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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명을 위한 창의력의 향상
필자가 어렸을 때 시골에는 TV도 없고 라디오도 없고 동화책도 없던 시절이라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 또 형님과 누나의 옛날이야기가 유일한 즐거움이었다. 그래서 틈만 나면 옛날이야기를 들려달라고 졸랐다.
그때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언제나 얼굴에 밝은 미소를 지으시며 혹부리 영감-도깨비방망이-콩쥐 팥쥐-호랑이와 어머니-흥부와 놀부 그리고 무서운 달걀귀신 등의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셨다.
필자는 이런저런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나름대로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고 생활의 지혜도 터득했다. 또 옛날부터 내려오는 놀이를 하며 그 놀이에 필요한 기구를 직접 만들며 발명가의 꿈도 키웠다.
정확히 말하면 당시만 해도 발명가라는 말이 생소해 과학자의 꿈을 키웠다. 놀이기구가 없으니 제기-자치기-줄넘기-볏짚 축구공-팽이-스케이트 등 모든 놀이기구를 직접 만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렇다면 당시 형님이나 누나는 어떠했는가? 옛날이야기도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처럼 많이 알지 못하고 마땅한 동화책도 없으니 필자나 별로 다르지 않았다. 그래도 형님이고 누나다 보니 간혹 필자의 성화에 못 이겨 옛날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어김없이 재미도 없고 끝도 없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즉 흔히 알고 있는 이야기였다.
“옛날에 쥐들이 살았어요.”필자는 기대를 걸고 다음 내용을 듣고 싶었다.
“그런데 어느 날 쥐들이 모두 이사를 가기로 했어요.”
“그래서요?”
“응, 그래서 쥐들은 집을 떠나 산길을 지나 언덕을 넘고 한 마리 한 마리 모두 달려갔어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데요?”
느리기만 한 형님과 누나의 입을 바라보며 필자는 다음 내용을 재촉하고 그러면 어김없이 형님과 누나의 입 언저리에는 야릇한 미소가 피어난다.
“그런데 갑자기 눈앞에 커다란 강이 나타났어요.”
“우와!”감탄하는 필자를 향해 한눈을 찡긋 감아 보이며 들려주는 이야기는 끝도 없고 어이도 없었다.
“쥐 한 마리가 강에 퐁당 빠졌어요. 앞에 가던 쥐가 강물에 빠지니까 뒤를 쫓던 쥐 한 마리도 강에 빠졌어요. 그다음 쥐도 강에 빠졌어요.”
“그다음에는 요?”
“응, 아직 다 강을 건너려면 멀었어.”
필자가 “그다음에는 요?”하고 계속 물었다면 아마 계속 쥐들이 강에 퐁당퐁당 빠졌다고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발명을 위한 창의력 향상에서도 많은 아이디어를 낼수록 좋다고 하니까 필자의 형님과 누나처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도 있다.
예를 들어 ‘붉은 벽돌의 용도가 무엇일까요?’하는 문제를 내면 ‘이것은 무엇인가의 받침으로 쓰이겠다.’는 생각을 한 다음 주전자 받침, 찻잔 받침, 도자기 받침 등 끝도 없이 말한다. 마치 아직도 강물에 빠지고 있는 쥐처럼 끝없이 받침 타령이다. 그러나 이런 아이디어는 발명을 위한 창의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이디어의 수는 많지만 생각하는 각도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 ‘재떨이의 용도는 무엇일까요?’라는 문제에서는 ‘무엇을 담는다.’는 용기라는 식으로 생각하면 수많은 아이디어를 낼 수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발명을 위한 창의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즉 용기로서 밖에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금물이다. 발명을 위한 창의력을 향상하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발명을 위한 창의력을 향상할 수 있을까? 어려운 문제지만 답은 의외로 쉽고 그래서 누구나 곧바로 실천에 옮길 수 있다.
즉 붉은 벽돌을 놓고 다시 생각해 보자. 무게, 길이, 거친 정도, 색의 농도, 성질, 특성, 크기, 부피, 높낮이 등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하면 발명을 위한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발명은 없는 것을 새로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불편한 것을 개선하는 것이다. 발명은 색체, 모양, 용도 등에 따라 각각 다르게 태어난다. 발명은 크고 또는 작게 해도 이루어진다. 발명은 더하고, 빼고, 늘리거나 줄이는 과정에도 있다. 발명은 형체도 되고 향기도 된다.
발명은 자연발생적인 것, 인위적인 것, 그리고 조합에서도 태어날 수 있다 등을 염두에 두고 계속 생각하다 보면 발명을 위한 창의력은 저절로 향상되어 자연스럽게 발명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발명이 때로는 개인은 물론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것이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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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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