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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에는 시대에 맞는 꼭 필요한 물건의 발명이 최고
창업에는 어떤 분야의 어떤 물건이 좋을까? 필자의 경우 각계각층을 대상으로 하는 발명 특허 전반에 관한 강의가 끝나고 토론시간이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주제다. 주어진 시간이 1시간 정도여서 대부분 토론이라기보다는 질문에 대답하는 시간으로 짧은 질문에 역시 짧은 대답으로 비교적 많은 대화를 했다.
가장 많은 질문 중의 하나가 어떤 분야의 어떤 물건을 발명하여 창업해야 성공할 수 있는가였다. 대부분 30명 내외의 수강생이 대상이므로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수강생 모두 생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런 질문은 1대 1로 할 때만 가능하다. 따라서 두리뭉실하게 대답할 수밖에 없어 안타까웠다.
즉 자신의 모든 여건에 맞는 물건을 발명하여 창업에 도전하라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중에서도 시대에 맞는 꼭 필요한 물건을 발명하여 창업하는 것이 최고이며 성공할 수 있는 확률도 높다고 힘주어 강조했다. 덧붙여 반드시 거창한 물건이어야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음도 강조했다.
그렇다면 어떤 물건이 좋을까. 필자는 이론보다는 수많은 성공사례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중에서도 1967년 이태리타월과 1994년 응원용 막대풍선의 발명과 창업으로 성공한 사례를 가장 먼저 예로 들었다. 이 두 가지 발명은 10년 전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가 발명의 날 50주년을 기념하여 대한민국 근대 모든 발명 중에서 선정한 대한민국을 빛낸 12가지 발명 중에 포함되기도 했기 때문이다.
특허청과 한국발명진흥회는 발명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나아가 창조경제 발명 한국으로 부상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런 이벤트를 마련했다. 당시 필자는 선정심사위원회 위원장이어서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
심사위원들이 이태리타월을 선정한 이유는 대한민국에만 있는 대표적 목욕용품이었기 때문이었다. 발명가는 김필곤 님이다. 산업재산권 등록번호와 발명의 명칭은 ‘20-1965-0001375 (등록 20-0003786) 목욕탕용 접찰구’와 ‘20-1967-0002477 (등록 20-0005297) 목욕용 접찰 장갑’이었다. 김필곤 님은 이밖에도 접찰 주머니를 가진 목욕 수건 등 다수의 산업재산권을 보유했다.
1967년에 부산에서 비스코스 레이온 원단을 이용하여 때를 미는데 적합한 수건을 처음 만들었다. 이태리타월이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산 실 꼬는 기계인 연사기와 염료를 사용했기 때문에 붙여졌다.
만드는 방법이 간단하여 수많은 유사품이 생산되고 상표 도용 또한 많았지만 산업재산권으로 등록하여 큰돈을 벌 수 있었다. 돌이켜보면 1960년대에는 큰맘 먹어야 목욕탕에 갈 수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완벽하게 때를 벗길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여이태리타월을 발명했다.
거친 질감이 때를 밀 때 적합했기 때문에 대중목욕탕이나 일반 가정에서 널리 쓰이게 되었다. 또한, 이태리타월은 우리나라 생활용품 중 개수로는 가장 많이 팔린 발명품으로 기네스북에도 올랐다. 필자는 김필곤 님을 만난 적도 있다.
응원용 막대풍선을 선정한 이유는 대한민국 응원문화가 만들어 낸 세계적 히트상품이었기 때문이었다. 발명가는 황덕원 님이다. 산업재산권 등록번호와 발명의 명칭은‘20-1995-0019919 (등록 20-0127924) 막대풍선’이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북과 징 그리고 꽹과리 등 전통적인 응원 도구들이 주를 이뤘다. 따라서 휴대성이 떨어지고 대중이 같이 응원할 수도 없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한 것이 응원용 막대풍선의 발명이었다. 1994년 세계 최초로 탄생한 응원용 막대풍선은 길이 65cm, 폭 10.5cm의 긴 원통형 비닐 풍선이었다.
한 세트로 두 개의 막대풍선을 두드리는 것만으로도 우렁찬 소리와 함께 통일된 응원을 할 수 있어 1994년 프로야구단인 LG트윈스 팬들이 응원석에서 세계 최초로 응원 도구로 사용했다. 참고로 1990년대 초반 K 업체가 특허를 받아 P.E 재질의 막대풍선을 만들었다. 당시 막대풍선은 별도의 빨대가 있어 주입구에 넣고 불어 사용했다.
빨대를 사용하면 막대풍선의 재사용이 가능함에도 관중 대부분이 빨대를 버려 막대풍선이 쓸모없게 되었다. 이후 이를 보완한 2세대 막대풍선이 발명되었다. 2세대 막대풍선은 물놀이 튜브에서 착안하여 PVC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공기주입기를 이용하여 막대풍선의 바람을 넣고 뺄 수 있어 관중들이 다음 경기에 와서 재사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 두 가지 발명이 창업으로 성공한 가장 큰 이유는 시기에 맞는 꼭 필요한 물건이었기 때문이었다. 필자는 이 같은 성공사례를 수없이 많이 지켜보았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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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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