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경(鏡)자를 자세히 들여다 보면 금(金), 입(立), 견(見)자가 합해진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거울은 최초에 금속이었음을 알 수 있지요.
2천여 년 전 원삼국시대나 가야의 유물 가운데 청동 거울이 많이 보이는데 이것을 통해 쇠로 만든 거울의 역사는 아주 오래 되었으며 지금과 같은 유리 거울의 출현은 휠씬 다음에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13세기 후반에 베니스 사람들이 평판유리를 제조하였습니다. 사람들은 평판유리의 뒷면에 금속판을 대는 방법으로 비교적 이상적인 거울을 만들어냈습니다.
모든 물건은 그 희소성에 따라 값이 매겨지는 법. 그때 거울은 대단히 귀중하였답니다. 프랑스의 여왕 마리 메디취가 결혼할 때 베니스공화국에서는 그에게 예물로 거울을 증정하였습니다. 그 거울은 책 한 권 만한 크기였지만 값이 15만 프랑에 달했답니다.
후에 사람들은 수은으로 금속판을 대체하는 방법을 생각해냈습니다. 이렇게 만든 거울은 원가가 낮아서 백성 들도 모두 쓸 수 있었죠. 그러나 수은증기는 독성이 강해서 노동자들이 거울을 만들 때 늘 수은 중독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해마다 수은중독으로 죽은 노동자가 적지 않았답니다.
지금부터 백여년 전에야 사람들은 은으로 수은을 대체하여 거울을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그때부터 거울을 만드는 노동자들이 더이상 수은중독에 걸리지 않게 되었으며 죽음의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었습니다.
거울은 다음과 같은 방법에 따라 만들어 집니다.
먼저 기포가 없는 유리를 선택하여 평평하게 잘 갈고 (이렇게 해야 거울은 보는 사람의 형상이 굴절 되지 않겠죠?) 소다물로 깨끗이 씻습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도금이 되지 않습니다.)
그 다음 질산은으로 일정한 농도를 가진 용액을 조제하고 거기에 적당한 양의 암모니아수를 넣은 후 또 환원제(포름알 데히드 혹은 포도당)를 적당히 넣습니다. 조제한 용액을 유리 위에 부어 놓으면 질산은이 환원되면서 유리판 위에 은이 침착됩니다. 그러면 거울이 됩니다. 은이 검어지거나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거울 뒷면에 페인트 칠합니다.
질산은이 환원되는 반응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AgNO3 + 3NH3 + H2O → [Ag(NH3)2]OH + NH4NO3 + 2H2O
질산은 암모니아수 은암모니아착화합물 질산암모늄
질산은 암모니아수에 용해되어 착화합물로 되면서 물에 용해됩니다. 이어서 다음과 같은 반응이 일어납니다.
약간 가열
HCHO + 2[Ag(NH3)2]OH → HCOONH4 + 2Ag↓ + 3NH3 + H2O
포름알데히드 은암모니아착화합물 개미산암모늄
혹은
CH2OH(CHOH)4CHO + 2[Ag(NH3)2]OH → CH2OH(CHOH)4COOH + 2Ag↓ + H2O + 4NH3
포도당 은암모니아착화합물 글리콘산
이것은 화학반응 중에서 유명한 은거울 반응입니다.
거울에 이렇게 해서 은을 밀착시킬 뿐만 아니라 보온병 내부에도 이런 식으로 은을 코팅시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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