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의 역사는 기원전 850년 서남 아시아 메소포타미아의 고대 국가에서 적을 무찌르기 위해 기름을 태웠다는 기록에서 출발한다.
이후 기원전 431~404년에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화살에 기름, 유황, 마대 껍질 등을 발라, 일종의 불화살을 만들어 적진을 붙태우는 방법이 나왔고, 서기 607년경에는 그리스의 칼리니코스가 전쟁에서 황, 송진, 생석회, 석유 등을 섞어 제조한 불을 만들어 적을 공포에 떨게 했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화약'이라 볼 수 없고, 진정한 의미의 화약은 알다시피 중국에서 나왔다. 고대 중국에는 '연단술(煙丹術)'이라는 것이 있었다. 불로장생약인 단(丹)을 만들기 위해 각종 천연물질을 여러 방법으로 섞고 결합시키는 일종의 실험행위를 말한다.
이 과정에서 갈홍(葛洪)이라는 연단술사는 우연히 초석과 유황,목탄을 배합하게 되었고, 강력한 연소작용도 함께 발견한 것이다.
과거 인위적으로 금(金)을 만들려던 아라비아의 연금술(鍊金述)이 금은 만들지 못해도 그 과정에서 수많은 화학적 발견을 했던 것과 마찬가지인 셈이다.
하지만 불사(不死)의 약을 찾겠다는 소망으로 만든 것이 이후 수백만, 수천만 명의 인명을 앗아간 물질이 되었다는 점에서 아이러니컬하다.
중국 화약에 대한 또 다른 기록은, 850년경에 씌어진 도교 경전 '진원묘도요략(眞元妙道要略)'에 "어떤 사람이 황, 계관석, 초석에 벌꿀을 섞었는데 연기와 불길이 일어나 화상을 입고 집까지 불타버렸다."는 문구다.
화약이 이미 오래 전에 발견되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처음 나타난 것처럼 묘사한 이 문구는 화약이 중국에서도 극비리에 붙여져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시사해 준다.
화약제조법이 최초로 공표된 것은 1040년 경이며 당국의 엄격한 통제 아래 기술이 발전되었고, 13세기에는 폭탄, 대포까지도 만들었다. 하지만 중국은 화약을 더 이상 발전시키지 않았다.
이후에도 오늘날 중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인 '불꽃놀이'로 화약을 사용하는 정도였다.
하지만 아라비아 상인을 통해 화약을 접한 유럽인들은 달랐다. 화약의 성능을 개량, 각종 무기에 이를 적용해 중세 전쟁 양식에 혁명을 일으키고, 성과 기사시대의 몰락을 초래했다.
특히 1886년에는 근대적인 화약의 시초이자 폭약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는 '다이너마이트'까지 노벨에 의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사례는 오늘날 "중국은 과학기술의 기본원리에 강하고, 유럽은 개량과 발전에 강하다."는 이론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지만, '중국의 과학과 문명'이라는 저술을 통해 중국의 과학기술을 세계에 알린 니덤의 표현은 다르다.
그 자신이 유럽인이었지만 그는 "중국인은 이미 화약에 잠재되어 있는 엄청난 위력은 물론, 개량 방법까지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이를 포기하고 되도록 숨기려 노력했다. 많은 이들에게 재앙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화약이 이후 유럽에서 더욱 발전한 것은 과학기술의 차이가 아니라 바로 세계관과 인생관의 차이 때문이다."라고 갈파하기도 했던 것이다.
노벨이 다이너마이트의 개발 이후 인류 평화를 생각하며 '노벨상'을 제정한 것도, 뒤늦게나마 중국인의 선견지명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노벨이 다이너마이트를 개발할 당시에는 액체로 된 '니트로글리세린'이라는 폭약이 사용되고 있었는데, 조그마한 충격에도 폭발한 정도로 불안정해 많은 사고가 잇따랐고, 실제로 그의 친동생이 이러한 사고로 숨졌다.
그러던 어느 날 노벨은 화약통에서 니트로 글리세린이 새어나와 모래에 스며들면서 이내 딱딱하게 굳어 버리는 현상을 발견했다.
노벨은 이제 착안, 연구 끝에 니트로글리세린에 규조토를 섞으면 쉽게 폭발하지도 않고 딱딱해져서 보관, 운송도 간편해지며, 대신 일단 불이 붙으면 폭발력이 더 커진다는 사실을 찾아냈던 것이다. 중국인의 흑색 화약에 이어 유럽인에 의해 백색 화약이 개발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화약기술은 1백년 이상 정체하다 1947년 프랑스 브레스트시와 미국의 텍사스 시에 쌓아 둔 비료 원료인 질산암모늄 [초안 (硝安)]이 폭발, 수백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비료가 비에 젖을 것을 우려, 왁스(니트로벤젠)칠을 한 종이로 포장을 해 두었는데, 강렬한 햇살에 왁스가 녹아 질산암모늄과 결합되었고, 이후 열에 의해 자연 발화,폭발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후 초안 폭약은 '3세대 화약'으로 발전, 오늘날 북미 폭약 소비량의 70%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또 다른 화약으로는 57년 미국 유타 대학의 쿡 박사가 "물과 불은 상극" 이라는 종래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면서 물을 포함한 '슬러리 폭약'을 발명해 내기도 했다.
화약에 대해 많은 이들은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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