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약 10억명 이상의 여성이 복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경구피임약(Oral Contraceptives)은 그것이 미친 사회적 영향력으로 볼 때 충분히 20세기의 대발견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의사의 처방이 없이도 약국에서 손쉽게 피임약을 구할 수 있다.
20세기에 피임약이 개발되는 과정은 극적으로 한 순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아주 서서히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이루어졌다. 호르몬제를 사용한 피임의 원리는 이미 1920년대부터 알려져 있었다.
하지만 배란을 억제하기 위해 경구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사용하는 최초의 임상보고는 1956 년 보스턴의 그레고리 핀커스(Gregory Pincus)와 존 로크(John Rock)에 의해 발표되었다. 1960년 미국 식품의약국은 이 약의 사용을 승인하였고, 62년부터 영국을 필두로 전세계에서 먹는 피임약이 시판되기 시작했다. 이후 피임약은 여성들로 하여금 출산을 조절할 수 있게 함으로써 가족제도와 성윤리 등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경구피임약은 아주 효과적으로 임신을 막으면서도 생산비가 적게 들어 값이 싸며 사용하기도 간편했다. 물론 경구피임약은 몇몇 부작용이 있기도 했지만, 이런 부작용이 임신의 공포로부터 해방되려는 대중들의 욕구를 막지는 못했다.
60년대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20세기 이래 가장 커다란 사회적 변화인 성의 혁명이 일어났는데, 이런 사회적 변화를 가능하게 한 것도 60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용된 경구 피임약의 도 움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피임제는 인구 증가를 억제하려는 가족계획의 일환으로도 널리 보급되었고, 다른 한편으로 는 여성의 사회적 참여를 높이게 만듦으로써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서 엄청난 변화를 몰 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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