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는 이탈리아의 악기제조공 크리스토포리 (Cristofori) 가 1709년 당시 건반 악기로 판을 치고 있던 '하프시코드' 와 '클라비코드' 의 단점을 심혈을 기울여 개량한 악기였다.
소리의 강약 조절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탈리아어로 '약하고 강하게' 를 의미하는 '피아노 에 포르테' 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것이 오늘날 피아노의 어원이다. 물론 그는 앞서 언급한대로 피아노의 성공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고, 이를 되살린 이들이 바흐의 아들인 에마누엘 바흐와 모차르트, 베토벤등이다.
바흐는 1786년 최초로 피아노 공개연주회를 가져 그 성능을 과시했고, 모차르트와 베토벤은 피아노를 이용, 주옥 같은 소나타와 교향곡들을 작곡, 피아노의 영역을 넓혀 갔다.
"밤 밤 밤 바아-암" 으로 시작되는 베토벤의 운명교향곡은 바로 피아노가 클라비코드에 비해 얼마나 뛰어날 수 있는가를 그대로 표출한 부분이다. 만약 진동음도 없이 똑같은 세기로 '운명' 의 "밤 밤 밤 밤" 이 연주됐다면 영혼을 뒤흔드는 듯한 소리의 변화와 장중함을 느끼는 사람은 아마 단 한명도 없었을 것이다.이후 쇼팽, 슈만, 리스트, 루빈슈타인 등 천재적인 작곡ㆍ연주자들이 베토벤과 모차르트의 뒤를 이으면서 피아노는 눈부신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재미있는 사실은, 피아노가 개발될 당시에는 음악에 있어서 음정이라는 것이 오늘날처럼 고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악기와 연주자에 따라 음계가 각각 달랐기 때문이다. 물론 서양음계의 기본음계인 '도레미파솔라시도' , 즉 음계가 대체로 많이 쓰이는 편이었지만, 당시의 '도레미파솔라시도' 가 오늘날의 '도레미파솔라시도' 와 같은 음정은 아니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도레미파솔라시도' 라는 말은 16세기 무렵 지노(Gino)라는 음악가가 각 음계마다 이름을 붙일 필요성을 느껴 만들어 냈다. 당시 그는 '성 요한 찬가' 라는 노래에서 '미' 라는 음정에 해당되는 노랫말을 찾아보니 우연히 'mi' 라는 단어가 있었고 '파' 음정에는 'fa' 가 있었기에 이를 차례대로 모아 '도레미파솔라시도' 로 이름붙였던 것이다. '도'의 경우에는 'tu' 가 있어서 최초에는 '투레미파솔라시도' 로 사용했으나 '투' 가 파열음이어서 적당치 않다고 판단, '도' 로 바꿨던 것이다.
이같이 불안정했던 음계는 바흐가 한 옥타브를 정확히 12등분으로 나눈 '평균율곡집' 을 작곡하면서 음계에 대한 기본 원칙이 세워졌고, 이후 피아노의 보급 확대와 함께 완전히 오늘날의 음계로 통일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원칙에 따라 음을 나누는 방식이 완전히 통일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피아노를 만든 지역과 회사에 따라 음이 조금씩 다른 문제가 계속되었다. 일정한 기준이 없다 보니 A피아노의 '미' 음과 B피아노의 '미' 음이 조금씩 달랐던 것이다. 이 때문에 유럽의 음악가들은 1834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회의에서 똑같은 소리 굽쇠 여러 개를 만들어 이 굽쇠를 두드려 나오는 소리를 '라' 음으로 통일시키기도 했다.
그 당시에는 몰랐겠지만 훗날 이 굽쇠의 주파수는 초당 440사이클인 것으로 확인됐고, 이로써 오늘날에는 원래의 소리굽쇠가 없어도 '440사이클' 을 기준으로 악기를 제작하고 있다. 종종 음악회에 가 보면 연주가 시작되기 전 피아노나 오보에가 일정한 음을 몇 번씩 계속해서 내고, 그러면 나머지 악기들이 이 음에 맞춰 서로 음정을 맞추는 장면을 종종 보는데, 이때의 음정이 바로 기본은 '라' 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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