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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소비자의 욕구 변화와 유행
신제품을 내놓을 때 가장 많이 신경을 써야 할 것은 소비자의 욕구 변화와 유행이다. 변화와 유행에 뒤진 신제품은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신제품을 내놓을 때 시장조사와 신제품에 대한 선호도 조사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
따라서 발명도 시작할 때부터 소비자의 욕구 변화와 유행에 민감해야 한다. 자칫 발명은 시기와 관계없이 특이한 아이디어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이는 심각한 착각이다. 발명이야말로 소비자의 욕구 변화와 유행에 민감한 분야다. 얼마나 소비자의 욕구 변화에 잘 부응하고 유행에 적합한 특이한 아이디어를 창출하느냐가 발명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잣대인 것이다.
거듭 강조한다. 아무리 훌륭한 신제품이라도 유행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오래전 아직 핸드폰이 고가제품으로 조금밖에 보급되지 않았을 무렵의 최고 신제품은 호출기였다. 모두 한 개씩은 가지고 있을 만큼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가격도 싸고 사용료도 저렴해서 핸드폰을 사용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의 주요한 통신수단으로 애용됐다. 그러나 호출기의 불편한 점은 호출을 받은 사람이 전화를 해야 호출한 용건을 전달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공중전화는 늘 만원이었다.
바로 이 무렵 발명된 것이 바로 시티폰이었다. 시티폰은 당시 핸드폰과 비슷한 모양이었으나 전화를 걸 수만 있고 받을 수가 없었다. 호출기로 신호를 받으면 공중전화를 찾아 전화해야 하는 불편에 착안해서 언제든지 전화를 걸 수 있도록 발명된 신제품이었다. 이 서비스를 준비하는 통신사들은 꿈에 부풀어 있었다. 호출기와 짝을 이뤄 히트상품이 될 것으로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이론상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당연한 예상이었다. 그러나 소비자의 욕구 변화와 유행을 잘못 판단한 것이었다.
그 이유는 당시 PCS라는 새로운 통신 서비스가 시작되기 일보 직전이었고 이에 대항해 기존의 핸드폰 통신사들이 단말기를 염가에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서서히 핸드폰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때였다. 시티폰을 서비스를 준비하던 업체들은 많은 사람이 호출기를 보유하고 있는 점을 들어 성공을 확신했으나 결과는 실패였다. 이미 핸드폰의 편리함을 알고 있는 소비자들이 반쪽짜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티폰에 만족할 리가 없었다.
분위기는 가격이 비싸도 핸드폰에 가입하겠다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당황한 시티폰 업체는 단말기를 공짜로 나눠주며 홍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핸드폰의 열풍이 불어 닥쳤다. 대부분이 핸드폰을 가질 정도로 유행이 급격히 번진 것이다. 당연히 호출기 매출은 냉랭하게 식어버렸다.
한때 호황을 누리던 호출기 서비스 업체들도 바로 곤경에 빠졌다. 새로운 업종을 개척한 기업은 기존에 벌어둔 돈으로 변신에 성공했으나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결론은 소비자의 욕구 변화와 유행을 잘못 판단한 것이었다.
이처럼 소비자의 욕구 변화와 유행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데도 계속 소홀한 기업이 있었다. 물론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당해 기업은 적지 않은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다. 따라서 항시 비자의 욕구 변화와 유행의 흐름을 주시해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소비자의 욕구 변화와 유행의 흐름이기는 하지만 선행기술을 보면 눈에 보일 수도 있다. 즉 해당 분야의 기술개발이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유행은 소비자가 만들기 때문이다.
한편 소비자는 신제품을 보고도 때로는 불만을 터뜨린다. ‘겨우 이 정도야. 이런 신제품은 있었으면 좋겠다.’이 말을 들은 즉시 서둘러 소비자의 욕구와 유행을 반영한 신제품을 발명하여 산업재산권 출원을 서둘러야 한다.
‘이런 제품’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이미 발명의 반은 끝났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왕연중(한국발명문화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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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연중의 발명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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