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러시아인 '시코르스키'가 미국에서 단일 회전체의 헬리콥터 제작에 성공하였을 때만 해도 세상은 흥분의 도가니였을 것이다.
그 커다란 동체와 이착륙용의 넓은 활주로를 필요로 하는 비행기에 비해 훨씬 기동성이 뛰어난 헬리콥터는 여러 위급한 상황에서 자주 그 진가를 발휘해 왔기 때문이다.
기체에 수직으로 달린 축에 회전날개를 달아 그 동력으로 수직ㆍ수평비행을 하는 이 헬리콥터는 역시 여러 사람에 의해 고안되고 만들어졌으나, 헬리콥터로서의 완벽한 성공을 이룬 사람은 러시아 태생의 이고르 이바노비치 시코르스키였다.
시코르스키는 1889년 5월 55일 러시아 남부에 위치한 키에프라는 이름다운 도시에서 대학교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키에프에서 초등교육을 마친 후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서 고등교육을 받았는데, 청소년시절에 품었던 하늘에 대한 무한한 동경심을 언제까지나 잊지 않고 있었다.
'하늘로 날아올라갈 수 있다면 이 아름다운 키에프시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을 텐데….'
청소년시절 고향의 언덕을 오르내릴 때마다 늘 이런 생각을 하던 시코르스키는, 1903년에 공군사관생도가 되었으나 헬리콥터를 연구하기 위해 장교의 길을 포기했다.
공학공부를 시작한 시코르스키는 얼마 후 고국으로 돌아와 본격적인 헬리콥터 설계에 들어갔다.
'제펠린 하면 누구나 비행선을 생각하고 라이트형제 하면 비행기를 생각하듯 시코르스키 하면 헬리콥터를 연상하게 될 그런 인물이 되고 말 것이다.'
그는 이미 어린 시절에 고무줄을 이용한 장난감을 헬리콥터를 만들었는데, 이것은 1483년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스케치로 남겨놓은 헬리콥터의 모형도에서 착상한 것이었다.
그는 한 쌍의 회전날개를 이용한 헬리콥터를 여러 차례에 걸쳐 시험 제작하였으나 기술과 자재의 미흡으로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였다. 페테르스부르크의 발틱철도공장에서 항공설계 주임으로 일하며 연구를 계속하던 시코르스키는 , 1917년 10월 혁명을 맞았다.
극도의 사회혼란과 독일의 패망을 목격한 그는 유럽에서의 항공 발전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1919년에 미국으로 떠났다.
미국에 영주하게 된 시코르스키는 다른 몇 명의 친구들과 적은 자본으로 시코르스키항공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새로 설립한 항공회사에서 그는 심혈을 기울여 비행기 제작을 하였고, 특히 수륙 양용 비행기 개발에 정열을 쏟았다.
얼마 후 시코르스키는 '클리퍼'라는 배를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이것은 물위에 착륙할 수 있는 날아다니는 배로 대서양을 횡단하는 승객이나 우편물을 수송하는 데 쓰였다.
한편 1928년에는 후안 드라 시르바라는 스페인의 항공 기술자가 오토자이로라는 비행기를 만들었다.
오토자이로는 엔진 바로 앞에 부착된 재래식 프로펠러로부터 추진력을 얻어 회전날개를 돌리는 것이었으나 불행히도 뜨기만 할 뿐 날지는 못했다.
시코르스키는 시르바의 오토자이로 발명에 힘을 얻어 다시 헬리콥터연구에 몰두하게 되었다.
이때에는 기체역학과 새로운 재료에 대한 연구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던 때라 헬리콥터 제작에 큰 도움이 되었다
1939년 시코르스키는 드디어 단일 회전체의 헬리콥터 제작에 성공하였다.
이 헬리콥터는 커다란 회전날개를 기체의 상단 중심 부분에 설치하고 또 하나의 작은 회전날개를
기체 꼬리 부분에 설치하여 헬리콥터의 문제점이었던 회전날개의 비틀림을 없애는 획기적인 것이었다.
시코르스키가 개발에 성공한 이 VS-300이란 헬리콥터는 날아다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직으로 이착륙할 수도 있었으며 앞뒤와 좌우의 비행도 가능했다.
그는 또 연구를 거듭해 다시 회전 날개의 주기적인 제어에 의한 수평비행 방식을 완성하여 현대적인 헬리콥터의 기초를 세우기도 했다.
우연히도 이때 미국의 미주리주에서 큰 홍수가 일어났는데, 시코르스키의 헬리콥터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물에 잠긴 집들의 지붕에 겨우 올라앉은 많은 사람들은 밧줄을 내려 구조하였다.
이리하여 시코르스키는 더욱 많은 갈채를 받았다. 아무튼 수해를 비롯하여 화재, 또는 섬과 같은 외딴 곳에서의 위급한 환자수송 등 인명구조 역할을 성실히 해내는 이 헬리콥터가 바로 시코르스키의 단 회전 날개식 헬리콥터인 것이다.
1939년 9월 시험용 헬리콥터 1호가 하늘을 난 후부터 유나이티드항공회사를 퇴직하는 1957년까지, 시코르스키는 오직 헬리콥터의 제작에 필생의 정열을 쏟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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