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처럼 생각하는 능력을 갖춘 컴퓨터가 컴퓨터 학계가 꿈꾸어온 오랜 소망이라면, 그 목표에 이르기까지의 가장 큰 걸림돌은 "인간의 인식"에 대한 여러 의문들이다. 인지 기능이란 어디서부터 오는 것일까? 과연 기계로 흉내낼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들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가운데, 로봇 연구소로 유명한 미국 MIT대 로드니 브룩스(Rodney Brooks) 교수가 인간의 의식 구조를 흉내낸 로봇 알고리즘을 개발해 화제가 되고 있다. 브룩스 교수가 최근 아리조나주에서 열린 의식 과학 학회에서 발표한 로봇 알고리즘은 궁극적으로 자기를 인식할 수 있고 자아를 가지는 로봇을 개발하는데 첫 단계에 해당하는 연구라고 볼 수 있다. MIT대에서 오랫동안 연구해온 키즈멧(Kismet)이라는 이름의 로봇에게 인간의 인식 구조를 불어넣어주는 것이 이 연구의 목표이다. 이것은 로봇을 통한 인간 연구라는 점에서 다른 로봇 연구가들이 주로 로봇의 실용적인 기능에 중점을 두거나 인간을 통한 로봇 연구를 강조하는 것과는 반대 방향의 연구인 셈이다. 브룩스 교수는 현재 이 연구의 출발점으로 주로 인간의 시각 능력을 분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자 한다면, 계란형의 물체에 인간의 피부와 유사한 톤이 포함되어는 것을 일단 얼굴 후보로 인식하고, 얼굴형의 기하학적 모델 분석을 통해 배경과 얼굴을 분리해내는 순서로 인식이 진행된다. 물리학 법칙들을 보유하고 눈 앞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소프트웨어가 여기에 덧붙여지면, 사람의 얼굴을 보고 반응을 보일 수 있는 인조 시각이 완성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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