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희망, ‘씨앗 스프링클러’
==============================================
이 글은 2024년 ‘제48회 전국초-중학생 발명글짓기-만화공모전’에서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상을 수상한 노은초등학교 5학년 황민하 학생의 글짓기로서 한편의 발명동화처럼 흥미롭다. 그래서 발명동화로 소개하기로 했다.
‘왕연중의 발명동화’ 275~281번째 소개된 우리나라 최초 전국 초-중학생 대상‘발명 사상 앙양 – 보급 제1회 작문 현상모집 수상 작품집’에 실린 글과 함께 볼 수 있도록 377번째에 소개하기로 했다.
제1회와 제48회 수상작품을 함께 읽으며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여기에 소개된 제1회와 제48회 글의 주인공이 연락을 주신다면 제가 쓴 책에 사인을 하여 보내드릴 것을 약속한다.
===============================================
노인과 청년은 눈을 감았다. 그들이 이 드넓은 땅에서 느끼던 따스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그들이 서 있던 곳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울긋불긋한 단풍, 그리고 사과나무가 서 있던 곳이었다.
‘노은’이라는 지역의 이름도 산림이 우거져 노인들이 은거할 수 있다고 하여 그렇게 불렸던 만큼, 끝없이 펼쳐지는 자연이 아름다웠던 그곳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몇 년 전부터 지구온난화와 관련한 문제가 세상 사람들을 떠들썩하게 만들더니 급격한 변화가 찾아왔다. 지구가 갑작스레 타오르고 땅과 물이 메말랐다.
땅과 물이 메마르니, 식물은 말할 것도 없었다. 사람과 동물도 마찬가지였다. 이 세상은 점점 멸망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청년이 말했다. “스승님, 예전의 그 아름다웠던 세상을 이제는 볼 수 없는 걸까요?”. 노인은 제자의 그 절망적인 물음에 어떤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이런 세상은 그도 처음 맞이하는 것이기에,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세상이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가만히 앉아 그들의 고향을 떠나보낼 수는 없었다.
그들은 어떻게든 다시 예전의 세상을 되찾고 싶었다. 노인이 말했다.
“씨앗부터 시작하자꾸나.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 그렇지만 이 작은 것은 세상을 바꾸는 힘이 있어. 이것들이 자라서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만 있다면 다시 예전의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야.”
노인의 말을 들은 청년은 순간이지만 눈이 빛났다. 아마 그 이유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희망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밤낮없이 연구했고, 결국 그들의 고향을 되돌려줄 발명품을 만들어냈다. 그들이 만든 것은 바로 ‘씨앗 스프링클러’였다.
말 그대로 씨앗을 뿌려주는 기계였다. 그들은 굶주리고 지친 군중들에게 그들의 발명품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이 발명품은 바로 씨앗 스프링클러라고 하는 제품이오. 이 기계만 있다면 다시 우리의 자연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오!”. 그러자 군중이 화가 난 듯 물었다.
“아니,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립니까? 물이 없는데 어떻게 식물을 기를 수 있죠?” 그 물음에 제자가 나섰다. “그 부분은 제가 설명 드리겠습니다. 우리의 기계에는 냉각 장치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스프링클러에 달린 호스가 대기 중의 수증기를 빨아들여 냉각 장치로 이동시킬 것입니다. 그러면 이 냉각 장치가 수증기를 응결시켜 물로 변화시키겠죠. 우리는 바로 이 물을 이용해서 씨앗을 키울 겁니다!” 그러자 또 다른 군중이 물었다.
“그럼 그 많은 땅에 씨앗은 누가 뿌리고, 물은 어떻게 뿌릴 겁니까?”. “씨앗을 뿌리는 방법은 물을 뿌리는 방법과 같습니다. 씨앗 스프링클러 안에 있는 2개의 관 중 하나의 관에서는 물이, 다른 관에서는 씨앗이 나오게 됩니다.
씨앗이 나오는 관은 씨앗 저장소로 이어지고 이 저장소에는 다양한 식물의 씨앗을 보관해 놓을 겁니다.
그리고 이 씨앗 스프링클러에 토양 습도 센서를 장착해 물을 조절할 것입니다. 토양 습도 센서가 토양의 습도를 감지해 습도가 낮으면 물을 뿌리고, 습도가 어느 정도 높아지면 물의 양이 줄어들게 할 것입니다.
우리의 발명품을 사용한다면 이 넓은 땅에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도 자동화 방식으로 식물들을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의 땅을, 우리의 자연을 포기하지 맙시다. 아직 희망이 남아있습니다!”.
그 간절한 외침을 들은 한 여인은 자신의 품에 안겨져 있는 아이를 쳐다보았다. 누군가는 자신의 아내를, 누군가는 자신의 아버지를, 누군가는 자신이 키우고 있는 강아지를 쳐다보았다.
아무런 말이 오가지 않았지만 그들은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 발명품이 그들의 가족을 지킬 마지막 희망이라는 것을. 침묵은 곧 열렬한 환호로 바뀌었다.
“좋소! 우리 같이 시도해 봅시다!”, “그래요.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해봐요!”.
아무것도 먹지 못해 힘이 없는 상태가 분명할 텐데, 어디선가 힘이 불끈불끈 솟아올랐다. 아무도 그 힘의 근원을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그들이 하나 확신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머지않아 그들의 지구를 되찾을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었다.
|
왕연중의 발명동화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