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과 같은 인위적인 냉동기술은 1748년 영국 글래스고 대학의 윌리엄 컬런이 에틸에테르를 반(半)진공 상태에서 기화시켜 냉동에 성공하면서 시작되었다.
그의 개발은 열의 이동에 대한 세심한 관찰에서 비롯되었는데, 그는 냉각시키려면 열을 빼앗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땀이 마르면서 피부의 열을 빼앗듯이 액체가 기체로 바뀌는 과정에서 주변의 열을 빼앗는 성질을 찾아냈다.
가장 빨리 잘 마르는 물질을 찾던 중, 그는 알코올과 비슷한 에테르에 눈을 돌렸고, 이 에테르가 빠른 시간 내에 기체로 바뀌게 하기 위해 반진공 상태를 만듦으로써 물의 냉동에 성공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를 식품 보관용 등 실용화하는 데에는 눈을 돌리지 못했다.
최초의 냉장고 발명은 스코틀랜드인 제임스 해리슨에게 돌아갔다.
인쇄소의 직공에 불과했던 그는 컬런의 이러한 실험을 전혀 몰랐다.
에테르로 매일 활자에 낀 인쇄 잉크를 지우기 위해 시린 손을 호호 불어가며 작업을 해야 했던 그로서는 에테르가 열을 빼앗아 간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피부를 통해 체감하고 있었다.
그는 에테르를 이용한 실용적인 냉장고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일단 열을 빼앗아 날아간 에테르 기체를 다시 액체로 만들어야 영구적으로 쓸 수 있다는 점은 이미 알았으나 지식이 없었던 그로서는 그 이상은 알 도리가 없었다.
하지만 틈틈이 과학적 지식을 쌓던 중 그는 기체에 압력을 가하면 그 기체가 액체로 바뀐다는 사실을 익히게 되었고, 이에 따라 연구 끝에 공기를 압축시킬 수 있는 컴프레서(냉동용 공기 압축기)를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그가 만든 최초의 상업용 냉장고는 1862년 때마침 열린 국제박람회에 전시되면서 팔리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해리슨은 가난한 인쇄공에서 '냉장고의 아버지'로 재탄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1875년 독일인 린데는 에테르보다 더 냉동 효과가 우수한 암모니아를 이용한 실용적인 냉장고를 만들어 내기도 했는데, 일단 가스가 새어나오면 그 불쾌한 냄새 때문에 가정용으로는 사용되지 못하고 공업용으로만 사용되는 한계를 갖기도 했다.
이같이 냉동기술이 발전하자 각국의 과학자들은 가장 휘발성이 우수한 냉매를 찾기 위해 각종 실험을 하게 되었고, 결국 여러 단계의 발전을 거쳐 1920년 탄소ㆍ불소ㆍ수소를 결합한 프레온 가스를 이용한 냉장고가 개발되기에 이른다.
이 과정에서 스위스의 라올 픽뎃은 이산화황을 사용한 냉동기를 개발했는데, 황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가정용으로는 문제가 있었지만, 엄청난 냉동 효과가 있어 훗날 런던에서 세계 최초의 인조 스케이트장을 만드는 데 사용되기도 했다.
1918년에는 미국 캘비네이터 사에서 크기가 대폭 작아진 소형 컴프레서의 개발에 성공하면서 오늘날처럼 캐비닛 모양의 작은 가정용 냉장고를 개발하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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