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는 그녀의 나이 70세에 이르렀을 때에도 폴란드 국왕으로부터 프로포즈를 받았다.
그녕가 즐겨 사용했던 최초의 알코올향수 '헝가리워터'덕분이었다.
잘 알려진 얘기 지만 로마의 시저나 안토니우스를 녹아 내리게 했던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나 뭇 남성들을 유혹했던 조선시대 황진이의 비결 또한 그녀들의 허리춤에 숨겨진 사향(麝香)이었다.
이렇듯 향수는 단지 향기를 내는 차원을 넘어,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며 오묘하고 신비한 세계로 들어가는 열쇠구실을 해 왔다.
향수의 기원에 대해서는 많은 이설(異設)이 있는데, 어원(語源)만으로 따져보면 인도 북부 파미르 고원 지역에 살던 힌두교도들의 향료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성스러운 종교의식이 있을 때마다 향나무에 불을 피워 그 연기의 향에 몸을 쐰 뒤 제단에 나아가는 관습을 가지고 있었다.
몸의 악취를 없앰으로써 신에 대한 경의를 표시하고자 함이었는데, 오늘날 불교나 유교를 숭상하는 아시아권에서 향을 피우는 것들은 모두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힌두교도들의 이러한 관습은 곧 코카서스ㆍ터키 지방을 거쳐 유럽에 전해졌고, 이후 라틴어 '연기 속으로'를 뜻하는 '퍼퓸(Perfume)'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기원전 5000-4000년경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이집트 시대의 화장품, 투탕카멘 왕의 피라미드에서 확인된 향료를 이용한 미이라의 방부 처리 기법 등을 볼 때, 향기의 이용은 이미 대부분의 고대 문명 세계에서 보편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세상에는 수많은 향기가 있는데, 왜 어떤 향기들만 유달리 향료ㆍ향수로 불리며 사랑을 받게 되었을까?
지구상에 존재하는 화합물은 약 2백만 종으로, 이 중 5분의 1인 약 40만 종의 물질이 냄새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냄새를 갖고 있다는 의미는 바로 이러한 물질들이 공기를 통해 날아갈 수 있을 정도로 미세한 입자화로 쪼개질 수 있으며, 특히 이 입자들이 수분이나 기름에 녹아들 수 잇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쇠에 냄새가 없는 것은 바로 구조 결합이 매우 단단하게 이루어져 있어 입자화가 불가능하고, 아울러 먼지에 냄새가 없는 것은 코에 달라붙어도 점막 내에서 전혀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후각신경이 이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수가 존재할 수 있는 가장 원초적인 이유는 향기에 대한 좋고 나쁨이 있기 때문인데, 사람에 따라 선호도에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인류가 진화 과정에서 생존을 위해 축적한 경험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썩거나 부패한 냄새들은 대부분 싫어하는 냄새로 분류되는데, 이는 이러한 냄새가 나는 음식류를 먹었을 경우, 배탕이 나는 등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경험이 축적되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좋은 것으로 분류되는 과일 냄새, 꽃 냄새등은 과일이나 꽃의 꿀 등이 인류의 좋은 먹이감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울러 자극성이 있는 냄새나 다른 생명체의 냄새는 자기방어를 위해서 '나쁜 냄새'로 분류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된장 냄새의 경우 서양인은 싫어하고 우리나라 사람은 좋아하는 경향을 띠는데, 엄밀히 따져 볼 때 된장 냄새는 발효 과정, 즉 썩는 과정을 거친 것이기에 냄새로만 따지만 나쁜 것으로 분류됨이 타당하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특유의 식생활 때문에 이를 의식적으로 좋은 냄새로 분류, '구수하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한편, 고대의 향수는 소염, 살균과 같은 의약적 효과를 위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실제로 향나무의 향이나 미르라나무의 수액을 이용해서 만드는 몰약의 경우는, 그 냄새입자가 해충의 번식과 성장을 가로막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입자들의 활동성이 뛰어나고 화학적 결합 능력이 우수하다 보니, 곤충, 세균과 같은 하등생물에게는 약간의 입자들이 체내에 들어가도 그들이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당시의 향수는 지금과는 형태가 전혀 달랐다.
식물의 경우 원재료를 태우거나 짓이겨서 나오는 즙액을 이용하는 정도였고, 동물의 경우는 향기가 나는 부위를 말려서 차고 다니는 정도였다.
식물 향기의 경우는, 주로 재스민ㆍ장미ㆍ오렌지ㆍ라일락ㆍ백합ㆍ카네이션ㆍ수선화ㆍ제비꽃 등과 같이 화려한 냄새를 띠는 꽃잎, 제라늄ㆍ오렌지ㆍ시트로넬라의 잎사귀,레몬ㆍ라임ㆍ오렌지, 계피ㆍ그레이프프루트의 줄기 껍질, 당근ㆍ셀러리ㆍ바닐라콩 등의 줄기 전체, 이끼류 등을 사용했다.
이용 방법은 짓이기고 태우는 방식 외에, 이를 말려서 도자기 안에 넣거나 주머니에 담아서 쓰는 정도였고, 로마시대에 이르러 기름에다 이를 오랫동안 녹인 뒤 이 기름을 몸에 바르는 방식이 등장하기도 했다.
동물 향기의 경우는, 동물의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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