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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코너에 소개된 모든 글의 저작권은 저자인 왕연중 선생님(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 소장, 영동대학교 발명특허공무원학과 겸임교수, wangyj39@dreamwiz.com)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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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장인기술의 기계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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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기술의 기계화
호미와 낫 등 농기구를 기계로 생산한다. 대장간이 사라짐과 동시에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 농기구도 사라지는 줄 알았더니 오히려 기계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이런 경우를 두고 제2의 전성기니 전화위복이라고 할 것이다.
낫 놓고 ㄱ자도 모른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로 낫과 호미는 우리 민족과 뗄 라야 뗄 수 없는 필수 농기구였다. 꼴도 베고 벼도 베는 등 그야말로 낫 한 자루만 있으면 만사형통이었다. 호미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 생김새가 과학적으로 디자인되어 좁은 이랑의 밭을 매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 때문에 옛날에는 낫과 호미를 만드는 대장간은 항상 북적였고 대장장이의 장인기술은 대가 이어졌다. 또 시뻘건 불이 활활 타오르는 용광로와 그 옆에서 잠시도 쉴 새 없이 풀무질과 팔이 아프게 두들기며 뻘뻘 땀을 흘리는 대장장이의 모습은 지나는 사람들의 발걸음 잡기에 충분할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특히 벌겋게 달아오른 무쇠를 쉴새 없이 두드리는 과정은 대장간 작업의 백미였다.
달구어서 두드리고 다시 달구는 작업의 반복 속에서 무쇠는 비로소 강한 철로 변신했다. 적당량의 탄소가 들어가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정말 특이하고 기발한 선조들의 발명이자 장인기술이었다. 이렇게 단련된 철은 대장장이의 손에서 낫과 호미의 모습을 갖추어진 다음 날을 세우게 된다. 날 부분을 뜨거운 불 속에서 달군 다음 물에 살짝 담가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이렇게 하나의 낫과 호미가 태어나는 과정이 복잡하고 힘이 들다 보니 대장장이의 장인기술을 배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장인기술을 전수한 대장장이 구실을 하려면 적어도 10년 이상 배워야 한다니 장인기술이 아무리 소중하고 좋다 한들 누가 배우려 하겠는가. 최신컴퓨터도 속도가 느리다고 신제품이 등장하기를 기다리는 세대에게 낫과 호미를 만들기 위해 10년 이상 대장장이의 장인기술을 배우라 하면 무리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낫이나 호미 등 우리 민족 전통의 농기구들을 만드는 대장장이의 장인기술을 포기해 버리기엔 너무 아쉬운 일이다. 아직 쓸모도 적지 않다. 예취기가 들어가지 못하는 협소한 공간의 관리에 필수품인 동시에 휴대하거나 보관하기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대장장이의 장인기술이 사장 위기에 처한 것은 쓸모가 없어 라기보다는 채산성의 문제에 그 원인이 있었다. 호미와 낫의 경우처럼 제조공정이 까다로워 대량생산이 불가능하여 돈벌이가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대장장이의 장인기술 전수는 고사하고 우리 민족 전통 농기구들이 박물관의 전시실에서나 볼 수 있는 희귀품이 될 운명에 처하게 되었다. 그러나 기계화는 이 문제점을 깔끔이 해결할 수 있었다. 대장장이가 일일이 손으로 작업하는 제조공정을 장인기술로 기계화함으로써 인력과 시간을 동시에 절약하면서 대량생산은 물론이고 규격화된 제품을 만들 수도 있게 되었다. 또한, 우리 민족 전통 농기구와 문화를 보전하자는 꿈도 이루어지게 되었다.
한편 호미와 낫의 기계화 제조공정의 비밀은 달구고 두드리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강한 철에 있었다. 이 문제는 맞춤형 철을 사용함으로써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므로 나머지는 지극히 간단하다. 기계를 이용하여 적당한 두께와 각도로 제조하고 열처리를 반복하면 일단 90%는 완성된 셈이다.
마지막으로 날을 세우는 제조공정도 기계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하루에 생산할 수 있는 완제품의 수는 수백 수천 개가 될 수 있다. 세상을 떠난 장인기술을 가진 대장장이가 놀라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만큼 엄청난 양이다. 평생 밤낮을 매달려 만든 양과 맞먹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힘들게 풀무질을 할 필요도 없고 팔이 아프게 두들길 필요도 없다. 특히 수출도 가능하다. 아직도 낫과 호미는 물론 삽과 괭이 등 각종 농기구를 사용하는 나라가 많기 때문이다. 차제에 사장 위기에 처한 모든 장인기술이 기계화되어 전통문화를 보전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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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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