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자격루는 세종 16년 (1434년)에 제작되었으나 이것은 현재 남아 있지 않고, 덕수궁에 남아 있는 자격루는 중종 29년(1534년) 9월 17일에 시작하 여 중종 31년(1536년) 6월 28일에 제작이 완료된 것이다.
그 후 몇 번의 개 조를 거쳐 조선말까지 사용되었다. 그런데 효종 4년부터 하루 96각의 시제 로 되면서 자동시보장치가 100각제 때에 맞는 것이어서 소용없게 되자 제 거해 버리고, 현재 남아 있는 유물은 정교했던 자동시보장치가 제거된 것 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자격루는 청동으로 만든 대파수호(큰 물통)의 지름 이 93.5cm, 높이 70cm이고, 도기로 만든 소파수호(작은 물통)2개는 지름 46cm, 높이 40.5cm이며, 청동으로 만든 수수통(떨어지는 물을 받는 물통) 2개는 바깥지름 37cm, 높이 199cm이다. 물이 흘러내리는 파이프는 남아 있지 않으나 대파수호에 뚫린 구멍의 지름이 2.7cm이므로 대략 그정도가 아닌가 생각되나 그 길이는 분명치 않다.
그리고, 이 자격루는 중국 광동에 남아 있는 명나라때의 물시계보다 제작년대가 조금 떨어질 뿐 그 규모가 크고 만듬새가 훌륭하여 매우 귀중한 보기드문 유물로 평가되고 있다.
자격루는 네 개의 파수호(위에서 물을 흘리는 크기가 각각 다른 물 항아 리)와 두 개의 수수호9물받이 항아리)가 있다. 이 수수호에 담겨진 물의 양 을 자동적으로 재서 그 사이의 시간을 알려 주는 것이 자격루의 원리이다.
수수호의 길이는 11자 2치(266.8cm, 1자는 24cm), 직경은 1차 8치(43.2cm) 였다. 여기에 흘러내린 물의 높이를 가리키는 부전이라는 살대가 있도 그 길이는 10자 2치(244.8)이며, 그 한 면을 12시로 나누고 또한 매 시를 각각 8각으로 하고(15분) 또 매 각을 12로 나누었다.
하지만, 이처럼 시간을 눈 으로 재는 방법은 재는 사람이 착각하거나 하는 일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 므로, 이 물시계의 부전에 목인(木人)이라고 하는 인형들을 연결시켜 그 인형이 사람 대신에 자동적으로 시간을 알리게 했다.
즉 매 시간마다 사진목인(司辰木人)이 종을 울리고, 매 경(하룻밤을 5경으로 나눈다)마다 사경목인(司更木人)이 큰북을 치고, 그 위에 한 점(한 점은 1경의 1/5)씩마다 사 점목인(司點木人)이 징을 울리게 되어 있었다. 좀더 구체적인 구조를 보자면, 설계도에 나와 있는 것처럼 수수호에 물이 흘러내림에 따라서 부전이 위로 떠올라 부전 머리에 달린 쇠화살이 수수호 좌우에 세워진 동판에 연결된 틀에 충격을 준다.
이같은 틀이 12개 있어 각각 한 시에서 열 두시까지를 표시한다. 각 틀의 동팡과 연결된 부분에는 구멍이 있어 거기에 작은 구리 구슬(또는 쇠구슬)이 들어 있고, 부전의 끝이 틀에 닿으면 그 구술이 굴러 떨어져 구리통에 들어가 거기서 다른 틀에 충격을 준다. 그렇게 하면 그 틀 위에 있던 좀 더 커다란 구리 구슬이 굴러 떨어져 통에 들어가, 그 안에 있는 기시(機匙 : 수저모양의 막 대)의 한쪽을 누르게 되어 있다. 그래서 기시의 다른 쪽이 들려져 사진목 인의 팔을 움직이고, 앞에 있는 종을 울리게되어 있다. 경과 점을 알리는 인형이 큰북과 징을 치는 원리도 이와 같다. 이러한 틀과 구슬, 구리통은 안에 감춰져 있어서 겉에서는 인형만 보이게 되어 있다.
이렇게 하면 매 시, 경, 점을 알 수 있는데, 하지만 그것이 몇 시인가를 자동적으로 알 수 는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 시를 나타내는 12신을 인형 아래 배치해 둔다. 그리고 그 신에 연결된 쇠줄이 시간이 지나면 작동하고, 신이 시패(時牌)를 갖고 일어서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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