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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길 집념의 승리 -발명으로 성공한 사람들-(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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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983년 10월 18일 한국발명진흥회(現 한국발명진흥회)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발간한 우리나라 최초 발명가 성공사례 책‘외길 집념의 승리-발명으로 성공한 사람들-’에 실린 것이다. 이 책에는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명가 35명, 발명기업 6사, 특허관리기업 14사의 사례가 실려있다.
당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발명가는 누구이고, 발명품은 무엇이었는지 당시 글을 옮겨 싣는다. 열다섯 번째 글은 40년전 부산 거성중학교 박문갑 교사(당시 48세)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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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코 비행접시의 발명
어린이 발명가 양성에 혼신의 힘을
취미로 시작한 발명
나는 새로운 것을 보면 그 원리를 알아야 직성이 풀리고, 일을 시작하면 끝을 보아야 하는 성격 탓인지 항상 바쁜 사람으로 낙인이 찍혀있다.
70년 당시만 해도 우리 사회에서는 기업주나 일반인들 사이에 공업소유권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었던 시대였고 마치 미국의 개척시대에 금광을 찾는 서부인들처럼 일부 개인 발명가들은 공업소유권으로 인한 일확천금을 꿈꾸던 시절이었기도 하였다.
당시 내 반 학생 중에서 생활이 어려워 수업료를 못 낸 여학생이 있었다. 여러 달 치 수업료가 밀려 결국 제적이 될 딱한 처지가 되어 가정방문을 하게 되었는데 생활이 말이 아니었다. 학생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직업을 물었더니 사업가라는 것이고 어떤 사업을 하시느냐고 물었더니 잘 모른다는 것이다.
마침 얼큰하게 되어 귀가하는 아버지를 만나 인근 대폿집에서 주거니 받거니 하다 자연스럽게 직업 이야기로 화제를 옮기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부모의 유산으로 가내공업을 하면서 짭짤한 재미를 보았고, 제품 생산 중 한 아이디어를 얻어 이의 기술개발에 많은 재산을 소진하고 나머지는 국내 및 외국의 해외출원 비용으로 모두 날렸지만 특허권이 팔리기만 하면 곧 거부가 된다는 환상 속에 살고 있었고, 공업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진 인텔리였다.
그날 이후 나 또한 여기에 매료되어 취미로 시작한 것이 특허-실용신안-의장(現 디자인) 및 상표 등 72건이 출원되었고, 그 중 등록된 것이 36건에 이르게 되었으니 엄청난 비용을 날린 것은 말할 것도 없으나 후회는 하지 않는다. 골프나 낚시의 취미를 가졌더라면 그 이상의 돈이 소비되었을 것이라고 자위하니까.
우연한 만남
재일교포가 경영하는 동화통상주식회사에서 미국 WHAM-O사의 특허품인 FRISBEE 원반에 대한 상표권을 인수하여 그 제품을 미국의 ROSE BOWL 대회에서와 같이 스포츠 용품으로 우리나라에 보급하기 위해 부산 시내의 몇 개 학교에 견본을 보낸 일이 있었다.
원반의 사용법을 학생들에게 지도하여 보니 그 반응이 매우 좋았다.
몇 개월이 지나자 상표를 도용한 저질품이 헐값에 쏟아져 나오기 시작하고 연 질의 규격제품이 경질의 저질품으로 둔갑했으나 학교의 유리창이 깨어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니 교내에서 원반 놀이를 엄금하게 되었고 스포츠 용품으로의 보급이 불가하게 되어 이를 동화통상에 조언을 하였더니 동사 사장이 일본 FRISBEE DISC협회 사장과 함께 81년 2월 23일 부산에 와서 세 개 학교에 ROSE BOWL대회의 광경과 경기를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소개한 셈이다.
그러나 이미 2월 22일에 코모드 호텔에서 내 의견은 현재까지의 조사결과 완구로의 보급은 가능하나 스포츠 용품으로는 불가하다는 것이고 동화통상에서는 절대적으로 가능하다는 의견대립으로 결국 동사에서는 우리나라에 FRISBEE의 상표수출을 하게 되고 나는 이 원반을 완구를 겸한 스포츠 용품으로 개발할 결심을 굳힌 계기가 되었다.
