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문헌상으로 남아 있는 커피에 대한 가장 오래 된 기록은 7세기 경의 것이다.아프리카의 에디오피아에 있던 회교도 수도원은 한 양치기가 양들이 저녁만 되면 잠도 자지 않고 날뛰면서 우는 것을 보고 어느 날 이를 추적해 본 결과 양들이 저녁 무렵이면 인근 숲에서 콩처럼 생긴 열매를 따서 먹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양치기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은 수도사는 이를 신기하게 여겨 그 열매를 따서 씹어 먹어 보았는데 정신이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그는 특히 잠을 줄여 주는 이 열매가 밤새워 기도해야 하는 일이 많은 수도사들에게 매우 좋겠다고 판단했다.
커피를 최초로 발견한 수도사는 이후 이것을 먹기 편리하게 차처럼 물에다 끓여 마시는 방법을 만들어 냈고 이것이 수에즈 운하를 건너 아랍 지방 전역으로 퍼지게 되었는데 오랫동안 수도사들간의 비법으로만 전해졌다.
이 와중에서 16세기 경 아라비아의 한 수도사는 공주와 사랑에 빠졌다가 왕에게 발각되어 직위를 박탈당하고 아라비아의 남부 모카 지방으로 유배를 갔는데 여기서 그는 시름을 달래고자 커피를 대대적으로 길렀고 이를 인근 주민들에게 '카푸아' 라는 이름으로 소개했다. 바로 이 말이 오늘날 커피의 어원이 되기도 했으며 모카지방의 커피가 전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커피는 17세기 접어들면서 유럽으로 퍼지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각종 에피소드도 많이 낳았다. 이탈리아에서는 회교도들이 이를 마셨다 해서 처음에는 '악마의 음료' 라고 낙인 찍어 기피하기도 했는데 교황 클레멘스 3세가 우연히 이를 접해 보고는 매우 훌륭한 특히 성직자들에게 좋은 음료라고 추천하면서 유럽 내 전파가 가속화되기도 했다.
이후 아프리카, 중동 각지와 활발히 무역을 하고 있어 커피를 구하기 쉬었던 영국에서는 런던에 커피하우스가 무려 3천개나 생길정도로 남자들이 커피를 즐겨 마시게 되었는데 매일 남자들이 밤늦도록 커피하우스에 몰려다니며 집에는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런던의 여성들은 1674년 "커피가 남자의 정력을 떨어 뜨린다" 는 구실을 내세워 정식으로 커피 반대 청원을 내기도 했고 실제로 이것이 잠시 동안 받아들려지기도 했다.
그리고 이 당시는 유럽 각국이 세계 전역에 식민지를 개척하는 시기여서 커피를 재배할 만한 열대지방, 즉 인도, 인도네시아, 남아메리카 등의 식민지에 커피를 집중적으로 심어 수입하고는 했는데 오늘날 커피의 주산지가 콜롬비아, 브라질이 된 것은 여기서 연유한 것이다.
하지만 외국에 커피를 재배할 만한 식민지가 별로 없었던 스웨덴에서는 국민들의 불만이 높아졌고 이 때문에 당시 국왕이었던 구스타프 3세는 이를 무마하기 위해 "커피가 몸에 해롭다" 는 것을 입증하는 실험을 벌이기도 했다. 사형수 두 명에게 매일 커피 두잔씩을 마시게 하고 이를 의사로 하여금 관찰토록 한 것인데 1년이 지나도록 사형수들은 건강하기만 했고 오히려 이를 관찰하던 의사가 병으로, 실험을 명령했던 구스타프 3세가 암살 사건으로 각각 먼저 죽기도 했다.
나폴레옹 시대에도 프랑스는 대륙을 봉쇄했고 영국은 해양을 봉쇄하면서 프랑스 내에 커피 공급이 불가능해지자 나폴레옹은 "커피는 영국놈들이나 마시는 것이다. 앞으로 커피를 마시는 자는 처벌하겠다" 는 칙령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나폴레옹이 지방을 시찰하던 중 한 농부의 집에서 커피 굽는 냄새가 났고 그래서 주인을 체포하려는데 그순간 주인이 "황제폐하, 저는 폐하께서 엄명하신대로 적국 상품인 커피를 없애기 위해 불로 태우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라는 재치있는 답변을 함으로써 처벌을 면했다는 에피소드도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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