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무를 아시나요?
요즘은 거의 쓰이지 않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 어머님들 때만 하더라도 이게 참 흔한 것 중의 하나였습니다.
지금도 구두수선을 하시는 분들은 이것을 사용하고 있더군요.
하여튼 한 때는 바느질을 할 때 없어서는 안되는 물건 중의 하나였습니다.
이 하찮은 골무도 손색 없는 발명품입니다.
월급쟁이, 아니 듣기 좋게 샐러리맨이였던 발명가는 이 발명품으로 인해 어엿한 중소기업의 사장이 됐다는군요.
그 주인공은 일본의 '이시가와'라는 사람이었습니다.
피혁공장에 다니던 이시가와는 어느 날 아내가 생계를 돕기위해 삯바느질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내의 모습을 지켜보던 이시가와는 눈물이 핑 돌았죠. 부인이 바느질을 하다말고 재봉용 곰보 쇠골무를 벗자 곱디곱던 손가락이 빨갛게 부어올라 있었던 것입니다.
부인은 몹시 따가운듯 입김으로 호호 불고 연신 자신의 손가락을 빨았습니다.
그러고는 다시 그 쇠골무를 끼고 바느질을 계속하는 것이었습니다.
'쯧쯧, 저 재봉용 곰보 쇠골무가 살에 박혀 저렇게 아파하는구나.'
이시가와는 당장이라도 부인에게 삯바느질을 그만두라고 하고 싶었으나 자신의 월급으로는 도저히 생계를 꾸려나갈 수가 없었기에 아무 말을 하지 못했습니다.
'무슨 방법이 없을까?'
이시가와는 손가락을 아프게 하지 않는 골무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모든 것이 그렇듯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지요.
그러던 어느날 공장에서 작업을 하던 이시가와는 쓰레기통에 버려진 가죽조각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이것이다.'
이시가와는 기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골무를 만들 때 쇠대신 부드럽고 질긴 가죽을 사용하면 손가락이 아프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선 것입니다.
쉬는 시간을 이용하여 가죽골무를 하나 만든 이시가와는 퇴근하기가 무섭게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아내는 무척 기뻐했습니다.
손가락이 아프지 않으니 능률도 오르고, 이에 따라 수입도 늘어갔습니다.
이시가와는 가죽골무의 실용신안등록출원을 마치고 골무공장을 설립하기로 했습니다.
원료는 다니던 피혁공장에서 얼마든지 무료로 구할 수가 있었고, 작업은 안방에서도 가능해 별도의 공장을 설립할 돈이 필요하지도 않았던 것이지요.
이시가와의 가죽골무는 금방 소문이 났고, 주문량도 날로 늘어갔습니다.
'그래, 내 일생의 승부를 이 골무에 한번 걸어보겠어!'
그는 유사품의 난립을 막기 위해 신제품 개발에 힘을 기울였습니다.
가죽 안쪽에 셀룰로이드를 붙이기도 하고, 나무판자를 붙이기도 하는등 무려 11종에 이르는 신제품을 개발해 실용신안 등록을 받았습니다.
어느사이 '골무'하면 '이시가와'라 할 정도로 이시가와의 골무는 유명상품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후 50여 건이 넘는 골무를 개발한 이시가와는 '골무의 대부'라는 칭송을 들으며 부와 명예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
발명이야기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