미련한 옹고집
어디 보자. 누가 옳았는지. 그리고 누가 성공하는지?
이때부터 대중에게 어필될 TN 있는 완구의 요건을 조사하기로 하였는데 우리나라 완구의 유통 구조는 역시 큰 시장의 도매상에 의해 좌우되며 그들의 판단이 사업의 성공여부를 거의 결정하고 있어 이들이 대중의 소비성향을 가장 잘 알고 있었고, 이들의 조언은 한결같이 현재까지 무난히 판매된 완구의 특징은 ‘소리가 나면서 움직이는 것’이라 하였다.
나는 원반에 소리기구를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호루라기나 소리나는 팽이의 원리를 적용하기로 결정을 하였다.
낮에는 근무를 해야하여 밤에 방음시설이 전무한 창고 속에서 실험을 하자니 피리 소리와 팽이 소리 등이 이웃에 흘러나갔음은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처음 몇 주일 동안은 학교 선생님이라는 체면을 보아 참아왔는데 이게 달을 넘기자 참다 못한 이웃 사람들이 파출소에 고발을 하게 되었던 모양이다.
하루는 열심히 호각소리를 조절하고 있는데 실례한다는 노크 소리가 들렸다. 이 밤중에 누굴까 하고 문을 열었더니 순경이 들어와서는 무조건 물건을 전부 가지고 파출소로 가지는 것이다. 별수 없이 너절한 잡동사니를 들고 파출소에 가니 대뜸 직업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교사이며 발명에 손을 좀 대고 있다니까 이웃 사람 잠 못자게 하는 발명을 하느냐며 호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고 특히 이웃에 모범이 되어야 할 사람이 그런 짓을 한 것은 고의성이 다분하니 직결에 넘기라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 가지 일에 열중한 나머지 큰 죄를 지은 것 같아 백배사죄하여 시말서만 써주고 나오게 되었다.
그때의 심정이야 당장 집어치울 생각밖에 없었으나 여태까지의 노력이 아까워 창고의 틈새를 전부 밀페시키고 다시 일을 계속하는데 삼복더위라 그 속에서 작업을 하자니 마치 사우나탕 속에서 일하는 것 같은 고역이었다.
한 송이 국화는 피었고
드디어 고역의 보람이 결실을 맺게 되었다. 원반의 중심부에 세 개의 체적이 서로 다른 병을 입으로 불AUS 서로 다른 소리가 나오는 것과 같은 간단한 원리로 체적이 가장 큰 제1 공간은 저속에서 저음이, 제2 공간은 중속에서 소리가 나고, 또 제3 공간은 가장 작은 체적으로 고속에서 고음을 낼 수 있게 되어 처음 원반을 회전되게 힘껏 던지면 원반의 궤도는 포물선을 그리면서 고속, 주ᅟᅮᆼ속, 저속으로 떨어지므로 원반이 출발에서 떨어질 때까지 계속하여 소리를 낼 수 있게 고안된 것으로 이 구멍과 체적의 콤비레이션이 이 완구의 생명이었다.
옹고집이 결국 의장등록 제34730호와 제39734호, 실용신안등록 제23391호, 상표등록 제86416호를 얻었고 82년 전국우수발명품전시회 출품이 계기가 되어 某 완구회사에 회사에 상당한 대가로 양도하게 된 것이다.
씨앗을 뿌리자
본업이 교사이니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발명사상을 심어주고 키워주는 것이 내 사명이라 생각한다.
80년 이 학교에 취임하고부터 발명반을 조직하여 수십명의 학생발명가를 양성했다. 아마 특별활동으로 발명반이 있는 일은 우리나라 교육계에 처음 있는 이이고 본교 하나뿐인 것으로 안다.
젊은 발명가들의 양성이야말로 값진 보물을 얻는 것이라 생각하며 내일도 또 그 다음 날도 한 알의 밀이 썩어 열매가 익을 때까지 이들의 뒷바라지에 내 열정을 쏟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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