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가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이 앉은 채로 이동할 수 있도록 바퀴를 단 의자.
다리가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이 앉은 채로 이동할 수 있도록 바퀴를 단 의자이다. 귀족인 제한 러마이트가 에스파냐의 펠리페 2세를 위해 제작했던 중환자용 의자를 원형으로 여긴다. 펠리페 2세의 아내인 마리 투도르도 이 의자를 사용했는데, 이는 1554년 두 사람의 결혼식 때 안토니오 모르가 그린 초상화에 묘사되어 있다.
이들 부부가 사용했던 두 개의 의자는 가구 역사에서 혁신적이었다. 특히 펠리페 2세의 것은 등 부분을 천으로 누비고 경첩이 달린 팔걸이가 있고, 등과 다리의 각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톱니바퀴가 장착되어 있었다. 이 의자의 원본은 브뤼셀의 왕립도서관에 있었으나 지금은 전해지지 않으며 의자가 어떻게 가공되었는지 보여주는 측면도만 남아 있다.
1588년 누렘부르그의 발다자르 해커가 맨 처음으로 바퀴가 달린 휠체어를 만들어 사용했으며, 그뒤 침대로 발전하였다. 장애인이었던 시계 제조자 스테판 파프터는 1655년 금속 톱니바퀴가 크랭크를 돌려 추진하는 의자를 만들었는데, 1670년대의 다리 지지대, 바퀴다리, 독서대 등을 갖춘 수면의자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또한 1672년 독일의 발명가였던 에릭 폰 부렌하이머가 어머니를 위해 바퀴 달린 의자를 발명했으나 브레이크 장치를 생각하지 못해 낭떠러지 아래 바다로 떨어져 죽었다고 전해지며 자료는 남아 있지 않다. 18세기 중반에 이르러 영국의 존 조셉 메를린이 만든 의자는 오늘날 휠체어와 가장 비슷한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주로 중환자용 의자로 쓰였는데, 앞쪽에 바퀴 두 개를 달고 이중 타이어를 씌웠으며 뒤쪽에는 그보다 작은 바퀴를 달았다. 이 의자는 손으로 방향전환을 함으로써 추진할 수 있었는데, 아마도 나무 레버로 작동해 추진력을 얻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장치는 성직자가 손을 더럽히지 않고도 바퀴의자를 조종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러나 휠체어의 개발은 19세기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1860년대 미국의 남북전쟁은 휠체어 대중화의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전쟁으로 인해 당시 남부와 북부 양쪽 모두에서 엄청난 신체 장애인이 발생해 하루 수천 대의 휠체어를 생산해 내는 대형 공장들이 들어섰다. 영국의 산업혁명도 휠체어 개발에 커다란 촉매제 역할을 하였다.
당시 이미 오늘날의 전동 휠체어를 연상시키는 휠체어가 개발되기도 하였는데, 증기기관 강력 모터로 동력을 얻었다. 그러나 현대적 의미에서는 20세기 초 독일에서 이루어졌으며, 휠체어를 만드는 재료가 발전하고 전동 휠체어가 개발된 것을 제외하면 기본적인 아이디어는 지금과 다를 것이 없었다.
본격적인 산업화는 1932년 엔지니어인 해리 제닝스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는 사지마비 장애를 가진 친구 헤르베르트 에베레스트를 위해 휠체어를 발명했는데, 관 모양의 강철구조에 접고 펼 수 있는 형태로 현재의 휠체어 모양을 갖추고 있었다.
21세기를 맞아 휠체어는 새로운 도약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특색 없는 기존의 형태에서 가볍고 패션 감각이 뛰어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벗어나 해변용 휠체어, 비포장도로용 휠체어, 산악용 휠체어, 스키용 휠체어, 로봇 휠체어까지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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