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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짧아지는 신제품의 수명
발명기업인이 하나의 신제품을 선보이려면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자금 등이 필요하다. 발명기업인들의 사례를 수집하여 분석한 결과 발명-특허-신제품 생산에 투자된 자금은 하나같이 예상액을 크게 초과했다.
예상액을 낮게 책정한 것이 아니고 시행착오를 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발명하여 특허를 받으려면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같은 발명이 출원되어 있으면 안 되기 때문에 애써 발명하여 특허출원까지 했는데 선행기술이 있어 등록이 거절된 것이다.
설령 특허등록이 되었다 해도 모든 발명이 빠르게 발전하다 보니 신제품을 생산하였으나 그 수명이 짧아 투자한 금액을 회수하기도 전에 개선 발명을 하여 또 신제품을 생산해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신제품을 생산하여 10년 20년 계속 신제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발명기업인은 엄청난 이익을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1차와 2차 그리고 3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열리면서 모든 분야의 신제품 수명은 생각보다 크게 짧아져 버렸다.
신제품의 수명이 10년인 경우는 극히 드문 일이 되었고 5년만 되어도 장수 신제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이어서 3년 정도에서 멈추는가 했더니 급기야 그나마도 단축되고 있다.
이제 신제품을 발명하고 생산할 때에는 수명을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검토해야 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만약 수명이 끝나 소비자로부터 신제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데도 계속 생산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재고만 늘어날 것이다.
따라서 발명기업인이라면 항시 신제품의 수명을 염두에 두고 제 때에 맞추어 제 때에 개선된 신제품을 생산한다는 자세로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즉 자사의 신제품이 미래에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 연구하고 때로는 전문가를 찾아 상담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세상에 독불장군이 성공한 경우는 없기 때문이다.
실제 사례를 통해 신제품의 수명이 얼마나 짧아지고 있는지를 살펴보면 실감이 갈 것이다. 이야기는 조금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까맣고 반지르르한 바퀴벌레 소동이 벌어진 것이다. 어쩌다 집안에 바퀴벌레가 나타나기라도 하면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쳤다. 어른들도 일부는 마찬가지였다. 세상에서 번식력까지 가장 빠르다는 바퀴벌레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그만큼 혐오의 대상이기도 했다.
당시 필자도 어린 자녀가 셋이어서 각별하게 신경을 써야 했다.
따라서 당시 발명가들과 관련 기업들도‘바퀴벌레 퇴치’라는 슬로건 아래 신제품 개발에 열을 올렸다.
바퀴벌레를 잡는 수단으로 처음에는 살충제가 섞인 먹이를 살포하는 방법이 선보였다. 이와 함께 바퀴벌레가 지나다니는 곳에 살충제를 뿌리기도 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얼마 되지 않아 실용성을 잃고 말았다. 문제점이 발견된 것이다.
즉 집안 곳곳에 뿌린 살충제가 섞인 먹이와 살충제가 어린이와 애완용 동물에게 위험하기 때문이었다.
이때 신속하게 신제품으로 선보인 것이 ‘바퀴벌레잡이 집’이었다. 이것은 종이나 알루미늄 판지 등으로 만든 삼각형 등의 작은 상자였고 이 상자의 밑부분에는 끈끈이가 칠해져 있었다. 이 때문에 바퀴벌레가 들어가면 발이 접착제에 엉겨 붙어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
특히 이것은 상자 안에 바퀴벌레가 가득 붙어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깐이었다. 에어 졸 분무기 등을 사용하는 신제품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끝이었을까. 아니다. 곧이어 미끼를 먹은 바퀴벌레들이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죽고 다시 연쇄적으로 살충효과를 내는 신제품이 등장했다.
필자의 기억으로는 이 같은 변화는 10여 년 사이에 벌어진 일로 신제품의 수명은 생각보다 짧았다. 이후에도 적지 않은 신제품들이 등장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이 바퀴벌레잡이 신제품들은 그래도 수명이 긴 편이라 할 수도 있다.
최근 첨단기술의 신제품들은 1년이 채 되지 않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제 발명기업인이 경쟁에서 승리하려면 자사 제품이 수명을 잠시도 잊지 말고 미리미리 대비하는 방법 외에는 달리 방법이 없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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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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