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인간의 생명연장과 보다 건강한 삶을 위한 수많은 의약품이 쏟아지고 있으나 아스피린(asprin)만큼 우리에게 친숙하고도 광범위한 약효를 보이는 의약품도 드물 것이다. 현재 아스피린은 전세계에서 매년 10만t 이상이 소비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20억원어치 이상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아스피린의 역사는 기원전으로 거슬러올라가 BC 5세기경 히포크라테스는 해열과 진통의 효과를 얻기 위해 버드나무 껍질을 달인 물을 사용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물론 당시에는 버드나무의 어떤 성분이 이러한 약효를 내는가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으며, 단지 경험에 의한 치료제로 사용되었을 뿐이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서 이러한 작용은 버드나무나 야생 조팝나무 추출물 속에 들어 있는 살리실산(salicylic acid)에 의한 작용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이 살리실산을 추출하여 직접 복용하기 시작하였다. 살리실산은 냄새가 매우 고약하고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고질적인 부작용 때문에 사용을 꺼리는 경우가 많았다.
1897년 독일의 바이엘사에 근무하는 화학자인 호프만(Felix Hofmann)은 만성 류머티즘으로 시달리는 자신의 아버지가 살리실산의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것을 보고, 살리실산의 화학적인 구조조작을 통하여 새로운 약품을 합성하는 데 성공하였다. 바로 이것이 최초의 아스피린 합성이었다.
아스피린이란 말은 살리실산을 얻는 데 사용되던 조팝나무의 학명인 스피라이아(spiraea)와 호프만이 화학적인 방법으로 붙인 분자구조인 아세트(acet)에서 유래되었다. 초기의 아스피린은 분말형태로 시판되었으며, 오늘날과 같은 알약의 형태로 시판된 것은 1915년부터였다.
아스피린의 약리작용이 밝혀진 것은 1970년대의 일이며, 아스피린은 효소작용을 방해하여 발열ㆍ통증ㆍ염증의 원인이 되는 프로스타를란딘이라는 화합물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이 알려지게 되었다. 이러한 약리작용 해석의 결과로 아스피린이 갖고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새로운 대체의약품이 개발되기 시작하였다.
아스피린이 갖고 있는 가장 고질적인 문제는 위장출혈의 발생위험이다. 이는 아스피린분자가 위벽을 통과할 때 세포를 손상시켜 국부적인 출혈을 유발하며, 특히 아스피린정제가 녹지 않고 위벽에 붙어 있을 경우 심하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래서 최근에 시판되는 아스피린은 매우 신속하게 분해되도록 만들어지고 있다.
아스피린의 문제점을 보완한 대표적인 약품으로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ㆍ이부프로펜(부루펜, 혹은 미국명 Advil) 등이며 이들 약품은 아스피린에서 부작용을 일으킨다고 생각되는 분자구조의 일부분을 다른 것으로 대체한 것이다. 이것은 호프만이 살리실산에서 부작용이 덜한 아스피린을 만든 것과 마찬가지 원리다.
최근에는 아스피린이 갖고 있는 새로운 효과가 밝혀지면서 아스피린의 소비량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심장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서구인 사이에서 복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반면에 아스피린 때문이라고 생각되는 심각한 부작용에 대한 연구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세상에 어떠한 의약품도 완전히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과학자로 하여금 지금도 더욱 안전한 의약품의 합성에 매달리게 하는 이유일 것이다.
|
발명이야기
Designed by DOWON.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