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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성을 거듭거듭 평가해보자
발명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가장 주요한 것은 실용성이다. 아무리 좋은 발명이라고 해도 상품화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그것은 죽은 발명이기 때문이다. 이런 발명은 아무리 많아도 쓸모가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일부 초보 발명가 중에는 실용성을 간과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소수이기는 하지만 자신의 발명이 최고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발명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
작은 발명으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은 그 발명이 매우 실용적이기 때문이었다.
발명이 모두 돈이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이 때문에 실용성이 없는 발명으로 섣부르게 상품화에 뛰어들어 실패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40년이 넘게 발명가들과 함께 살아온 필자는 적지 않은 발명가들과 자주 전화통화를 하고, 만남의 자리를 갖고, 세미나와 토론을 하고, 방문 강의와 자문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그때마다 한두 분의 초보 발명가가 세계 최고의 발명을 했다며 다가와 자신은 돈이 없어 출원도 상품화도 할 수 없으니 관련 상품 제조회사와 연결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그분들에겐 참으로 미안한 일이지만 필자의 대답은 대부분‘불가능하다.’였다. 십중팔구 필자가 그동안 기회 있을 때마다 기고 및 강의를 통해 절대 도전하지 말라고 강조하며 당부했던 ‘발명의 3대 불가능 분야’에 해당하는 발명이었기 때문이었다.
즉 쇳덩이로 금덩이를 만들겠다는 연금술 계통, 사람이 늙지도 죽지도 않게 하겠다는 의약의 계통, 일체의 외부 에너지 없이 영원히 움직이게 하겠다는 영구기관 계통의 발명이었다. 이 발명의 3대 불가능 분야는 듣기만 해도 가슴이 설레는 발명으로 모든 인류의 하나같은 소망이기도 하여 언젠가는 실현될지 모르겠지만 아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필자는 아무리 바빠도 발명의 3대 불가능 분야에 도전했거나 도전하려는 발명가에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이해시키고 설득한 다음 실용성을 강조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모두 성공이었다.
필자의 설명 도중에는 불쑥불쑥 화를 내기도 했지만 설명이 끝난 다음에는 모두 수긍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크게 실망하는 것 같은 모습이기도 했다. 그때마다 필자는 준비해간 책에 사인을 해주며 위로해 하면서 실용성있는 발명에 도전하라고 당부했다.
또 어떤 발명가는 필자를 만나자마자 자신의 발명을 관련 기업과 기관에서 낮게 평가한다며 대뜸 불평부터 하기도 했다. 자신의 발명을 주변의 지인들은 높이 평가했는데 관련 상품 제조회사를 찾아가 특허를 사주거나 지원해달라고 부탁했더니 회사에서는 나중에 더 좋은 발명을 하면 연락하라면서 외면했다는 것이었다.
필자가 보아도 발명가의 발명은 흥미로웠으나 상품으로 생산하기에는 실용성이 부족한 느낌이었다. 필자는 발명가에게 여러 가지 관련 사례를 들어 실용성에 대해 설명했으나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심지어는 필자에게 서운하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렇지만 어찌하겠는가. 사실대로 설명하고 이해시키고 자문해야지.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관련 전문기관의 평가에서도 비슷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명가는 주변 지인들의 말만 믿고 상품화를 시작했다가 도중에 중단하고 말았다. 뒤늦게 실용성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따라서 적지 않은 손해도 감수해야 했다.
설령 상품화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자본력이 취약한 발명가 및 소기업은 홍보력도 부족하고 판매망도 없어서 처음에 시장을 개척하기가 매우 어렵다.
물론 실용성이 뛰어난 상품이라면 입소문을 통해서 차차 인기를 끌 수도 있다.
거듭 강조한다. 발명에 도전할 때는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하고 말도 안 되는 공상도 해야 하지만 실용성 있는 발명을 완성하여 산업재산권 등록을 받고 상품화의 길에 들어서면 전문가 및 관련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으며 상식과 이성을 총동원해야 한다. 충분히 평가하고 아무리 신중해도 지나치지 않다. 돌다리도 두드리는 심정으로 실용성을 거듭거듭 평가해보자.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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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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