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2년 브리얼리는 영국 셰필드에 있는 어느 유명한 제강회사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브리얼리는 여느 날처럼 점심식사를 마친 후 공장 뜰을 거닐면서 무엇인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러다가 그는 공장 뜰 한구석에 쌓여 있는 쇳조각과 작은 부스러기 더미에서 무엇인지 햇빛에 반사되어 계속 반짝거리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브리얼리는 무심코 그 부스러기 더미 속에서 반짝이는 쇳조각을 주워들었다.
그것을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던 브리얼리는, 그것이 얼마 전에 철과 크롬을 합금 하여 실험하다가 소용없는 것이라고 하여 버렸던 그 쇳조각임을 알게 되었다.
브리얼리는 그 반짝이는 쇳조각을 도로 버리려다 말고 다시 세심하게 살펴보았다.
'이상하네. 이건 버린 지도 꽤 오래된 것이고, 또 그 사이 몇 차례 비도 내렸는데 웬일인지 전혀 녹슬지 않았네?'
그는 손에 든 쇳조각이 전혀 녹슬지 않았고, 오히려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거리는 사실에 깜짝 놀란 것이다.
'그래, 이건 뭔가 이상해. 쇠가 녹슬지 않고 이렇게 반짝거리다니, 이상해,
이걸 연구실로 가져가 분석해 보아야겠어.'
브리얼리는 그 쇳조각을 들고 연구실로 돌아왔다.
그 금속은 철과 크롬의 합금이었으므로 브리얼리는 당연히 그 속에 포함된 철과 크롬의 비율을 측정해 보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새롭게 두 가지 종류의 금속을 동일한 비율로 녹여서 합금을 만들었다.
즉, 철과 크롬을 녹여서 다시 몇 개로 나눈 것이다.
브리얼리가 실험용으로 만든 이 합금은 공기 중에 두어도 녹슬지 않았고, 과일즙을 묻혀도 전혀 얼룩이 생기지 않았다.
브리얼리는 녹슬지 않는 새로운 강철 즉, 스테인리스 강철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특수강철의 출현은, 새로운 발견이나 발명이 있을 때 흔히 그렇듯이 고용주와 노동자ㆍ소비자들의 반대에 부딪히고 말았다.
브리얼리가 새롭게 만든 강철은 그들이 지금까지 다루어오던 강철과는 많은 부분이 달랐다.
당시까지 쓰이던 가장 양질의 식탁용 나이프는 대장장이가 손으로 대장질하여 만들었으나, 이 새로운 강철은 대장질을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또 기존의 강철처럼 보통의 담금질이 안되었고, 보통 강철처럼 쉽게 날을 갈 수도 없었다.
이런 어려움에 직면하자 브리얼리는 더욱 힘을 내어 많은 단점을 보완할 새로운 합금연구에 들어갔다.
그는 크롬 외에도 다른 기타의 금속을 섞어가며 심혈을 기울여 연구에 몰두했다.
그리하여 브리얼리는 수많은 곤란을 극복하고 드디어 보통 강철과 같은 녹슬지 않는 강철을 만드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
브리얼리가 만든 이 새로운 특수강철은 보통 강철처럼 날이 오래 갔고, 또 쉽게 특수강철 제품을 만들 수가 있었다.
이것을 스테인리스강이라 불렀는데, 스테인리스의 역사는 이렇게 해서 브리얼리에 의해 시작되었고, 현재는 각양각색의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철과 크롬 외에도 니켈ㆍ몰리브덴ㆍ구리ㆍ니오브ㆍ티탄 등의 다른 금속을 첨가하였으나, 그 비율을 서로 다르게 함으로써 내식성이 대단히 강해졌고, 가공에 의해 강도나 경도 등도 늘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지금의 스테인리스강은 용접성도 좋아지게 되었다.
한편, 스테인리스강은 크롬이 많이 함유되어 있을수록 내산성(산에 강한 성질)이 늘고, 니켈 등에 의해서는 황산ㆍ아황산 및 그 염류에 대한 내식성이 강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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