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총의 발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미국의 E. 휘트니인데, 난 이 녀석을 ‘염소똥’이라 부른다.
E. 휘트니는 1765년 뉴 잉글랜드의 농가에서 태어나서 어린 시절 많은 염소를 키우면서도 짬을 이용해 기계 만지기를 유난히도 좋아했다. 미국 독립운동이 일어나자 아버지와 함께 정(釘) 만드는 일로 돈을 모았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독립전쟁때 유명한 장군이었던 N. 그린의 부인과 친해져서 그 집의 가정교사가 되어 그린 가족의 가구를 수리한다든지 아이들의 장난감을 만들어주기도 했는데, 그 솜씨가 아주 훌륭해 그린 부인은 그가 지닌 발명의 재능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당시 미국 남부의 대농장주들은 목화에서 씨를 빼는 데 걸리는 시간과 돈의 낭비로 고민하고 있었기에, 그린 부인은 목화에서 씨를 빼는 기계의 발명을 휘트니에게 부탁했다. 그는 그린 가(家)의 지하실에서 기계 제작에 착수해 1793년 4월에 ‘코튼 진(cotton-gine)’이라는 목화씨 빼는 기계를 완성하기에 이른다. 철사로 된 톱니바퀴가 많이 부착된 둥근 통이 그곳을 지나가는 면화 씨를 골라내 떨어뜨리는 간단한 구조로 돼 있어 손으로도 돌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말이나 수력으로도 돌릴 수 있게 만들었는데, 어린 날 염소를 키웠던 것이 바로 힌트가 되었단다.
이처럼 염소똥만한 목화씨를 대량 골라낸 휘트니는 역시 염소똥 같은 권총 알도 대량생산해 내는 발명을 하였으니 정말 염소와는 인연이 많은 사람이 아닐까?
1798년 미국은 프랑스와 전쟁을 벌일 기미를 보이고 있었다. 휘트니는 미국 정부와 1만 자루의 마스켓총을 만들어주겠다는 계약을 맺었다. 그때 휘트니는 총을 만드는 공장에 호환성의 원칙을 본격적으로 도입했는데, 당시의 총은 한 자루씩 각각 한사람이 만들고 있었기 때문에 조금씩 틀리는데 가 있어 부품이 망가지면 그 부품에 맞는 것을 일일이 만들어서 수리해야 하는 불편한 점이 있었다. 거기에서 힌트를 얻은 휘트니는 부품마다 그것만을 전적으로 만드는 기계를 설치했다. 예를 들면, 총신이라면 똑같은 크기의 총신만 대량 생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미국에서 서부개척이 본격화되자 권총은 한층 개량되었고, 1870년 무렵에는 스미스 & 웽슨 주식회사가 고안한 총탄과 화약통을 하나로 합친 금속제 카트리지(metallic cartridge)가 일반화되었다. 이어서 독일의 발명가인 빌헬름과 베타의 모젤 형제는 자동 권총을 개량했고 그 뒤에도 세계 각국에서 브로닝, 루가, 울사라고 불리는 성능 좋은 자동 권총들이 대량 생산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는 것이 휘트니를 위시한 권총 발명 역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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