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수함의 출발은 "물 속을 들여야 보고 싶다" 는 인간의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알렉산더 대왕은 유리창을 설치한 밀폐된 나무상자 속에 줄을 매달고 그 안에 들어가 강바닥을 보는 것을 즐겼으며, 17세기 영국의 드레벨은 기름 먹인 가죽으로 선체를 둘러싼 목조 잠수함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잠수함은 미국 독립전쟁 당시 독립군의 지휘관이었던 부시넬이 만든 잠수함이었다. 한 사람이 겨우 들어갈 만한 크기로 선체를 만들고 그 바깥을 철판으로 둘러씌운 이 잠수함은 안에 탄 사람이 오른손으로는 프로펠러를 돌리고 왼손으로는 키를 잡아 이동하는 방식이었다. 생긴 모습이 거북 같다는 점에서 '터틀호' 로 명명된 이 잠수함은 실제로 뉴욕 항에 정박 중인 영국 군함의 근처에까지 접근하기도 했다.
이러한 발상들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습작에서도 등장하듯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었지만, 실제로 이러한 기구를 만들고 실전에서 사용했다는 점에서 미국인의 '겁없는 성격' 을 실감하게 해 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연료기관을 갖추고 물 속에서 오르내림이 가능해진 본격적인 잠수함도 미국인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남북전쟁 당시 거대한 보일러 원통을 개조해서 만들어진 '헌리호' 가 그것이다.
이 잠수함은 하강할 때는 잠수함 내에 마련된 일정 공간에 물을 집어넣고, 떠오를 때는 압축공기로 물을 밀어내는 '밸러스트 방식' 을 최초로 적용했다. 물이 차면 잠수함의 비중이 높아져 물 속으로 가라앉고, 공기가 많아지면 비중이 낮아져 물 위로 떠오르는 방식을 이용했던 것이다.
하지만 이때만 해도 축전지 방식이 개발되지 않아 수중에서는 움직일 방법이 거의 없었고, 이 때문에 이 잠수함은 수면 위에서 휘발유를 태워적함을 향해 움직인 뒤, 적함 가까이에서는 엔진을 끄고 물 속으로 가라앉은 뒤 손으로 프로펠러를 돌려 움직이는 방식을 채택해야 했다.
이같은 기술적인 낙후성 때문인지 이 잠수함은 실험 도중 선체가 가라앉아 승무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무려 네 차례나 발생, 수십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잇따랐고, 이 때문에 '떠도는 관(棺)' 이라는 별명까지 붙기도 했다.
거듭된 시행착오 끝에 헌리호는 첫 전투에 무사히 출항하는 데 성공했고, 북군의 군함 근처까지 접근하여 폭탄을 터뜨려 적함을 침몰시키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그 순간 잠수함마저 함께 폭발하는 비운으로 마감되었다.
수중에서 축전지를 이용하는 방법은 1886년 영국인 칸벨의 노틸러스호가 처음으로 사용했는데, 이로써 각국이 본격적인 잠수함의 건조에 나서게 되었고, 1902년 미국인 레이크는 잠망경이 갖춰진 잠수함을 만들어 냈다.
디젤 기관이 사용된 것은 1912년 독일 U보트가 처음인데, 2년 후 제1차 세계대전에서 영국의 순양함 세 척을 1시간 만에 모두 격침시킴으로써 위력을 발휘했다.
제2차 세계대전 때는 잠수함이 실전에 본격 투입되어 군함은 물론 각국의 상전과 여객선까지 무참히 침몰시키는 잠수함 전쟁이 본격화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잠수함을 격침시키기 위한 장치들도 함께 개발되었다.
오늘날 잠수함의 모습은 대부분 길이와 폭이 7.5대 1 정도의 비율에다 앞은 뭉뚝하고 뒤쪽은 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는 시속 20노트를 돌파할 때 생기는 저항을 이기기 위한 것으로, 1952년 미국에서 처음 채택되었다. 당시 미국의 연구진은 각종 모델 실험을 하던 중 고래의 형태에서 이 모델을 착안해 개발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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