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액의 주성분은 에틸렌글리콜(ethylene glycol)이라고 하는 알코올류의 유기화합물이다. 이 물질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에탄올보다는 산소원자를 한개 더 가지고 있어 조금 더 무거우며, 섭씨 197도에서 끓고 영하 13도에서 언다. 순수한 물은 끓는 점이 100도이고 어는 점이 0도인 것과 비교하면 어는 점과 끓는 점이 매우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물질은 전기적 구조면에서 물과 유사하여 물과 매우 잘 섞이게 되는데, 물과 섞인 혼합용액은 끓는 점이 물보다는 더 높아지고 어는 점은 물보다 더 낮아지게 된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이 물질이 자동차의 냉각수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물론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도 장점의 하나다.
하지만 부동액에 숨어 있는 과학이야기는 이 정도에서 그치지 않는다. 부동액은 엔진의 동파예방 목적 이외에도 높은 온도에서 작동하는 자동차의 각 기관을 냉각시켜주는 기능도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식과 고무제품의 손상, 그리고 액체가 기체와 접촉하여 발생하는 거품 등을 방지하기 위해 부동액에는 각종 첨가제가 배합되어 있다.
특히 자동차의 냉각기관에 많이 사용하는 구리ㆍ알루미늄ㆍ땜납 등의 금속은 매우 부식되기 쉽다. 따라서 냉각수에는 이러한 금속의 부식을 막기 위해 아질산용액과 같은 물질을 소량 첨가한다.
아질산은 매우 산화가 잘되는 특징을 갖고 있으므로 자신이 산화됨으로써 냉각계통을 이루는 금속의 산화(부식)가 진행되지 않도록 도와준다. 또 인산염과 같은 첨가제는 금속을 부식시키는 이온과 결합하여 이들을 제거하는 데 사용된다.
한편 냉각계통에 치명적인 손상을 줄 가능성이 있는 기포를 방지하기 위해 규소ㆍ유기알코올ㆍ미네랄오일ㆍ아세트산 칼슘 등과 같은 물질을 첨가하는데, 이들은 기포의 막에서 생기는 분자간의 결합을 방해하여 기포를 없애도록 해준다.
흔히 사람은 부동액의 교환을 매년 해야 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있다. 부동액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한 그 수명이 적어도 2∼3년은 되며, 수시로 점검하여 보충하면 된다고 한다. 한가지 유념해야 할 사항은 부동액의 주성분인 에틸렌글리콜의 유해성이다. 에틸렌글리콜은 단맛을 내는 특징이 있어 간혹 부도덕한 유해식품 제조업자가 감미료로 첨가하곤 한다.
오래전 이야기지만 2차대전 당시 일본에서는 감미료의 부족으로 인하여 에틸렌글리콜을 대용으로 사용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 결과 많은 사람이 심각한 중독증상으로 고통을 겪었고, `살인당'이라는 오명이 붙기도 하였다. 폐부동액은 적절한 처리와 수거가 필요한 유해물질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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