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편함이 만능이 되어버린 요즘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금속 중의 하나가 바로 알루미늄이다.
알루미늄을 이용한 맥주캔에서부터 창틀용 재료, 그리고 음식물의 포장에 많이 이용되는 알루미늄 호일에 이르기까지 이용도가 참으로 넓다. 그러나 이 흔한 알루미늄이 조금만 옛날로 거슬러 올라가면 아주 구하기 어려운 귀금속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알루미늄은 지각을 이루는 원소 중에서 산소와 규소에 이어 3번째로 풍부한 원소로 총 지각 질량의 8.2%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금속으로서는 단연 첫 번째로 풍부한 물질이다.
그러나 지각에서 발견되는 알루미늄은 대개 보크사이트 (bauxite)라고 불리는 알루미늄 산화물과 철산화물 및 실리카 등이 혼합된 물질이다. 이 때문에 오래 전부터 자연계에서 원소상태로 얻을 수 있었던 구리, 철, 금, 납 등과는 달리 알루미늄은 비교적 최근에 우리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1754년 독일의 마르크그라프(Marggraf)는 백반(명반) 속에 금속산화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내었고, 1809년 영국의 데이비(Davy)가 이것을 처음으로 분리해내는데 성공하였다.
Aluminum은 라틴어의 백반을 뜻하는 Almen에서 유래된 것이다. 그 후 수은에 녹아있는 염화알루미늄을 환원하여 순수한 알루미늄을 얻는 방법이 발명되기도 하였으나, 그렇게 얻을 수 있는 양은 매우 적었다.
실제로 180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알루미늄은 가장 비싼 귀금속으로 분류되었고, 아주 특별한 계층의 사람만이 알루미늄을 소유할 수 있었다. 알루미늄의 광채는 프랑스의 나폴레옹 황제를 매료시켰으며, 그는 특별한 손님을 접대할 때만 알루미늄으로 만든 식기를 썼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1886년 미국의 홀(Charles Hall)과 에루(Paul Heroult)라는 두 청년은 각각 독자적으로 전기분해를 이용한 알루미늄의 대량생산 방법을 발견하게 되어 그 가치는 폭락하고 만다. 이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에루-홀법에 의해 생산되는 알루미늄의 양은 현재에도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약 1.5×107 톤에 이른다.
알루미늄은 열, 전기전도성이 크며 매우 가벼워 그 이용도가 매우 광범위하다. 특히 내부식성과 인체에 해가 없다는 점으로 인해 알루미늄은 식품공업 및 식기류의 제조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재료이다. 또 알루미늄이 갖는 경량성은 이것을 항공, 선박, 우주산업에 필수적인 재료가 되도록 하였다.
이와함께 0℃ 이하에서는 오히려 강도가 증가하는 알루미늄의 특성은 건축용 재료로도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알루미늄은 강도면에서 강철에는 훨씬 못미친다.
결국 합금기술로 강도를 보강한 듀랄루민(구리, 마그네슘, 알루미늄의 합금)과 같은 특수합금이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으나 이 경우 내부식성 등이 알루미늄에 비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최근 초음속 비행기의 개발에는 알루미늄 합금보다는 티타늄합금 (titanium alloy)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든 비행기의 경우 초음속으로 비행할 경우 동체표면의 온도가 수백 도로 상승하여 강도가 떨어지는 치명적인 결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알루미늄은 앞으로도 우리의 주변에서 오랫동안 사용될 것이다. 우리가 알루미늄캔을 재활용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는 것은, 이 금속의 희귀성 때문이 아니라 에너지 소모가 큰 전기분해와 같은 공정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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