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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발명은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는 안 된다
발명가의 성공사례와 실패사례를 분석하고 정리하고 종합하여 글을 쓰고 강의를 하다 보면 때로는 당황할 때도 있다.
특히 성공사례 위주의 강의를 하다 보면 지면 관계상 또는 시간 관계상 아이디어가 떠오른 순간을 흥미롭게 강조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이 적지 않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필자의 경우 우리나라 최초로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고, 이것을 입증하기 위해 1987년 특허청 발간 우리나라 최초 학생 발명반 교재를 집필한 데 이어 신문과 잡지에 수많은 글을 기고했고 방송도 했다.
한국발명진흥회가 발간한 비매품 발명도서도 20여 권을 집필했고 출판사에서는 100권이 넘는 발명도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전국을 순회하며 수많은 강의를 하기도 했다.
1987년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초-중-고-대학생 발명 교육을 시작할 당시만 해도 발명은 특수한 사람 또는 과학자들만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학생들을 발명의 장으로 유도하여 직접 발명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이디어에 의한 발명으로 크게 성공한 수많은 사례를 흥미롭게 사례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직장인과 일반인 대상 강의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시 필자는 관련 용어도 흥미롭게 설명하기 위해 발명의 소재인 아이디어는 ‘아!’하고 느끼는 생각이고, 발명은 국어사전의 해설처럼‘아직까지 없던 기술이나 물건을 새로 생각하여 만들어 냄’이 아니고 ‘좀 더 편리하게, 좀 더 아름답게’라고 강조했다.
즉 ‘아!’하고 순간적으로 감탄한 생각보다 뛰어난 아이디어는 없으며, 모든 제품을‘좀 더 편리하게’하면 특허나 실용신안 출원이 가능하고, ‘좀 더 아름답게’하면 디자인 출원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거듭거듭 강조했다.
당시 ‘누구나 발명가가 될 수 있다’를 믿지 않았던 적지 않은 사람들도 필자의 강조를 듣고 나면 수긍할 정도로 설득력이 있었다. 이런 글을 읽고 강의를 들은 사람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발명도 별로 어려운 것이 아니고만. 아이디어 하나로 발명이 가능하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할 수 있겠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글 또는 강의 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였다. 따라서 성공적인 글이었고 강의였다. 그런데 바로 여기에 문제가 있었다. 글과 강의에서 설명하지 못한 깊은 뜻을 모르기 때문에 아이디어 하나로 성공했다는 사실만을 기억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누구나 할 수 있는 아이디어와 발명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했다. 특히 착각은 언제나 부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문제였다. 실제로 선행기술과 시장 조사도 없이 발명을 아이디어 하나로 가능하다고 믿고 시작했다가 실패한 사례도 있다.
앞서 설명했듯이 당시의 글과 강의는 무엇보다 발명에 자신감을 갖게하기 위해서 지면 관계상 또는 시간 관계상 어렵지 않게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동기와 그 성공의 순간을 강조했다. 그러나 발명으로 성공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 때로는 산을 넘고 강을 건너야 비로소 목표하는 지점에 도착할 수 있다.
즉 발명가에게 진실로 힘든 과정은 아이디어를 떠올린 다음 순간부터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많은 독자와 수강생들이 이런 질문을 했다.
“아이디어는 자타가 인정하는 높은 수준인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당연한 질문이었다.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디어를 발명으로 완성하는 과정야말로 진정한 발명의 과정인 것이다. 이 과정에는 관련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다. 기본적인 과학 지식은 필수이고 때에 따라서는 고난도의 전문지식이 필요하다. 그만큼 숨은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간단한 구조의 생활용품은 아이디어 하나로 성공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그렇다고 모든 발명이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특히 IT와 AI 등 첨단기술의 발명은 더욱 그러하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혹시 자신이 아이디어 하나로 성공할 수 있다고 믿고 있지 않은지를. 지금부터라도 발명은 아이디어 하나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도전하자.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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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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