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즈가 만든 헤라클레스라는 항공기는 물에서 뜨고내리는 비행정으로, HK-1 스프루스구스(Spruce Goose) 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HK는 휴즈(Huge) 카이져(Kaiser)의 약자로 휴즈는 하워드 휴즈이고, 카이져는 처음 이 항공기 개발 계획을 생각해낸 헨리 J. 카이져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헤라클레스는 개발팀이 붙인 이름으로, 군에서는 "스프루스 구스(기러기중 하나의 이름 같은데 정확히 무슨 기러기인진 모르겠군요.)"라는 이름을 붙여버렸습니다. 휴즈는 이 스푸르스 구스란 이름을 굉장히 싫어 했다는군요.
일단 이 기체는 현재까지 개발된 항공기중 가장 긴 날개를 가졌었습니다.
크기를 놓고 봐도 현재 까지 개발된 항공기중 두 번째로 큰 기체지요. (가장 큰 기체는 러시아에서 개발한 AN-225.)
스푸르스 구스는 시험비행을 위해 수십미터의 고도로 단 1km만을 딱 한 번 비행 한 후 다시는 비행하지 않았습니다. 쓸모가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지요.
애시당초 이런 거대한 항공기를 만들게 된 것은 2차대전이라는 상황 탓이었습니다. 미국에서 영국으로 화물과 병력을 운송해야 하는데 배로 운송하다 보니 독일군의 잠수함인 U-보트들이 항상 이들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독일군의 U-보트들이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늘로 화물을 운송할 계획을 잡았고, 그래서 이 스푸르스 구스를 만들게 되었지요.
그러나 당시 기술로 이렇게 거대한 기체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았고 게다가 독일군의 U-보트들에 대해 효과적인 대응책 (호위함대의 운용, 항공기를 통한 잠수함 공격)이 점차 생겨나자 U-보트에 대한 피해도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계획은 점차 흐지부지 되어 갔지요.
결국 이 기체는 전쟁이 끝나고 2년이 지난 1947년이 되어서야 비행할 수 있게되었습니다. 때를 놓쳐 버린 것이지요.
휴즈가 직접 시험비행을 하였으며 앞서 말씀드린대로 약 1km정도의 거리를 수십미터 정도 날았을 뿐이었습니다. 만약 더 높이 날아오르려 했다면?
그것은 하워드 휴즈조차 모를 일이었다는군요. 결국 이 시험비행을
끝으로 이 거인기는 다시 격납고로 보내졌고, 그 후 다시는 비행하는 일이 없었으며 현재는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는군요.
재미있는 점은 이 항공기의 외피 (껍질)의 상당수를 나무로 만든 합판으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전쟁이 한창이던 상황이라 알루미늄이 귀해서 (다른 전투기,폭격기, 기타 무기제작에 꼭 필요하지요) 값싸고 구하기 쉬운 나무를 재료로 택한것이지요. (물론 튼튼한 강도가 요구되는 뼈대는 금속으로 만들었습니다.)
독일군이나 영국군, 소련군이 사용한 전투기중 일부 기체들도 물자가 부족 해지자 이렇게 나무로 외피를 만든 기종들이 몇 가지 있었습니다. 심지어 독일군이 전쟁말기에 개발한 제트전투기 (He163)도 나무를 사용했었지요.
나무는 같은 정도의 강도를 유지하기 위해선 알루미늄보다 두껍고 무거워야 했으므로 만족스러운 재질은 아니지만, 물자가 부족하다 보니 그런걸 가릴 처지가 아니었던 거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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