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상과 현실
먹고 마시고 자는 등 생존에 관한 것만 관심이 있는 동물과 달리 인간은 생존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에도 관심이 많다. 즉 왜 별이 밝게 빛나는지, 새가 왜 하늘을 나는지, 지구 반대편에 무엇이 있는지, 계절은 왜 바뀌는지 등 끝없는 관심이 있다. 동시에 관심의 내용을 자신에게 질문도 한다. 또 여기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 상상한다. 배를 타고 하염없이 지구 반대편을 향해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날개를 달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모험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되어 나약한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인간은 창공을 자유롭게 나는 새를 보고 하늘을 정복하는 상상에 빠져들기도 했다. 커다란 날개를 가진 아름다운 천사가 하프를 들고 노래하거나 커다란 풍선을 잔뜩 매달고 높이 떠오르고 산을 뒤덮을 만큼 거대한 새의 등에 올라타 여행을 하는 등 도저히 현실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것들을 상상하고 이를 시와 소설 그리고 그림으로 남겼다. 그리고 이 상상의 산물은 후대로 이어졌고 급기야 현실이 되었다.
즉 커다란 풍선은 열기구와 비행선이 되어 인간을 실어 날랐고 알루미늄 뼈대에 고탄성 합성섬유로 만들어진 날개를 달고 창공을 가르는 행글라이더도 탄생했다.
또 인간을 등에 싣고 날았던 거대한 새는 터보 엔진을 달고 구름 위를 나는 여객기로 변신했다. 모두 인간의 상상에서 비롯된 발명품들이다.
그러함에도 아직도 일부 사람은 상상은 그저 상상일 뿐 현실과 별개라고 말한다. 공상과학 영화를 보면서는 유치하고 장난스러운 것이라고 치부하고 무시해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런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은 현실에 안주할 뿐 미래를 내다볼 줄 모르는 것이다.
인류문명을 발전시킨 모든 발명품은 대부분 상상의 산물이었다. 이 때문에 상상이야말로 발명가가 반드시 갖춰야 할 자세인 것이다.
46년 전 소년 만화 로봇 찌빠는 당시 인간과 비슷한 감정을 가진 로봇과 어린 소년이 겪는 모험을 그려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인 찌빠는 머리에 비행용 프로펠러를 달고 귀에는 고성능 안테나를 달았으며 코에는 고성능 미사일이 발사되는 대포를 가지고 있었다.
당시 이 만화의 영향을 받아 적지 않은 어린이들이 로봇 발명에 도전했다. 집에서 깡통으로 로봇 모형을 만드는가 하면 팔이 펄럭이는 종이 로봇 모형을 만들기도 했다.
또 장래 희망을 물으면 열중의 다섯은 숙제를 해주는 로봇 발명가가 되겠다고 대답하는 등 만화가 연재되는 동안 대단한 로봇 열풍이 불었다. 물론 어른들은 그저 만화일 뿐 정말 인간과 같이 느끼고 생각하는 로봇이 탄생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어린 시절에 한 번쯤 꾸는 꿈이자 단순한 상상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이다. 그런데 이미 오래전에 로봇 시대가 열렸고 몇 년 전부터는 인공지능 로봇이 생활 속으로 파고들었다. 이뿐이 아니다. 인류의 우주 진출도 상상의 산물이었다.
우주개발을 주도했던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연구에 상상을 십분 활용했다. 별과 별 사이를 잇는 우주 고속도로를 상상하고 이를 설계했는가 하면 화성에서 자유롭게 활동하는 로봇도 머지않아 선보일 계획이다. 상상이 모두 현실로 이루어지는 세상이 열린 것이다. 따라서 상상이 곧 발명이기도 하다.
한국발명진흥회가 48회째 모집한 전국 초-중학생 발명글짓기-만화 공모전 수상작품에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상상이 글짓기와 만화 속에서 현실로 이루어지고 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주선을 타고 화성으로 휴가를 떠나는 상상도 펼쳐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의 글짓기와 만화 속의 각종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한다.
상상은 즐겁고 행복을 만끽할 수도 있는 만큼 지금 바로 상상의 날개를 활짝 펴보자. 엉뚱한 상상이 황금알을 낳는 발명으로 이어질지도 모를 일이 아닌가.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
왕연중의 발명칼럼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