품 생산과정을 통해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축적돼 있다. 그러나 아직 설계능력은 전혀 보유하지 있지 못한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는 생산부문은 기존기업이 담당토록 하고 설계능력 배양에 주력해 기술을 필요로 하는 모든 기업에 제공할 계획이다. 그것이 바로 벤처비즈니스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큐닉스를 기술개발 전문기업으로 키워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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