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쇠가 처음으로 이용된 것은 1741년 영국의 트즈 강에 설치된 윈츠교다. 서유기에 보면 삼장법사와 손오공이 인도지방에서 쇠줄로 만든 다리를 건너는 대목이 나오기는 하지만 확인할 길이 없고, 공식적으로는 이 다리가 최초다.
이 다리는 강 언덕 양쪽에 높다란 기둥을 세우고 기둥 사이를 쇠사슬로 연결한 다음 여기에 나무로 된 상판을 만들었던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러한 방식은 19세기 중반까지 널리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 당시만 해도 다리의 하중을 계산하는 방법이 발달하지 못했고, 특히 쇠가 쉽게 녹스는 문제가 발생, 이러한 방식의 다리는 1900년까지 무려 1백 회 이상의 붕괴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것이 1829년 영국 맨체스터에 건설된 44m 길이의 보로톤교 참사다. 이 다리는 건설된 지 불과 3년 만에 붕괴되는 사고를 맞았는데, 사고 원인은 어처구니없게도 1개 소대의 영국군 병사들이 다리 위에서 군가에 따라 발을 맞춰걸었기 때문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진동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던 사건이다.
줄로 연결된 초기의 현수교는 출렁거린다는 표현 그대로 한번 움직이면 당분간 계속해서 상하운동을 지속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당시 병사들이 발을 맞춰 걸었던 군가의 박자는 공교롭게도 상판이 상하로 움직이는 진도의 주기와 그대로 들어맞았고, 불과 수십명의 소대 병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내딛는 발걸음은 진동의 폭을 갈수록 크게 만들어 결국 다리의 상판은 극심한 요동 끝에 파괴되어 버렸던 것이다.당시 행진하던 병사들이 다리 밑으로 떨어져 사망했음은 물론이다.
진동에 의해 다리가 무너졌다는 사건은 실로 어처구니없어 보이지만 과학적으로 살펴볼 때 이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러한 진동 외에도 물살, 소리 등도 모두 일종의 진동으로 봐야 한다.
진동은 고유의 주파수를 가지고 있는데, 만약 똑같은 주파수를 가진 진동이 계속 겹쳐서 이루어진다면 진동의 폭은 엄청나게 커지게 된다.
예컨대 대야에 물을 담고 대야의 양쪽을 손으로 쳤다고 생각해보자. 대야의 가장자리 부분에서 생긴 둥그런 물살이 가운데 부분으로 몰려들면서 물방울이 조금 튀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때 어떤 물살과 그 물살의 뒤를 잇고 있는 또 다른 물살 사이의 시간간격(주파수)과 똑같이 대야를 손으로 친다면 물살의 높이는 매우 커지고, 따라서 가운데 부분에서 물살이 충돌하는 힘 또한 매우 커져 가운데 부분에서는 마치 분수처럼 물이 치솟게 된다.
실제로 고대 중극의 황제들은 환관들이 만들어 주는 이러한 대야의 분수에다 얼굴을 갖다 대어 세수를 했다는 기록까지 전해질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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